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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생태환경

지율스님이 들려주는 낙동강 1박2일 - 첫째날 (불교환경연대091202)

by 마리산인1324 2009. 12. 28.

<불교환경연대> 2009.12.02 15:51

http://blog.daum.net/budaeco/16498356

 

 

지율스님이 들려주는 낙동강 1박2일 - 첫째날

 

 

 
지율스님이 들려주는 낙동강 이야기(첫째날;상주보~구담습지)
 

서울에서 7시에 영주로 출발하는 버스를 타기위해 이른아침부터 준비하고 집을 나섰다. 6시 30분쯤 동서울터미널에 도착했는데, 사람들이 북적댄다. 버스안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 선잠을 깼다. 젊은 아가씨가 의자를 뒤로 젓혀서 잠을 자려고 하다가 뒤에있던 나이지긋한 아저씨가 의자좀 약간 올리라고 하는 소리에 소란스러웠던 것이다. 젊은 아가씨는 원래 의자가 누워가는 의자라서 그렇다고 우기는 것이었고, 아저씨는 불편하니 조금 올리라고 하는 것이었다. 자신의 아버지뻘되는 사람에게 해 대는게 버릇이 없어 보인다.

 

요즘 경제만 살리면 된다고 대통령부터 팔을 걷어부치고 온 나라가 난리를 친다. 오직 경제만 살리면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경제만 살리면 되는 것일까? 도덕, 법률, 관습, 예의, 교육, 인정 등 경제 이외의 것들은 죽어도 좋다는 것인가? 철없는 아가씨와 나이 지긋한 아저씨의 다툼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이다.

 

2시간 30분정도 차를 타고 도착한곳 영주... 조금있으니 지율스님께서 모습을 보이셨다. 부산, 양산,영주,상주 분들이 아직 도착하지 않아서 조금 기다렸다. 모두 20명 남짓이나 모였다. 함께 3대의 승용차에 나눠타고 상주보예정지로 향했다.

 
<상주보가 들어설 예정지;아직까진 모래사장도 남아있고 물도 깨끗하다>
 
<강창교위엔 공사차량이 끊임없이 드나들고 있었다>
 

저멀리 하천부지이니 경작하지 말라는 현수막이 붙어있다. "지금 여러분이 보고 계시는 이곳은 상주보 예정지로 저기 표시된 깃발까지는 없어지는 구간입니다."라고 설명하고 계시는 지율스님의 마음은 안타깝다. 이곳은 낙동강의 아름다운 모래이외에도 논과 밭이 대부분이었다. 이미 이지역은 국가가 매입을 다했고, 보상도 이미 끝난상태라고 한다. 생태하천 종점이라는 깃발이 뭘 의미하는 것인지 의심스럽기만 하다.

 

 요즘 논에 보면 볏짚을 하얗게 말아놓았다. 철새가 많이 오던 우리나라에 점점 철새의 개체수가 줄어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더이상 먹을 것이 없기때문이다. 옛 강창 나루터라는 비석이 있는 곳엔 상주보설치를 위한 엄청난 규모의 현장사무실을 짓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상주는 자전거 도시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곳엔 낙동강을 따라서 MTB자전거 도로를 만든다고 산의 능선부분을 깍아 놓았다. 전방 군부대의 철책을 보는 것도 아니고 여간 눈살을 찌뿌리게 만든다. 경사도 평균 30도 정도라고 한다. 스님이 이곳을 자전거로 두어번 왔었다고 하는데,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가 파열되었다고 한다. 과연 이곳이 자전거도로가 맞는 것일까?

 

바리깡으로 머리를 밀어 놓은듯 흉물스럽기까지 하다. 지율스님은 자연이 가지고 있는 영성을 배려해야한다고 하셨다. 4대강 사업이 이미 시작되었을때 이곳에 계셨던 스님은 첫나무가 베어넘지질때 여성이 순결을 잃는 것처럼 가슴이 아팠다고 한다. 자전거 도로 옆엔 산에 불을 놓아 나무를 베어낸 흔적이 있다. 4대강 사업은 이렇게 까지 해야만 하는 사업일까? 지난 8월에 답사왔을때 낙동강변의 도남서원근처의 고운모래사장이 지금은 포크레인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산을 깍아서 만든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낙동강을 굽어볼 수 있는 장소가 있다. 이미 상당부분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청룡사를 지나 쭉 걷다보면 드라마 상도 촬영지가 있다. 당시 촬영되었던 방송분을 보면 예전에 낙동강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지율스님은 상도를 다시보기로 보셨다고 한다. 1,2부는 볼 수 있다고 하시면서 다들 보기를 권했다.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작업은 진행되고 있었다. 돌제방이 쌓이고 나면 넓고 고운 모래사장은 개발업자들의 손아귀로 들어가고 지금처럼 아름다운 모습은 보지 못할것이다.

 

상주가 자전거 도시라는 뽐내기라도 하듯 경천교엔 자전거형상의 구조물이 나열되어 있고 다리 끝에는 엄청난 규모의 자전거 박물관을 짓느라고 공사소음이 멀리까지 들린다.

 

맛있는 점심을 먹고 경천대 전망대로 올랐다. 산으로 오르는 길은 이곳에서 나지 않은 세석들로 깔려있었는데 걷기가 참 불편했다. 걷기위한 길을 만들어 놓은것 같은데, 오히려 불편하다. 그냥 흙길로 놔두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참 많이 남는 구간이다. 경천대에서는 낙동강이 한눈에 바라보인다. 경천대에서 내려와 사벌면으로 향했다. 언제부터 공사가 진행되었는지 공사진행은 예상보다 빠르게 진척이 되어 있었다.

 
<경천대에서 바라본 낙동강 사벌면의 모습;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는 날도 이젠 몇일 남지 않았다>
 

수심을 6M이상 유지시키려면 기존의 제방을 더 높은 수준으로 쌓아올려야 하고, 본류로 합류되는 소하천의 경우도 인근의 논으로의 범람을 방지하려면 본류제방의 높이만큼 쌓아올려야 하는 것은 아닐까?

 

사벌면의 낙동강변에는 강바닥을 빨아들여 퍼올리는 굴착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쇠파이프를 연결해서 하천바닥의 모든것들을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이면 강에서 살던 모든 생명체들이 깡그리 빨려들어가 버려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된다. 이런 작업에 의한 흙탕물, 침전물,부유물들이 생기는데 낮엔 가둬 놓다가 밤엔 하류로 떠내려보낸다고 한다. 전국의 강에서 이런 작업이 이뤄질 경우 상수원의 오염은 불을 보듯 뻔하다.

 

삼강마을을 지나 회룡포로 향했다. 회룡포는 35km정도의 내성천이 주걱모양의 땅을 휘돌아 나가는 곳으로 9가구정도가 살고있다. 내성천 상류엔 영주댐이 생길예정이라고 한다. 댐이 생기면 물도 지금보단 없어지고 지금의 경관은 많이 달라질 것이다. 회룡포는 한창 마을 개발중이다. 1박2일팀이 다녀간 후로 팬션이 생기고 도심에서나 있을 법한 공원이 생기고, 바닥에 보도블럭이 설치되고 있다. 공원에 이곳에 살지 않던 나무와 꽃과 잔디를 가져다 심었다. 차량들이 많이 들어오도록 진입로를 포장하고 주차장도 만들고 있었다. 이젠 예전의 아름다운 모습은 영영 두 눈으로 직접 보긴 틀린듯 보인다.

 
<경관이 아름다운 회룡포>
 
<구담습지의 야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