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처럼
- 오세영 -
나무가 나무끼리 어울려 살듯
우리도 그렇게
살 일이다.
가지와 가지가 손목을 잡고
긴 추위를 견디어 내듯
나무가 맑은 하늘을 우러러 살듯
우리도 그렇게
살 일이다.
잎과 잎들이 가슴을 열고
고운 햇살을 받아 안듯
나무가 비바람 속에서 크듯
우리도 그렇게
클 일이다.
대지에 깊숙이 내린 뿌리로
사나운 태풍 앞에 당당히 서듯
나무가 스스로 철을 분별할 줄을 알듯
우리도 그렇게
살 일이다.
꽃과 잎이 피고 질 때를
그 스스로 물러설 때를 알 듯...
'삶의 이야기 > 시·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뒤에야(然後) / 陳繼儒 (0) | 2013.10.02 |
---|---|
[시] 누가 그랬다, 삶도 사랑도 물들어가는 것 /이석희 (0) | 2013.07.09 |
[스크랩] 첫차 - 나태주 (0) | 2013.03.02 |
미움도 괴롭고 사랑도 괴롭다 /법정스님 (0) | 2013.02.09 |
[스크랩] 그리운 바다 성산포 4 - 김미숙 (0) | 2013.0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