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2010-10-29 10:31:49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91592
한나라 ‘재집권 암울’ 선거공포 엄습
[뉴스분석] 언론 ‘찬사’와 기류 다른 여권…"한나라 지지층 25%는 거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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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중요선거’를 바라보는 한나라당 내부 기류가 심상치 않다. 한나라당 핵심 지도부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나라당 서울지역 의원 절반 이상이 살아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사실 절반이 돌아오는 것도 쉽지 않은 목표이다. 훨씬 더 처참한 선거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추측이 아니다. 보수성향 언론과 한나라당 내부 여론조사 자료로 드러난 결과이다. 그래서 더욱 충격이다.
흥미롭다. 일부 언론(방송사, 통신사)은 10․27 재보선 결과를 놓고 한나라당 압승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재집권 암울’ 쇼킹한 여권(한겨레 6면)> <민본 21 토론회 “한나라, 정권 재창출 대위기”(한국일보 5면)> <‘충격의 여’(경향신문 8면)> 등 한나라당 내부 기류를 다룬 10월 29일자 신문기사 제목은 전혀 다른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어떻게 상반된 기류가 나오고 있는 것일까. 선거는 현실이다. 언론이 포장한다고 현실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다. 현실은 바닥 민심이다. 바닥 민심이 이명박 정부에 어떤 평가를 하는지, MB정부 재집권 시도에 어떤 평가를 하는지를 살펴보면 된다.
▲ 한겨레 10월 29일자 6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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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본 21 의뢰로 한국정책과학연구원이 지난 16~17일 전국 1009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0% 포인트) 결과이다. 한나라당이 다시 집권했으면 좋겠다는 응답은 38.4%에 머물렀다. 반면, 다른 정당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응답은 61.6%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입장에서 충격적인 결과이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독주하는 대선 주자 지지도에 방심하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결과이다. 민심의 큰 강물은 쉽게 방향을 정하지 않지만, 한 번 정해진 방향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정치 교훈’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한나라당 의원들을 충격으로 몰고 간 해당 여론조사에는 이런 내용도 담겨 있다. 한나라당 텃밭이라는 영남권에서도 재집권 40.8%, 정권교체 59.2%로 조사됐다.
한나라당 입장에서 믿기 어려운 결과지만, 애석하게도 한나라당 내부 여론조사 자료이다. 이날 주제 발제를 맡은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한나라당 지지자 25% 정도가 거품으로 분석된다"며 "한나라당의 위기이고 정권재창출도 대위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지난 27일 포항 출신 국회의원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포항시민 여러분께 정말 감사의 인사말씀을 드리고 싶은 것은 우리나라의 역사에 길이 남을 훌륭한 대통령을 여러분들께서 배출해 주셔서 이 기회에 감사의 인사말씀을 먼저 드린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통령선거는 기존 정권 평가의 장이 될 수밖에 없다. 정부 여당이 일을 잘하면 국민은 다시 한 번 힘을 실어주고 그렇지 않으면 지지를 거두는 게 오랫동안 반복된 경험이다. 김무성 원내대표 주장대로라면 한나라당은 다음 선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한나라당 내부 여론조사 결과처럼 현실은 전혀 다르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좋은 게 좋다고 덕담을 건넨다고 바닥 민심에 순풍이 흐르는 것은 아니다. 한나라당을 경악으로 몰고 왔던 여론조사 결과는 또 있다.
▲ 헤럴드경제 10월 21일자 1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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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는 “현재 서울시 48개 국회의원 지역구 가운데 40개 지역구를 한나라당 의원들이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조사 결과는 한나라당 의원들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신이 크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그렇다. 현재 한나라당이 180석(합당을 의결한 미래희망연대 포함) 가량의 의석을 확보한 데는 서울의 압승이 큰 위력을 발휘했다. 서울 지역 48개 의석 중 40석을 석권한 2008년 총선은 말 그대로 한나라당 일방 승리였다.
서울의 몰표는 2007년과 2008년 대선 및 총선에서 이명박 대통령 지지기반을 공고히 해준 든든한 기반이었다. 그런데 서울이 흔들리고 있다. 아니 이미 흔들렸다. 2010년 6월 2일 지방선거에서 25개 서울 지역 구청장 선거 중 21곳에서 민주당이 승리했다.
강남 3구 몰표가 아니었다면 서울시장마저 야권에 내줄 뻔했다. 이번 헤럴드경제 여론조사는 한나라당이 대다수인 서울 국회의원들이 대거 물갈이 될 것이란 점을 예고하고 있다.
‘민본 21’ 등 한나라당에 소속된 의원들이 ‘선거 공포’를 감추지 않는 것은 괜한 엄살이 아닌 셈이다. 물론 한나라당도 믿는 구석은 있다. 한나라당 선거공포의 배경은 상대인 야당의 연합과 연대가 순탄하게 이뤄질 때 가능한 결과이다.
▲ 한겨레 10월 29일자 5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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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28일 민주통합시민행동 1주년 기념식 축사를 통해 “연대와 통합에는 어차피 희생과 헌신과 양보의 정신이 필요할 것이다. 어떻게 대의를 위해 자신을 버리는가가 큰 숙제가 될 것이다. 제1야당 민주당에 대해서 어제 광주에서 보았듯 애정과 동시에 질책의 마음을 누구나 갖고 있다. 그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야권 선거연대를 바라는 시민사회 원로들과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이재정 국민참여당 대표를 비롯해 이해찬 전 국무총리,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 등 정치권 인사들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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