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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사회

한겨레가 뽑은 올해의 책-국내1(061228)

by 마리산인1324 2006. 12. 29.

 

<한겨레신문>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181031.html

2006-12-28 오후 08:41:00

 

 

한겨레가 뽑은 올해의 책(국내1)

 

 

» 천일야화 1~6권

 

양영순 장편 데뷔작…‘2006 만화대상’ 차지
천일야화 1~6권

<누들누드>와 <아색기가>의 만화가 양영순(35)씨의 장편만화 데뷔작이다. 10여년 동안 네쪽짜리 단편만화에 ‘섹스’와 ‘엽기’를 그려넣으며 ‘만화계의 외계인’으로 불렸던 작가는 이 작품으로 ‘진득한 이야기꾼’으로의 변신에 성공했다. 리차드 F. 버턴 판으로 널리 알려진 동양문학의 고전 <아라비안 나이트>에서는 1001일 동안 군신의 딸이 폭군왕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기본 설정만 따왔고 나머지는 작가의 상상력에서 퍼올린 이야기들로 채웠다. 매혹적인 스토리가 굵고 부드러운 연필 스케치, 어두운 색조로 채운 그림에 녹아들어 만화독서의 진수를 맛보게 한다. 문화관광부와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선정하는 2006 대한민국 만화 대상 수상작이다.

 

김일주 기자 pearl@hani.co.kr

 

 

 

 

 

 

 

부자되기 열풍 허점 찌른 알짜 경제경영서

»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올해 출판시장에서도 경제경영서는 강세였다. 박경철씨가 쓴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도 경제경영서에 속하는 책이다. 그러나 통상의 경제경영서가 부자 되는 확실한 방법을 가르쳐주겠다고 호언장담하는 것과는 달리 이 책은 그런 거품이 없다. 그는 “재테크는 부자가 되는 수단이라기보다는 부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게임이다”라고 말한다. 무턱대고 덤비지 말라는 뜻이다. 지은이는 현직 외과의사지만, 증권시장의 탁월한 분석가로 이름값을 높인 사람이다. 지은이는 부자란 스스로 여유롭다고 느낄 만큼 부를 얻은 사람으로 정의한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이건희씨나 정몽구씨는 부자가 아니지만 면벽수도하는 스님은 부자일 수 있다.” 부자 되기 열풍의 허점을 짚어가면서 투자원리를 가르쳐주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리더스북 펴냄.

 

고명섭 기자 michael@hani.co.kr


소설의 위기 아랑곳없는 엉뚱한 착상 ‘통통’

» 핑퐁
핑퐁

<핑퐁>은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과 <카스테라>의 작가 박민규(38)씨의 새 장편소설이다. 앞선 작품들에서 특유의 발랄한 상상력과 독자적인 문체미를 과시했던 작가는 새 작품에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왕따’ 중학생들이 인류의 운명이 걸린 탁구 시합에 나간다는 발상은 기발하다 못해 터무니없어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그처럼 엉뚱한 착상 속에 폭력과 차별로 점철된 인류 역사에 대한 치열한 반성을 담은 데에서는 작가의 만만찮은 문제의식이 엿보인다. 소설의 사소화·쇄말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이즈음에 작가는 매우 독창적인 방식으로 소설의 위기를 돌파하고자 한다. 창비 펴냄.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잃어버린 신화의 조각을 찾아 원형 재구성

» 우리신화의 수수께끼

 

우리신화의 수수께끼

신화는 물론 전설과 민담에서 화석으로 남은 신화의 조각을 모아 잃어버린 신화의 원형을 재구했다. 지은이는 단군신화의 웅녀가 사실은 자궁을 빌려준 대리모에 지나지 않는다는 발칙한 주장을 한다. 고조선에 편입되어 정체성을 잃었거나 고조선 해체 뒤 잔류집단이 북방으로 간, 혹은 남하한 족속의 시조모라는 것.

나무꾼과 선녀 이야기, 달래고개(또는 달래강) 전설에서 선사시대 북망민족과 창조신화의 흔적을 찾아내고 석탈해한테 집을 뺏긴 인물인 호공한테서는 남방계 선주민의 자취를 읽는다. 특히 무가에서 모계사회와 수렵사회의 아릿한 자취를 찾아내는 솜씨는 무척 정교하다. 한겨레출판 펴냄.

 

임종업 기자 blitz@hani.co.kr

 

 

 

 

 

 

 

 

지식경영시대 옛사람 ‘다산’ 비결 들여다봐

» 다산선생 지식경영법

 

다산선생 지식경영법

다산이 18년 유배기에 지은 책은 경집 232권·문집 260여권. 베끼는 데도 수십 년이 걸리는 양이다. <다산선생 지식경영법>은 한양대 정민 교수(국문과)가 캐낸 다산의 다산(多産) 비밀이다.

다산은 정리맨이자 총감독이었다. 모으고 분류한 자료는 열흘에 한번씩 필요한 것 외에는 버리고 태웠다. 그는 고치고 또 고쳤다. 수정, 첨삭을 거듭해 지저분해지면 정서한 뒤 비슷한 과정을 거쳐 최종본을 만들었다. 그는 또 제자들을 풀가동됐다. 카드작업, 베끼기, 교정, 제본 등 역량에 따라 부렸다. 자신은 총감독으로서 구체적이고 상세한 지침을 내렸다. 글쓴이 역시 다산인 만큼 다산의 지식경영법을 정확하게 정리할 수 있었다. 김영사 펴냄.

 

임종업 기자 blitz@hani.co.kr

 

 

 

 

 

 

 

 

 


» 한겨레가 뽑은 올해의 책 20권
한겨레가 뽑은 올해의 책 20권

 

한해가 저문다. 지난 1년 동안 출간된 책들 가운데 양서 20권을 뽑아 보았다. 정신을 맑게 해준 책,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 책, 불확실한 삶에 희망과 용기를 준 책, 돈이 안 돼도 반드시 나와야 할 책 들을 국내서 10권, 번역서 10권으로 나누어 골랐다. 많이 팔린 책이 꼭 좋은 책은 아니다. 개성과 밀도와 열정이 담긴 책이면 분야를 가리지 않고 찾았다. 책 선정에는 <한겨레> 18도 팀의 한승동, 임종업, 최재봉, 고명섭 기자와 도서평론가 이권우씨, 출판칼럼니스트 최성일씨,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소장,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가 참여했다. 출판사와 장르를 안배하다보니, 틀림없는 양서지만 어쩔 수 없이 빠진 책도 있다. 2007년을 빛낸 책들에 관한 흐릿한 지도를 만들어본 셈인데, 독자들의 마음 속 책 지도와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기사등록 : 2006-12-28 오후 08:41:00 기사수정 : 2006-12-29 오전 12:08:06

 

한겨레 (http://www.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