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소리> 2009-08-12 17:09:11
http://www.vop.co.kr/A00000263422.html
"가슴떨리고 경악스럽다", "도대체 왜 기무사가..."
[사찰 동영상] 자신도 모르게 사찰 대상이 된 최석희 민주노동당 실장
<민중의소리>가 입수한 기무사 사찰 동영상에는 평택 쌍용자동차 정문앞에서 열린 시위가 담겨있다. 기무사 요원의 카메라는 집요하게 한 사람을 따라붙고 있는데, 그가 바로 최석희(46) 민주노동당 실장이다. 최 실장은 현재 민주노동당 중앙당에서 일하면서 금천구 지역위원회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지역에서는 남부노동상담센터 운영위원과 지역 봉사활동 단체인 '희망나눔센터'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최석희 실장은 기무사 사찰과 관련한 기자의 전화에 "가슴이 떨린다"는 말로 대답을 시작했다. 최 실장은 7월 중순 경 미행 낌새를 느끼긴 했는데 설마했다고 한다.
"7월 중순경인가 한 번 미행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지역에서 반찬나누기 봉사활동을 시작해서, 롯데마트에 들러서 도시락을 구매하려고 들어가는데 본네트 선이 굵은 특이한 차량이 제 뒤에 있는 것을 확인했었다. 마트에서 볼 일을 보고 나왔는데도 그 차가 있더라. 신호가 수 차례 바뀌었는데도 골목까지 쫓아오는 것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뭔가 미심쩍긴 했지만 우연의 일치일거라 생각하고 지인들과 웃고 넘겼다."
기무사 요원이 촬영한 최석희 민주노동당 실장
김동현 기자
당시엔 웃고 넘겼지만 이정희 의원이 폭로한 기무사 사찰 내용에 따르면, 최 실장은 기무사의 사찰대상이었다. 기무사는 그가 활동하는 금천구에서 지속적으로 그를 사찰했고, 쌍용자동차 강제진압 규탄 평택 집회에 참석한 그를 따라 평택까지 가는 등 사찰을 멈추지 않았다.
최 실장은 "미행을 당할만한 일을 한게 전혀 없는데 더구나 기무사가 왜 자신을 왜 미행하고 다녔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도 제 느낌은 (기무사가) 권역별로, 관악 금천 시민사회단체 동향을 파악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면서 "결과적으로 보면 이명박 정부 들어서 공안라인 강화되는 것 같고, 기무사령관도 이명박 대통령과 독대해서 보고한다고 하는데, 공안 라인이 광범위한 사찰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하는 우려가 든다"고 말했다.
이정희 의원의 지적처럼 40대의 민주노동당 활동가가 '군'과 연루될 일이란 상상하기 어렵다. 최 실장은 마지막으로 "국방부나 기무사에서 이번 일을 얼버무리려 해서는 안 된다. 그동안 어떻게 사찰을 했는지 명백히 밝히고 분명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사찰대상자, "이런 일 겪고 나니 민주주의 후퇴 실감한다"
기무사의 또 다른 사찰대상이었던 민주노동당 지역위원회의 한 당직자는 인터뷰를 거절했다. 익명을 전제하고서야 그의 심경 몇 마디를 들을 수 있었다.
서울의 한 지역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40대 초반의 이 당직자는 불법 사찰의 낌새를 전혀 못 느꼈다고 한다.
며칠 전 민주노동당으로부터 기무사가 자신을 지속적으로 사찰해왔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그는 "기분이 몹시 불쾌했다"면서 "이명박 정권 들어서고 나서 민주주의 후퇴를 얘기하는데 이런 일을 겪고 나니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낀다"라고 말했다.
기무사가 사찰하면서 찍은 영상을 캡쳐한 사진ⓒ 민중의소리
이 당직자는 "사찰당할만한 일을 한 것이 없다"면서 "집회 참석하거나 노조활동 등으로 구속되는 일이 많이 일어나는데 뭔가 건수를 만들어보려고 이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지역에서 민주노동당의 활동인 학자금 이자지원 조례 서명운동, 장기투쟁 사업장 노동자 지지활동 등을 해온 이 당직자는 "아무리 생각해도 기무사가 헛다리를 짚은건데, 오히려 잘 터졌다"면서 불법사찰 실태를 확실히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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