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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사상 이야기/퀘이커

평화의 영성 퀘이커, 효용성 넘어선 ‘신념’(news mission090908)

by 마리산인1324 2010. 1. 6.

<News Mission> 2009년 09월 08일(화) 20:17

http://newsmission.com/news/2009/09/08/1112.31400.html

 

 

평화의 영성 퀘이커, 효용성 넘어선 ‘신념’
평화, 능동적 비폭력 영성 및 그 실천⑤

이동희 기자 dong423@newsmission.com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평화구축과 능동적인 비폭력 실천을 위한 기독교지도자 양성을 위해 지난달 7일부터 오는 25일까지 8주에 걸쳐 ‘평화, 능동적 비폭력 영성 및 그 실천을 위한 크리스천 리더십 과정’을 개설한다. 이에 본지는 리더십 과정이 진행되는 전 과정을 취재, 평화와 비폭력 영성 실천에 대한 내용을 연재한다.//

조용하지만 고요하게 300여 년의 역사를 이어온 퀘이커는 ‘침묵의 영성’, ‘평화의 영성’으로 기독교계에서 고요하게 자신만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300년 역사 퀘이커, 우리나라에선 함석헌 선생 등이 연관

중반 지점을 지난 평화와 비폭력 실천 과정은 지난 4일 ‘평화교회 현장론: 퀘이커운동론’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정지석 박사는 퀘이커 평화운동에 대해 설명했다.©뉴스미션
강사로 나선 기독교평화연구소장 정지석 박사는 퀘이커운동 발상지인 펜들 힐(Pendle Hill)에서 공부한 경험을 살려 퀘이커 교도들의 신앙과 그들의 평화 운동에 대해 설명했다.

17세기에 영국의 조지 폭스(George Fox)로부터 시작된 퀘이커는 그들 스스로는 서로를 ‘친우’(friends)로 불렀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들을 조롱하는 말로 하나님 앞에서 떤다는 의미의 ‘퀘이커’라고 불렀고, 그들 스스로도 이를 받아들여‘퀘이커’라는 호칭이 보편화 됐다.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퀘이커 신자로는 함석헌 선생과 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 박성준 교수(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남편이자 평화학자)가 알려져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20만 명의 퀘이커들이 있다.

신념과 실천을 동일시하는 삶 강조

정지석 박사는 퀘이커에 대해 “생각이 무겁고 진지하지만 유쾌하고 유머러스한 사람들”이라는 말로 강의를 시작했다.

퀘이커들은 사회운동에 대해서 ‘급진적’인 사상을 가지고 있었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그 사상들을 지켜오기 위해 지혜로운 방법들을 많이 발굴해 왔다고 한다.

믿음과 실천의 균형을 강조하는 퀘이커 교도들의 신앙은 미국의 노예제도 폐지, 흑백 차별 철폐, 인권운동의 기틀을 다졌다는 것이다.

자신들의 신념을 강조하거나 주장하기보다 내면적 확신으로 조용히 실천하는 이들의 평화운동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조직화되는 계기가 됐다.

정 박사는 “퀘이커 평화운동은 오늘날까지 정치적ㆍ종교적ㆍ사회적으로 평화에 큰 기여를 해 왔다”며 “이들은 특히 사회 속에 평화의 정착을 위해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영성을 강조해 왔기 때문에 퀘이커 교도로서 정치를 하거나, 로비활동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엔 아직까지 생소, 이단 오해도

정지석 박사는 우리나라에서 퀘이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보니 ‘이단’이나 ‘병역 거부’, ‘국가 부정’에 대한 오해와 편견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정 박사는 “기장에서조차 퀘이커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렇다보니 퀘이커에 대해 이단종파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지만, 퀘이커는 이단(heresy)이 아니라, 분파나 종파라고 번역할 수 있는 ‘sect’로 구분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병역 거부나 국가 부정에 대해서는 “퀘이커는 국가나 사회보다 자신의 양심을 따르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사회적 통념을 따르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며 “강제징집을 거부하기 때문에 미국에서 베트남 전쟁 후 징병제에서 모병제로 바뀌게 된 계기에는 퀘이커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정 박사는 “퀘이커들의 고요한 양심에 따른 실천적 삶이 한국교회에 한번 쯤 생각할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퀘이커들의 운동은 사회적 영향력과 효율성을 생각한다면 의미없어 보이지만, ‘퀘이커는 신념하나만 있으면 돈과 권력 아무것으로도 꺾을 수 없다’는 오랜 명제는 효용성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