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가'라는 유창선과 안철수....
facebook 에 들어가니 평론가 유창선의 멘션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18대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는 안철수였나봅니다.... "
이게 뭔가 하고 따라가보니 문화일보의 기사를 인용하면서 민주당 주류 세력들을 비아냥대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문화일보)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3030701070623236002
그래서 얼마간 생각을 정리해서 유창선의 글에 댓글을 달며 이의를 제기했는데, 얼마 후에 보니 그의 글은 물론 제가 올린 글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제가 그의 팔로워였는데, 그 관계를 그가 끊어버린 것이었습니다.
조금이라도 이의를 제기하면 이렇게 관계를 단절시켜버리는 게 '평론가'라는 그의 본 모습이었습니다.
사실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의 역할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습니다.
안철수를 지지하고 있는 유창선으로서는 자신의 논지를 지키기 위해서 그렇게 강하게 그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지난 2002년 월드컵 때였습니다.
당시에 4강까지 진출한 우리로서는 온 나라가 온통 축제분위기였잖습니까?
하지만 터키와의 4강전에 임하는 우리 대표팀들은 뭔가 들떠있는 상태였고,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홍명보의 실수로 실점을 당하는 상황까지 보이고 맙니다.
너무나 큰 성과를 올려서였을까요.., 그날 큰 실수를 범한 홍명보에 대해서 어떤 언론에서도 아무런 질책을 하지 않았고, 그게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그날의 홍명보의 태도에 대해서는 보다 엄밀한 비판을 했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의 우리 국민과 언론은 대단히 관대한 태도를 보였었지요..
생각지도 못했던 4강까지 올라왔으니까요...
지난 해의 대선 과정을 겪으면서 저는 그 10여년전의 월드컵이 생각났습니다.
선거 과정에서 안철수라는 정치인의 행태에 대해 어느 누구도 심하게 비판할 수 없었고, 그냥 유야무야 덮어버리는 분위기가 월드컵 상황과 비슷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게 또 그뒤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으니, 선거에서의 그의 역할에 대해 비판하려고 하면 여기저기서 된소리들이 들려옵니다.
시사평론가라는 유창선처럼 말입니다.
이왕에 말이 나왔으니 안철수와 그의 역할에 대해서 제대로 한번 따져볼까요...
우선, 안철수는 후보단일화의 영향력을 급속히 감쇠시키는 역할만 했습니다.
널리 야권의 후보단일화 압박을 받아오던 안철수는 2012년 11월 23일 저녁에 후보직을 사퇴한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합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11232233585&code=910110)
그때의 상황을 돌아보면 그의 얼굴은 평소의 온화한 표정과 달리 억울하다는 감정과 뭔가 모를 분노에 가득차 있었습니다.
정상적인 후보단일화였다면 이렇게 물이 가득찬 양동이를 걷어차버리듯이 그렇게 일방적으로 사퇴선언으로 그치게 해서는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그의 사퇴로 말미암아 야권 단일 후보로서의 문재인의 위상이 제고되도록 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런 후속 결과에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감정적으로 차고 나간 것이었습니다.
안철수의 그런 일방적인 사퇴선언으로 인해 문재인 후보측에서는 얼마나 당황스러워했는지도 알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말해서 안철수의 이런 사퇴선언이 그 이후의 선거결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입니까?
저는 결코 아니라고 판단합니다.
도리어 그 반대의 악영향만 몰고왔다고 감히 생각하구요...
다음, 일방적인 사퇴선언 뒤에 안철수는 문재인의 선거운동을 돕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선거운동을 한 것입니다.
11월 23일에 후보사퇴선언을 한 안철수는 꽤 오랫동안 그의 의중을 표출하지 않은 채 뒷짐을 지고 있습니다.
12월 3일에 자신의 캠프 해단식에서 짧게 몇마디 하지만 이 또한 ‘정권교체를 위해 문재인 후보를 지원하겠다’는 정도의 발언이 아니라 자신의 사퇴 발언을 다시 확인한 정도였습니다. 안철수가 그런 언행을 했음에도 문재인 캠프 쪽이나 일반 유권자들도 안철수의 심기를 건드리는 말을 할 수 없었습니다.
12월 5일에 문재인 후보가 안철수 지지자들에게 사과를 한 후에야 회동의 약속을 받아들여서 6일날 두 사람이 만납니다.
하지만 그날 안철수가 날린 멘션은 고작 이런 것이었습니다.
“새 정치와 정권교체는 제 출발점이자 변함없는 의지다. 그런 국민적 소망 앞에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겠다.”
문재인후보측에서는 이런 정도라도 감사하다고 했지만 정작 야권 지지자들은 그런 말에 계속 목이 말랐습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친 후에야 7일날 선거운동 과정에 동참합니다.
첫 지원장소로 부산을 선택한 안철수에 대해 경향신문은 다음과 같이 보도합니다.
이어 찾은 부산역 광장에서 안 전 후보는 “어제 문 후보가 민주당 쇄신과 정치개혁에 대해 대국민 약속을 했다”며 “그 말씀을 듣고 새 정치를 바라는 지지자들을 위해 문 후보를 돕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새 정치를 바라는 국민들 때문에 제가 정치로 나왔다.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게 문재인후보 지지 유세입니까?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위한 운동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상황들을 그는 선거운동 내내 이끌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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