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소리> 2010-07-19 11:10:44
http://www.vop.co.kr/A00000307195.html
[김미화 기자회견 전문] "저를 잃지 마십시오"
저를 잃지 마십시오
여러분! 코미디언을 슬프게 하는 사회!
어떻게 생각 하십니까? 저의 답답한 심경을 일기처럼 트위터에 올린 짤막한 글 하나가 원치 않은 방향으로 왔습니다.
지난 두 주 동안 입장을 바꿔서 깊이 생각해 봤습니다.
KBS가, 뭐가 그렇게 고소를 할 정도로 억울했을까?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었습니다.
지난 4월 KBS 자사 직원들이 문제제기를 했고, 저는 언론을 통해 블랙리스트라는 말을 처음 알게 됐습니다.
제가 쓴 글을 보시면 도대체 블랙리스트라는 것을 본적이 있느냐? 없다면 왜, 무슨 근거로 나에게 불이익을 주느냐? 이것이었습니다.
KBS는 저에게는 아주 특별한 방송사입니다.
80년대 “쓰리랑부부”로 전례없는 60% 시청률을 올리고 온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저입니다. 10년 전 KBS 내에 구성원들이 모두 반대하실 때 제작본부장님 실에 기획서 하나들고 찾아가 좋은 코미디 만들어보겠다고 설득했고, 후배 개그맨들 데리고 피디, 작가들과 온갖 고생하면서 자리 잡아 놓은 “개그 콘서트.” 10년이 지난 지금, 수많은 국민에 사랑받는 KBS 효자 장수프로그램 아닙니까? 저는 우리 후배들이 원하면 언제든지 출연할 준비가 되어있고 또한 그럴 자격이 있는 몇 사람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KBS에 제가 출연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적어도 물어볼 수 있는 권리 정도는 있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KBS 임원 여러분! 저에게 예의를 갖추십시오.
임원여러분들이 연기자의 밥줄을 쥐고 있다고 생각하셔서 연기자를 그렇게 함부로 대하십니까? 자사 노조에서 성명서를 통해 문제제기한 ‘임원회의 결정사항’이라는 문서 때문에 제가 일종의 기피인물이 되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제 이마에 주홍글씨가 새겨져 있다는 사실이 제발 거짓말이고 사실이 아니라고 말해달라고 비참한 제 심경을 담아 아침에 짤막한 글로 하소연을 했더니 당일 여러 통로를 통해서 저에게 으름장을 놓고 곧바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셨습니다.
저는 KBS 측에 여러 차례 이 일이 고소로 갈 일이 아니다, 확대되고 논란이 되는 걸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분명히 전달하였으나 이미 이 시점까지 왔습니다. 만약 제가 그날 트위터에 올렸던 저의 개인적인 푸념이 대한민국에서 죄가 된다면 기꺼이 수갑을 차겠습니다. 다만 이번 사건에 있어서 저에 대한 명예훼손 부분, 송사에 소모되는 정신적, 금전적 피해와 소모적 논란으로 야기되는 사회적 혼란에 대한 책임은 KBS 임원 여러분께 있다고 봅니다.
이 임원회의 결정사항 뒤에 정말 블랙리스트라는 것이 존재하고 있어 불이익을 당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물은 것뿐입니다. 없으면 “없다” 말 한마디에 끝날 일이었습니다.
대화로 간단하게 풀어나갈 수 있었던 사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암전상인, 제 뒷전에서 활을 쏘셨습니다. 그리고 제게 큰 상처를 입히셨습니다.
늘 저는 KBS를 친정에 비유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일을 겪으면서 친정집에서 고소당한 딸의 심정입니다. 오랜 시간 나의 모든 정열과 청춘을 바친 대가가 명예훼손 고소이고, 9시 간판뉴스의 저에 대한 보도행태입니까?
저는 저 스스로를 KBS만의 코미디언이 아니고 전 국민의 코미디언이라고 생각합니다.
KBS는 저에 대한 명예훼손 부분은 어떻게 감당하실 생각이십니까?
