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배 지역 및 토양 선정
재배적지의 기상, 토양조건
적지적작은 과수재배의 큰 원칙이며 블루베리 역시 재식에 있어서 종류, 품종의 선정과 병행해서 재배지의 기상과 토양조건을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서는 재배적지를 결정하는 기상조건과 토양조건 중에서 중요한 몇 가지 요인에 대해 서술한다.
● 기상조건
하이부시 블루베리는 대체적으로 추위에 강하나 만생종은 최소 160일 정도의 무상기간이 요구되며, 조생종은 120~140일간의 무상기간이 필요하다(꽃눈의 경우 북부 하이부시 품종은 7.2℃ 미만의 저온 기간이 1200 시간이 필요하고 남부 하이부시 품종은 400시간의 저온이 요구된다). 위와 같은 휴면기간 중에는 -40℃의 추위를 견뎌낼 수 있는 내한성이 있으나, 재식한 지 얼마 안 되는 어린 묘목은 심한 추위로 인해 뿌리 부분에 동해를 입을 수 있고, 가을에 늦게까지 자란 가지와 성숙되지 않은 꽃눈도 동해를 입게 된다.
봄에 꽃눈이 발아를 시작한 시점에 늦게 오는 서리는 블루베리에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 가을에 오는 이른 서리는 만생종에 피해를 주어 수확을 할 수 없게 되는 단점이 있으나 봄 서리 피해보다는 크지 않다.
기상조건과 관련하여 적지를 선정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고려가 필요하다.
(1) 해외의 재배지대
블루베리는 종류에 따라서 재배적지의 연평균기온이 다르게 된다. highbush 블루베리의 재배적지는 미국에서는 복숭아와 대략 동등하며 중서부의 미시간 주와 북동부의 뉴저지주에서 가장 재배가 성하다. 일본에서는 북해도 중부로부터 규슈지방의 준고랭지에 걸쳐 비교적 냉량한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다.
(2) 저온요구량 : 재배남쪽 한계를 결정
동계간(12월~2월)의 저온(1~7.2℃) 시간의 장단이 블루베리의 적지를 결정한다. 잎눈과 꽃눈은 동계간의 휴면기간을 반드시 거쳐야 이듬해 건전하게 생육하기 때문에 일정시간, 저온에 조우(저온요구량)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저온요구량은 종류에 따라 다르고 하이부시 블루베리에서는 약 800~1200시간이다. 하이부시 블루베리의 성공적인 재배가 온난지에서 어려운 것은 동계간의 저온일수가 적기 때문이다.
(3) 내한성 : 재배북쪽 한계의 결정
블루베리는 겨울철 영하의 낮은 기온에서 꽃눈과 가지가 고사하는 피해를 입을 수 있으며 다음해의 과실 생산에 치명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내한성은 종류, 품종, 눈의 발육단계에 의해 다르지만 한랭지의 재배에 적합한 하이부시 블루베리는 추위에 강하고 휴면지는 -30℃까지 견딜 수 있다. 한편 온난지에서 우월한 생육을 보이는 남부 하이부시와 래비트아이 계통은 내한성이 열악하기 때문에 한랭지 재배에는 부적절하다.
(4) 월별강수량, 관수량의 관계
블루베리는 천근성이기 때문에 토양건조에 약하고 적기의 관수가 필요하다. 블루베리의 신초신장기부터 과실성숙기(5월~8월)에 걸쳐 필요로 하는 강우량은 1주간 20~50mm 정도이다. 따라서 비가 적게 올 경우에는 부족분을 관수하지 않으면 안된다.
(5) 장마, 과실품질에 영향
장마는 우리나라에서 블루베리 과실을 생산하는 데 있어 큰 문제점 중의 하나이다. 우리나라의 장마기간은 6월에서 7월로 정확히 하이부시 블루베리의 과실 성숙기와 겹치며 일조부족 및 높은 공중습도 조건 하에서 과실이 성숙하고 수확되기 때문에 양질의 과실을 생산하기 위한 가장 큰 제한조건이라고 볼 수 있다. 장마기의 과실 품질 저하를 해결하기 위하여 선도농가를 중심으로 비가림재배나 시설 폿트재배 등이 시도되고 있으며 외국과는 다른 형태의 새로운 고품질 과실생산 재배기술의 개발이 요구된다.
● 중요한 토양조건
블루베리 재배에 가장 적합한 토양은 양토(loam soil)로서 산성(pH 4.2~5.5) 토양이라야 한다. 토양산도가 3.5 이내일 경우 알루미늄과 망간이 유출되어 작물 생장에 치명적인 해를 주며, 산도가 5.2 보다 높으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질소를 줄이고 토양에 있는 철분을 이용할 수 없게 되어 신초가 노랗게 변하고 생장이 정지된다.
토양이 지나치게 사질(Sandy soil)이 많으면 유기물 함량이 적어서 영양물질을 보유하지 못하고, 시비한 비료성분도 빨리 용탈되어 없어진다. 반면 점토(Clay soil) 성분이 많은 경우는 토양이 경화되고 배수불량으로 뿌리가 자라지 않는다.
심한 추위와 온도 차이에 의해 뿌리부위 토양이 뜨게 되면 뿌리가 겨울철에 마르게 되어 심한 피해를 입기도 한다. 유기물질은 영양물질을 보유하며 블루베리의 생장을 돕는데 최소한 3~5%는 되어야 한다.
