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차 - 나태주
낯선 고장 낯선
여관방에서 하루 밤 묵고 일어나
깨끗한 이부자리에게 감사하고
밤새도록 선잠 든 얼굴 비춰준
전등불에게 감사하고
푸석한 얼굴 씻어줄
맑은 수돗물에게도 마저 감사한다
이 새벽아침에도
따끈한 국물을 파는
밥집이 열려 있었구나
밥을 먹으면서도 감사하고
깍두기를 씹으면서도 감사한다
지금껏 내가 사랑한 것은
오로지 나 자신이 아니었던가!
새삼스럽지 않은 깨달음에도
짐짓 소스라치며 진저리치며
어둠을 뚫고 가는 자동차에게 감사하고
운전기사에게도 감사해야지
나 오늘도
나 자신을 더욱 사랑하기 위해
나 자신을 찾기 위해
첫차로 떠난다
세상 속으로 서둘러 돌아간다.///
서울에 일이 있어 역으로 가기 위해 택시를 탔는데 빗길에 난 사고때문에 차가 너무 밀려 기차를 놓칠뻔 했어요. 비가 와서 여유를 두고 출발했건만 도로는 거의 주차장 상태.ㅠㅠ
다음 기 차를 타야하나 전전긍긍하고 있는데 택시 기사님이 골목골목길 로 너무 애써주신 덕분에 출발직전의 기차를 겨우 탈 수 있었답 니다. 고마운 마음에 콜예약으로 찍힌 기시님의 폰에 문자를 드렸습니다.
<기사님, 조금 전 동대구역에 내린 사람입니다. 차가 밀려 힘든 상황에서 늦지않게 애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주 중요한 약속 에 기사님 덕분에 늦지않게 되었고 만남의 결과도 좋을 것 같습 니다. 더위에 늘 건강하십시요.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그러면서 생각난 나태주 시인의 시입니다.^^
어둠을 뚫고 가는 자동차와 운전기사에게도 감사한단 시인의 마음이 지금의 저와 같다는 생각에..
차를 놓칠까 어찌나 맘을 졸였던지..시인의 말처럼 오늘은 밥과 깍두기에도 감사할 것 같 습니다.ㅎㅎ
문자받으신 기사님이 이런 문자는 처음이라고 기차타서 다행이 고 자신이 더 고맙다는 전화까지 주셨어요.^^ 여러분의 오늘도 감사와 행복으로 채워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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