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사회
최장집교수 초청 특강 (뷰스앤뉴스090901)
by 마리산인1324
2009. 9. 4.
<뷰스앤뉴스> 2009-09-01 16:02:56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54186
최장집 "신보수화의 레일 놓은 건 DJ와 盧" |
"더이상 경제관료에 의존 말라", "하토야마 벤치마킹하라" |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1일 야당들에 김대중-노무현 시대에 대한 반성적 성찰을 통해 서민-중산층에게 지지받을 수 있는 대안정당으로 전환을 촉구, 논쟁을 예고했다.
최장집 "보수화의 레일 깔은 것은 DJ와 盧"
최 명예교수는 이날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진보개혁입법연대(대표 조승수 의원) 초청 강연에서 행한 특강을 통해 "현재 민주당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계승하는 방안 만들기에 급급하다"며 "앞 지도자를 승계하는 데 경쟁하고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향후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민주정치는 책임정치가 핵심이기 때문에 (지난 10년간의) 민주정부가 뭘 잘했고, 뭘 잘못했는지 객관적으로 되돌아봐야 한다"며, 구체적으로 민주정부의 부동산, 노동 정책 등을 "신자유주의적 정책레짐(틀)"으로 규정한 뒤 "이른바 민주파 정부 10년 동안에도 관료들에 의해 사회경제적 보수화의 레일이 깔렸는데 보수를 자임하는 이명박 정부가 그 레일에서 더 보수적으로 가는 것은 분명한 것 아니냐"라고 되물었다.
그는 "이명박-한나라당 정부는 지난 10년간 진보개혁세력의 민주정부가 실패한 결과로 등장했다"며 "지금 이명박 정부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긴 하지만 앞 시기에 진보개혁정부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정부운영의 미숙, 무능력이 보수정부의 등장을 불렀다"고 꼬집었다.
그는 "촛불시위, 두 전직 대통령 사망 등 큰 정치적 사건들이 생긴 과정에서 지난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에서 참패한 이유를 성찰하지 못하고 이명박 정부 비판만이 강해지는 경향이 일어났다"며 "보수적 정책에 대한 대안없이 이명박 정부를 공격하는 것만을 진보로 인식하는데, 이명박 정부와 진보개혁세력은 크게 다를 것 같지 않다"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그는 "진보의 대안이 존재하지 않으면 반드시 보수화 경향이 나타난다"며 "(그런 점에서 현재의) 보수우위 양당체제는 진보개혁세력에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MB정부, 파시즘 아니다"
최 명예교수는 MB정부 성격과 관련해서도 "이명박 정부를 권위주의정부나 파쇼정부로 보지 않는다"며 "지금 체제가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거 등 기본적인 민주주의 제도가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민주주의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명박 대통령을 반통일수구세력이라고 하는데 실제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예컨대 남북관계에서 반평화세력이라 함은 전쟁을 원한다는 것인데, 이명박 정부는 그럴 용기도, 의지도 없다. 오바마 등장 등 국제정치 환경 속에서 햇볕정책의 레일 위로 가지 않을 수 없다"고 전망했다.
그는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한나라당만 해도 많이 변했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 때와는 다른 정당이 됐다"며 "한나라당의 지지층이 누구냐는 경험적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한나라당이 보수세력을 다 대표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신 "오히려 조중동이 한나라당 이상의 정당으로 기능하고 있다. (조중동이) 원외 정당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은 조중동보다 약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명박 대통령이 서민 행보 한 걸 두고 '말과 행동이 다르다'라고 얘기하는데, 이런 일이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는 게 아니다"라며 "이명박 대통령이 보수로 고착될 것이라는 것은 선입관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더 나아가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강하지만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두 전직 대통령이 사망한 이후 (이 대통령의) 지지세가 회복되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를 악으로 규정하면 기대수준을 너무 낮춰 조금만 뭘 잘하더라도 평가를 크게 높여버릴 수가 있다"라며 과도한 적대적 개념 정의가 역풍을 불러올 수도 있음을 경고했다.
"더이상 경제관료들에게 의존하지 말아야"
최 명예교수는 서민-중산층 정당을 표방하는 대안 정당의 나아갈 길로 민주정권 실패의 단초를 제공한 경제관료에의 의존 탈피, 노동 있는 민주주의 등을 제시했다.
그는 "보수우위 양당체제가 굳어지고 투표의 보수 경향화 현상도 나타난다"면서도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보수화됐다고 볼 순 없다. 진보, 중도, 보수의 비율이 다른 나라들하고 비슷할 것이다. 오히려 민주주의 확대를 경험한 우리 국민들은 더 진보적인 면이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민주당에 대해 "제1야당인 민주당이 좀 더 좌로 이동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차이를 갖는 대안정당들이 만들어지지 않는 한 보수정당체제에 실망한 시민들이 야당 지지로 되돌아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진보진영의 대안으로 "노동을 중심으로 한 생활세계의 문제가 정치의 중심이슈가 안되는 것이 한국정치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라며 "시민권의 개념 속에 노동의 문제가 들어와야 정치변화나 정당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노동 있는 민주주의, 경제관료 중심 정책운영의 탈피, 재벌중심 성장정책의 변화 등을 담지 않는다면 정책개발이라는 것은 권위주의적 온정주의를 지속하는 것 이상이 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집권에 성공한 일본 민주당의 하토야마 대표가 지난 27일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에 기고한 글을 보면 첫 문장이 근본적 시장중심주의에 대한 공격으로 시작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양극화 등 신자유주의 폐해 비판과 대안 제시에 초점을 맞춘 하토야마 전략을 벤치마킹하라는 주문인 셈.
"민주대연합은 억압적 담론"
한편 최 명예교수는 민주당이 제시한 민주대연합론을 "억압적 담론"이라고 비판한 뒤, "현 보수정부에 반대하는 세력은 대동단결해야 한다는 논리인데 이러한 대동단결론은 이해관계를 억압하기 쉽기 때문에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 "차이를 대표하는 정치조직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한 뒤, "여러 당으로 구성된 야당블록을 형성해 여기서 진보개혁세력의 역할이 커지는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며 광의의 대연합을 주문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자민당식 장기집권 가능성에 대해선 "그렇게 되진 않을 것"이라며 "보수진영이 장기적 헤게모니를 쥐고 나갈 능력이 있는 것 같지도 않고 한국 국민들의 성향이 그런 상황을 용납하지도 않는다. 투표를 통한 반복적 정권교체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