● 재배지역의 선정
블루베리는 토양 양분이 척박하고 어려운 환경에서도 자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으나 50여년 이상 좋은 수확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재배지역의 올바른 선정이 가장 중요하다. 블루베리의 재배지역 선정에 있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사항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1) 경사지
경사지는 일반적으로 공기의 유통을 원활하게 해 주어 서리피해를 막아주고, 병해를 경감시키는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다. 바닷가나 호숫가에 위치한 경사지는 개화기를 늦춰 봄의 늦서리 피해를 막아줄 수 있으며 가을에는 열매가 성숙하는 기간을 연장시켜 만생종도 재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적지가 될 수 있다. 특히, 호숫가나 바닷가의 경사지는 겨울의 극심한 저온을 완화시켜 주기 때문에 저온으로 인한 줄기와 뿌리의 피해를 막아주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경사가 급격하면 농기계의 사용이 불편하고 강원도와 같이 사질토양일 경우 토양 유실로 인해 피해를 받을 수 있으므로 이 점에 유의해야 한다. 또한 경사지의 높은 쪽은 겨울에 찬바람 때문에 꽃눈이나 가지에 저온 피해가 있을 수 있으며 개화기의 강한 바람으로 인해 벌의 활동력이 떨어져 꽃가루 수정과 착과율이 저하될 수 있으며 늦은 봄 경사지 아래쪽에는 찬 기온이 축적되어 늦서리의 피해를 주기 때문에 재배지역으로 적당치 않다.
(2) 일조량
태양 빛은 블루베리가 자라는 기간, 꽃망울(눈)이 형성되는 기간이나 과일이 익는 과정 모두에 중요하다. 한국에서는 어느 지역에서나 하이부시 블루베리의 재배가 가능하나 계곡이나 그늘이 쉽게 지는 곳은 피해야 한다.
(3) 토양 및 산도
원래 야생 블루베리의 자생지는 모래땅 또는 사질양토의 척박하고 유기질 성분이 적은, 산도가 4.5~5.5 정도 되는 지역이다. 그러므로 블루베리는 여러 토양조건이 불량해도 기본적으로 잘 자랄 수 있지만, 한국에서 경제작물로 성공시키고 높은 수량을 달성시키기 위해서는 재식 전 토양 조건과 산도를 적절하게 조정해 줄 필요가 있다.
강원도의 고랭지나 강가에 있는 사질토양은 유기질 함량이 적어 재배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진흙(Clay soil)이 많은 곳에서는 배수가 불량하여 겨울철에 뿌리 부분의 토양층이 들렸다 내렸다 하는 문제로 뿌리가 마르게 되어 동해로 인한 피해를 받게 된다. 또한 블루베리가 잘 자라야 할 기간 중에는 뿌리 부분에 공기 유통이 없어 잘 자라지 못하고, 차고 물기가 많은 곳에 자라는 뿌리 곰팡이 병으로 인한 피해도 많다. 특히 뿌리 생육이 부실한 어린 묘목일수록 조건이 적절치 못한 토양에서는 특별한 주의와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재배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게 된다.
토양 준비
블루베리의 재식지역이 선정되면, 반드시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중요한 토양조건을 점검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즉, 토양의 배수의 불량(지하수위, 강우 후의 물의 흐름), 토양의 경도, 토양 3상의 분포, 토양 pH 등의 중요한 토양특성을 조사해 놓아야 한다. 조사 결과는 이후 토양개량과 재배관리법의 기초 자료로 이용될 수 있다.
● 배수조건
비가 온 후에 몇 시간이 지나도 습기가 내려가지 않는 배수불량 토양의 경우에는 구멍이 뚫린 10cm 직경 플라스틱 배수관을 60cm 깊이로 고랑사이에 설치해서 물이 빨리 빠지도록 해야 한다(암거배수).
● 유기물 함량 증가
사질토양은 유기물 함량이 적어, 양분이 근본적으로 부족할 뿐만 아니라 비료를 주어도 영양분이 토양에 잘 흡착되지 않고, 작물에 필요한 영양분을 서서히 내어주는 힘이 없다. 토양 유기물은 모든 작물에 있어서 영양요소를 지탱하고 영양결핍을 막아주는 등 혈액과 같은 역할을 한다. 토양 유기물 함량을 높이면 토양의 구조가 개선되고 지속적으로 이용 가능한 양분이 저장되며 토양수분의 유지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유기물 함량이 4~10%이면 블루베리 재배에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유기물 함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잘 썩은 퇴비를 밭에다가 직접 투입하는 방법도 있으나, 메밀과 같은 녹비작물을 비료를 주어 잘 재배한 후 가장 왕성한 시기에 갈아 엎어 유기물 함량을 높일 수 있다. 성급히 토양 개량 없이 재배할 경우 실패할 확률이 높으므로 인내를 가지고 적합한 토양조건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보통 토양유기물이 적은 땅, 특히 신규의 개척지에 심는 경우에는 재식 1년~반년 전까지 유기물을 10a당 2~3톤을 시용하고 심경하여 토양의 물리성을 개선할 수 있다.
● 토양산도 조절
블루베리는 원래 산성토양(pH 4.5~5.2)을 좋아하고 잘 자란다. 대부분의 한국 토양이 산성이지만, 혹시 산도가 pH 5.5를 넘는 경우에는 토양분석 결과에 따라 유황가루를 이용하여 산도를 낮출 수 있다. 산도가 pH 6.0인 모래땅의 경우 이른 봄에 유황 55kg/10a, 양토일 경우는 165kg/10a 정도를 하이부시 블루베리 재식 토양 표면(뿌리 부근 50cm 근방)에 뿌려준다. 유황을 쓰지 않을 경우 심을 구덩이에 산성의 피트모스를 충분히 넣어도 산도를 일정 정도 내릴 수 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과 이 준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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