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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 이야기/괴산 관광

[스크랩] 2박3일. 두번째

by 마리산인1324 2009. 9. 19.
 

 


누군가가 어떤 사람의 생에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클까요. 어젯밤 그런 생각을 나게끔 한 영화를 한 편 봤는데 제목이 쉽게 떠오르질 않는군요(서서히 치매가 시작 되는 나이에 드는 가 봅니다. 후훗, 이제 생각이 났습니다. 게이샤의 추억!).


충북 괴산에 청산이란 호를 가진 이가 삽니다. 바로 이 친구죠. 시커먼 구렛나루에 형형한 안광. 한때 일본열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옴 진리교 교주처럼 한 차례 세상을 뒤흔들어 놓을 것처럼 생긴 이 친구.

 

 


정순오. 젊은 시절 한옥의 아름다움에 미쳐서 방방곡곡 한옥이 있는 곳이라면 안다녀본 곳이 없는 친구지요.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인가요? 지방 어디선가 방치되어있던 한옥을 해체하여 포천 고모리 죽엽산 한 자락을 빌어 그대로 복원했지요. 그리곤 민들레울이라는 전통 찻집을 열고 문화 사랑방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다도와 서예, 한옥연구와 강의, 서도민요 연구 등등... 하지만 남의 땅이라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결국 쫓겨나고 말았죠. 하여 내려간 곳이 괴산.


진주에서의 만남과 헤어짐을 뒤로 하고 종만 형과 나. 고속버스를 두 번이나 갈아타고 괴산에 도착했습니다. 청산을 만나기 위하여. 그런데 어라? 청산 곁에 낯선 이가 하나 있었습니다(내게 낯설다는 말이지요). 그런데 알고 보니 이이 종만 형과는 숙명으로 이어졌다고 표현할 수밖에 할 수 없는 인연이었습니다.     


괴산군 학교급식 주민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인 김기선 선생님. 이 분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으로 잠시 미루고.

 

 


반가운 얼굴을 만났으니... 한반도의 정기를 타고 난 백의민족의 특성상 또다시 음주가무가 빠질 수 없는 노릇이죠. 해서 1차 2차 3차로 고! 고! 고!

 

 


늦은 시각. 청산이 손수 지은 그의 한옥에 도착했습니다. 다기에 작설차를 넣고 물이 끓기를 기다리는 동안 그의 거처를 둘러보았습니다.

 

 

 

그러다가 작설차를 안주삼아 다시 소주 몇 잔 더 위장 속에 들이붓고는 장작불로 쩔쩔 끓는 아랫목으로 자동적으로 꼬꾸라지고 말았습니다그려.


이튿날 아침. 일찍 일어나 청산이 손수 지은 그의 집을 둘러보았습니다.

 

 

 

 

이매방의 쑥대머리 한 자락이 작은 공간에 춤사위처럼 퍼져나가는 가운데...... 청산이 손수 제작한 달력과 글씨들을 챙겨 우리네 배낭 속에 넣어줍니다. 이제 이별의 시간이 다가온 것이지요.

 

 

 

 

그렇게 종만형과의 2박 3일이 막을 내렸습니다.

그로부터 며칠 후. 청산의 달력 글씨가운데 한 부분을 깊은울 님이 서각으로 만들었습니다. 감상해 보시길.

 

 

 


 

 





출처 : 심종록의 작은 공간
글쓴이 : 처음처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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