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사회통합위원회? 뉴라이트 일자리나 주시려고?

 

<Eau Rouge>에서 퍼왔습니다   2009/08/15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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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통합위원회? 뉴라이트 일자리나 주시려고?

 

 

이명박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를 발표했습니다. 뷔페처럼 이것저것 많이 차려는 놨는데, <불만제로>에 위생 불량 출장 뷔페로 고발되기 딱 좋을 정도로 맛도 없고, 이미 유통기한 지나서 상한 것들도 있고, 그렇습니다. 특히나 겉만 번지르르하고 속은 텅빈 공갈빵같은 구호들만 난무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사회 분열의 주범으로 보수 인사들에게도 찍혀 있는 각하께서 마치 사회 통합을 위해서 무지하게 노력한 것처럼 주장하는 걸 보면 좀 어이 없을 따름입니다. 이 대통령은 "저는 그간 원로들과 종교지도자를 비롯한 각계각층의 국민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경청해 왔습니다"라고 얘기했습니다만, 그렇게 만났다는 사람들의 면면이 어떤 사람들인지는 굳이 말씀드리지 않아도 알 것입니다. 지금까지 '경청'한다고 만난 사람들은 거의 일방적으로 뉴라이트 계열의 보수 인사들 뿐이었습니다. 당연히 경청이 잘 될 수밖에 없습니다. 맞장구나 쳐주는 사람들만 만나니까요. 이른바 서민 행보 역시도 일방적으로 '나 서민하고 가깝다니까'란 이미지를 심어줄 뿐이지 서민들의 불만을 제대로 귀담아 듣는 모습은 없었습니다. 자기 얘기만 실컷 하고 갔을 뿐, 결국 바쁜 사람들 붙잡아놓고 민폐만 끼친 게 다입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사회통합위원회'를 만들자고 합니다. 경축사를 보면 "저는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고 따뜻한 자유주의, 성숙한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으로 '사회통합위원회'를 구성할 것입니다"라고 하는데, 기대 안 합니다. 사회통합을 '반대파를 쫓아내고 모조리 내 편으로 채우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이명박의 마인드로 볼 때, 과연 그의 생각대로 디비디바비디부로 만들어질 사회통합위원회가 어떤 면면으로 채워지는지 굳이 말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런 위원회를 굳이 따로 만들 필요도 없습니다. 원래 대통령 자문기구로는 '국가원로 자문회의'란 게 있습니다. 그런데 난데없이 청와대에서는 '위대한 국민을 위한 원로회의'를 따로 만들겠다고 나섰습니다. 물론 대놓고 얘기는 안 하지만 속 뜻은 이런 거죠. '국가원로 자문회의'는 그 구성을 전직 대통령이 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서 지금 '국가원로 자문회의'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명한 인사들로 구성이 되는데, 그게 마음에 안 드니까 자신의 뜻대로 구성된 원로회의를 따로 만들겠다는 거였죠. 정말 사회 통합이 필요하다면 '국가원로 자문회의'로도 충분합니다. 사회통합을 위해서 지금 필요한 것은 자신을 비판하는 목소리, 자신을 반대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 안에서 받아들일 걸 받아들이는 자세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미 있는 '국가원로 자문회의'도 외면하고 또다른 원로회의를 만들려는 이런 마인드로 볼 때, 사회통합위원회가 어떻게 구성될 지야 안 봐도 비디오입니다.

이런 저런 구실을 붙여서 자신의 뜻과 맞지 않는 인사들을 온갖 정부 관련 단체나 기구로부터 몰아내고 MBC 방문진이나 KBS 이사회까지 노골적으로 뉴라이트 인사들로 꽉꽉 채우는 지금과 같은 편향된 마인드로 사회통합위원회를 꾸며 봤자, 결국 뉴라이트 일자리 창출 도구로 전락할 뿐입니다. 이런 사회통합위원회에서 나올 목소리란 결국은 "좌파 척결" 같은 구호 말고 뭐 있겠습니까. 굳이 좌파 척결이 필요하다면 뭐하러 따로 위원회를 만들어서 세금을 낭비할까요? 그런 일은 지금도 이런 저런 뉴라이트 단체들이 알아서 하고 있습니다.

위원회가 없어서 사회통합을 못하는 게 아니라는 거, 굳이 얘기 안 해도 알 것입니다. 진정한 사회통합은 너와 나의 차이를 인정하고 상대방을 억압하거나 몰아내는 것이 아닌, 상대방과 공존하는 데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지금처럼 '권력은 나에게 있으니 너는 무조건 내 말을 들어야 한다. 싫으면 쫓아내겠다'는 식이라면 사회통합위원회 아니라 위원회 증조할아버지를 만들어봤자 국민 세금으로 뉴라이트 인사들 통장만 배불릴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