저는 이번 일이 단순히 제 트위터 글로 우연히 촉발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잘 압니다. 제가 시사프로그램 진행을 맡은 이후부터 일부 인터넷 신문과 매체는 저를 ‘정치하는 연예인’ 이른바 ‘폴리테이너’라는 멍에를 씌우기 시작했습니다.
여러분 이제 제가 반문합니다.
제가 정치하는 것 보신 분 있습니까?
‘여러분들을 어떻게 하면 더 웃겨 드릴 수 있을까’ 고민해야할 코미디언이 “좌파가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SBS 사장님 확인서를 받고 인터넷기자협회, 총선시민연대, 녹색연합, 여러 곳에 확인서를 받으러 다녀야 했습니다.
저는 단연코 한번도 정치권에 기웃댄 적이 없습니다.
한나라당이 집권을 하든 민주당이 집권을 하든 이 나라의 코미디언으로 여러분들이 저를 필요로 했을 때 행사에 가서 대통령 모시고 웃겨드렸었습니다. 전두환 대통령, 노태우 대통령, 김영삼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께서 집권하시는 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저를 필요로 하셨을 때 어떠한 행사에도 기꺼이 제 재능을 가지고 빛내 드리지 않았습니까. 제가 그때마다 집권당의 사상과 이념을 따지고 선별적으로 응해 드렸습니까?
저는 제가 코미디언인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저를 제발 코미디언으로 살게 해주십시오.
제 꿈은. 평생 코미디언으로 사는 것,
그리고 어려운 이웃들과 나누며 사는 것,
이 두 가지입니다.
여러분! 제발 저를 잃지 마십시오. 코미디언 하나 이렇게 키우기 어렵습니다. 저를 잃으면 손해 보시는 겁니다.
저는 지금 영등포 경찰서로 갑니다.
고소당하는 것이 처음이라 무척 떨리고 한편으로 서럽습니다. 그러나 저 뿐만 아니라 제 후배 연기자들이 앞으로 이런 일을 당하지 않도록 끝까지 싸우고자 결심했습니다. 기자 여러분, 제 모습을 똑똑히 보시고 전달해 주십시오. 우리 사회가 더 이상 코미디언을 슬프게 하는 사회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정혜규 기자 jhk@vop.co.kr>
여러분! 코미디언을 슬프게 하는 사회!
어떻게 생각 하십니까? 저의 답답한 심경을 일기처럼 트위터에 올린 짤막한 글 하나가 원치 않은 방향으로 왔습니다.
지난 두 주 동안 입장을 바꿔서 깊이 생각해 봤습니다.
KBS가, 뭐가 그렇게 고소를 할 정도로 억울했을까?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었습니다.
지난 4월 KBS 자사 직원들이 문제제기를 했고, 저는 언론을 통해 블랙리스트라는 말을 처음 알게 됐습니다.
제가 쓴 글을 보시면 도대체 블랙리스트라는 것을 본적이 있느냐? 없다면 왜, 무슨 근거로 나에게 불이익을 주느냐? 이것이었습니다.
KBS는 저에게는 아주 특별한 방송사입니다.
80년대 “쓰리랑부부”로 전례없는 60% 시청률을 올리고 온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저입니다. 10년 전 KBS 내에 구성원들이 모두 반대하실 때 제작본부장님 실에 기획서 하나들고 찾아가 좋은 코미디 만들어보겠다고 설득했고, 후배 개그맨들 데리고 피디, 작가들과 온갖 고생하면서 자리 잡아 놓은 “개그 콘서트.” 10년이 지난 지금, 수많은 국민에 사랑받는 KBS 효자 장수프로그램 아닙니까? 저는 우리 후배들이 원하면 언제든지 출연할 준비가 되어있고 또한 그럴 자격이 있는 몇 사람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KBS에 제가 출연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적어도 물어볼 수 있는 권리 정도는 있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KBS 임원 여러분! 저에게 예의를 갖추십시오.
