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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사회

등교거부 뒷얘기…충북선 두번째 ‘사태’(뉴시스 081009)

by 마리산인1324 2008. 10. 9.

 

<뉴시스> 2008-10-09 15:09:46

http://www.newsis.com/article/view.htm?cID=&ar_id=NISX20081009_0000279385

 

 

등교거부 뒷얘기…충북선 두번째 ‘사태’
【청주=뉴시스】

여교사를 성희롱한 혐의가 교육청과 법원으로부터 인정된 교장의 부임에 반발하던 충북 괴산 장연중학교 학부모들이 9일 자녀들과 등교거부를 결행했다.

하루 전 중간고사를 치른 이 학교 학생 19명 전원은 등교하지 않고 인솔교사를 자처한 학부모 2명의 지도를 받으며 공동체험학습을 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도교육청이 교장을 교체하지 않을 경우 17일로 예정된 국정감사까지 등교거부를 계속할 태세다.

◇충북교육 사상 두번째 등교거부

도내 460여 개 초.중.고교 가운데 학생들이 집단으로 등교거부를 시도한 사례는 장연중에 앞서 2002년 12월 제천의 한 초등학교에서도 있었다.

당시 이 학교 교장은 초등학생을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나 교육계를 발칵 뒤집어놨고, 결국 파면되고 말았다. 장연중학교는 이 일이 벌어진 이후 3년만에 이뤄진, 충북교육 사상 두번째 등교거부로 기록된다.
 

 



◇‘좌파정권’ 발언이 화키웠다?

사태가 이 지경까지 커진데는 교장의 부적절한 발언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장연중 학부모들은 이 교장과 처음 대면한 지난달 20일 교장이 “교육자로서 한 점 부끄럼도 없다. 좌파 10년(김대중.노무현 정권을 의미)이 순박한 농촌사람들을 이렇게 만들었다”고 말했고, 이에 아연실색하고 말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교장은 “대화도중 신문 컬럼에 이런 글이 있더라는 말을 했는데 이 것이 와전됐다”고 해명했다.

◇“왜 하필 장연면에…”

도교육청은 지난달 1일자로 이 교장을 장연중학교에 배치하기 전까지 상당한 고심을 했다는 후문이다. 충주의 한 중학교에 재직할 당시 성희롱 파문을 일으킨 뒤 정직 1개월의 중징계를 받고 학생과 직접적인 접촉을 하지 않는 직속기관의 부서장으로 자릴 옮겼던 이 교장은 8.15 대통령 특별사면을 받자 곧바로 전보내신을 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당시 그가 희망지역을 충주로 했지만, 악화된 지역정서 등을 고려해 지근거리인 괴산으로 정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런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장연면으로 이 교장을 발령한 것은 큰 착오였다. 장연면은 생활권이 충주인데다 괴산군의 골프장조성사업 강행, 한국방송연기자협회의 스타랜드 추진사업 잠정중단 등이 겹쳐 민심이 극도로 나빠져 있는 상태다. 피해의식을 갖고 있는 주민들에게 이 교장의 부임은 끓는 물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고 말았다.

◇국감서 논란 불보듯

학부모들은 1차 등교거부 기간을 충북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가 치러지는 17일까지로 잡았다.

학부모 중 일부는 국감장을 항의방문하는 구상까지 하고 있다.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는 절호의 기회로 삼아 일거에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징계론 vs 신중론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도교육청 관계자들은 수습방안을 찾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이 교장이 특사를 받아 인사상 불이익을 주지 못하는데다 전보제한(1년)마저 걸려 후속조치도 쉽지 않다. 여기에 몇차례 시도했던 학부모 설득 노력도 허사가 돼버렸다.

교육청 관계자는 이렇게 토로했다. “인사권자에게 온통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어린 학생들이 학교를 거부하는 상황이 빚어졌지만 해결책을 찾을 길이 없다.”

이런 가운데 도교육청 내부에선 “등교거부사태를 빚은 책임을 물어 이 교장을 징계해야 한다”는 강경론과 “사면을 받은 시점 이후 진행된 사안을 근거로 징계할 명분이 없기 때문에 징계가 불가능하다”는 신중론이 동시에 대두되고 있다.

연종영기자 jy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