임원여러분들이 연기자의 밥줄을 쥐고 있다고 생각하셔서 연기자를 그렇게 함부로 대하십니까? 자사 노조에서 성명서를 통해 문제제기한 ‘임원회의 결정사항’이라는 문서 때문에 제가 일종의 기피인물이 되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제 이마에 주홍글씨가 새겨져 있다는 사실이 제발 거짓말이고 사실이 아니라고 말해달라고 비참한 제 심경을 담아 아침에 짤막한 글로 하소연을 했더니 당일 여러 통로를 통해서 저에게 으름장을 놓고 곧바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셨습니다.
저는 KBS 측에 여러 차례 이 일이 고소로 갈 일이 아니다, 확대되고 논란이 되는 걸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분명히 전달하였으나 이미 이 시점까지 왔습니다. 만약 제가 그날 트위터에 올렸던 저의 개인적인 푸념이 대한민국에서 죄가 된다면 기꺼이 수갑을 차겠습니다. 다만 이번 사건에 있어서 저에 대한 명예훼손 부분, 송사에 소모되는 정신적, 금전적 피해와 소모적 논란으로 야기되는 사회적 혼란에 대한 책임은 KBS 임원 여러분께 있다고 봅니다.
이 임원회의 결정사항 뒤에 정말 블랙리스트라는 것이 존재하고 있어 불이익을 당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물은 것뿐입니다. 없으면 “없다” 말 한마디에 끝날 일이었습니다.
대화로 간단하게 풀어나갈 수 있었던 사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암전상인, 제 뒷전에서 활을 쏘셨습니다. 그리고 제게 큰 상처를 입히셨습니다.
늘 저는 KBS를 친정에 비유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일을 겪으면서 친정집에서 고소당한 딸의 심정입니다. 오랜 시간 나의 모든 정열과 청춘을 바친 대가가 명예훼손 고소이고, 9시 간판뉴스의 저에 대한 보도행태입니까?
저는 저 스스로를 KBS만의 코미디언이 아니고 전 국민의 코미디언이라고 생각합니다.
KBS는 저에 대한 명예훼손 부분은 어떻게 감당하실 생각이십니까?
저는 이번 일이 단순히 제 트위터 글로 우연히 촉발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잘 압니다. 제가 시사프로그램 진행을 맡은 이후부터 일부 인터넷 신문과 매체는 저를 ‘정치하는 연예인’ 이른바 ‘폴리테이너’라는 멍에를 씌우기 시작했습니다.
여러분 이제 제가 반문합니다.
제가 정치하는 것 보신 분 있습니까?
‘여러분들을 어떻게 하면 더 웃겨 드릴 수 있을까’ 고민해야할 코미디언이 “좌파가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SBS 사장님 확인서를 받고 인터넷기자협회, 총선시민연대, 녹색연합, 여러 곳에 확인서를 받으러 다녀야 했습니다.
저는 단연코 한번도 정치권에 기웃댄 적이 없습니다.
한나라당이 집권을 하든 민주당이 집권을 하든 이 나라의 코미디언으로 여러분들이 저를 필요로 했을 때 행사에 가서 대통령 모시고 웃겨드렸었습니다. 전두환 대통령, 노태우 대통령, 김영삼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께서 집권하시는 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저를 필요로 하셨을 때 어떠한 행사에도 기꺼이 제 재능을 가지고 빛내 드리지 않았습니까. 제가 그때마다 집권당의 사상과 이념을 따지고 선별적으로 응해 드렸습니까?
저는 제가 코미디언인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저를 제발 코미디언으로 살게 해주십시오.
제 꿈은. 평생 코미디언으로 사는 것,
그리고 어려운 이웃들과 나누며 사는 것,
이 두 가지입니다.
여러분! 제발 저를 잃지 마십시오. 코미디언 하나 이렇게 키우기 어렵습니다. 저를 잃으면 손해 보시는 겁니다.
저는 지금 영등포 경찰서로 갑니다.
고소당하는 것이 처음이라 무척 떨리고 한편으로 서럽습니다. 그러나 저 뿐만 아니라 제 후배 연기자들이 앞으로 이런 일을 당하지 않도록 끝까지 싸우고자 결심했습니다. 기자 여러분, 제 모습을 똑똑히 보시고 전달해 주십시오. 우리 사회가 더 이상 코미디언을 슬프게 하는 사회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정혜규 기자 jhk@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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