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유너머 weekly> 2012-07-05
‘기본소득’ 운동에 대한 한 의견
한국에서 요새 ’기본소득’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때가 많다. 나도 끼어 들어 많은 논의를 하고 싶다. 기본소득이란 것은 조건 없이 살아있는 사람에게 일정액의 현금을 주는 방법이다. 그것을 하려면 언청난 돈이 든다는 것은 사실이며 기존의 사고에서는 생각하기 힘든 방법이다. 그러나 내가 몇 년 전에 기본소득의 이야기를 처음 접했을 때, 당연히 의문스럽기도 했지만 너무 재미있는 방법이라고 느꼈고 많은 자극을 받았다. 내가 일본에서 대학교를 다닌 시절, 운동권에서 기본소득에 대한 이야기가 나기 시작한 무렵이었다(아마 학자들은 더 오래전부터 이야기를 했을 것이다). 내가 스스로 현장에서 기본소득을 호소하지는 아니었지만, 사람을 만날 때나 운동의 방침을 세울 때에는 많은 논의가 된 주제였다. 물론 운동 속에 반대파도 많았다. 그 이유는 아마 누구든지 이해할 수 있겠지만 그것보다 먼저 기존의 복지정책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장애인 복지 예산이 삭감된 현실이 있는데 왜 기본소득이냐고, 그러한 소리는 있을만한 것이며, 나도 장애인 복지 예산을 삭감해가는 일본정부에 대한 시위에 나섰기도 하고, 정부가 삭감한 액수를 지방차지체가 보장해라고 여러가지 했던 기억도 있다. 기본소득에 대해 의심을 가지는 사람은 많으며 그 이유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우리를 기운 나게 하는 방향으로 기본소득에 대해 말할 수 있는가.
나는 기본소득이란 방법을 알았을 때 충격을 받고 그렇게 되면 정말 좋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예산 문제를 이야기할 때 언청난 어려움이 생긴다. 그것은 한국에서든 어디에서든 마찬가지일 것이다. 기본소독에 대한 논의거리는 예산 문제가 많았다. 그것은 바로 다른 복지예산을 삭감하면서 기본소득의 예산을 만든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에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구도가 있다.
그러나 단순히 생각하면 알 수 있지만 기본소득을 정말로 하게 되면 현재의 국가예산으로는 할 수 없다는 것은 확실한 사실이다. 한국에서의 구체적인 액수는 모르겠지만 일본에서 월 8만 엔의 기본소독을 두입하면, 기본소득의 예산만으로 일본의 국가예산의 약 3배가 된다. 즉 일본에서 기본소득을 시행하려면, 일본의 GDP는 국가예산의 10배 정도가 되었기 때문에, GDP의 1/3 정도를 기본소득 예산으로 확보해야한다는 말이다. 기본소득은 국가예산의 틀에서 생각을 하면 실현불가능하지만 GDP로 보면 할 수 있다. 물론 우리가 일본국가에 요구 할 때 항상 예산 삭감을 호소했던 국방예산과도 비교가 안되는 액수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소득을 말할 때는 복지예산이나 국방예산과는 비교가 안되며, 어느 한편이 희생을 시켜야한다는 식의 논의는 할 수 없다. 그러니까 조건 없는 기본소득을 말한다는 것은 세금을 언청나게 인상시켜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부자에게 세금을 더욱더 내게 만들어야한다. (이 부분의 금액은 자료를 보면서 쓴 것이 아니라 옛날 본 책이나 친구들과의 토론의 기억에서 썼다. 그러니까 이 글의 금액을 그대로 인용을 하면 큰일이 날 것이다.)
그리고 다른 논의거리로 부자에게도 기본소득을 주느냐는 것에 있다. 나는 부자에게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극단적인 이야기가 되지만 물론 이건희 같은 사람에게도 그렇다. 저는 그가 삼성의 회장을 하면서 노동자를 잔인하게 착취하면서 돈을 버는 짓을 하는 것보다, 오히려 백수를 하는 것이 훨씬 한국사회에 공헌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건희는 한 사례이지만 내가 보기에 지금 한국사회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이 노동을 하고 있는 것 같다. 휴대폰 가게는 없어도 될 것이며 편이점이나 커피집도 이렇게 많이 필요 없다. 내가 보기에는 그렇게까지 일할 필요가 없을 터인데…라고 생각되는 직업이 많다. 그런 일을 한다면 백수를 하면서 한강의 강가에서 낯잠이나 자는게 얼마나 한국사회를 풍요럽게 하는가… 그런 생각이 될 때가 많다. 그러니까 기본소득이 되면 사회에서 불필요한 노동은 없어질 것이며 정말로 필요한 노동의 임금이 올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대학교에서 가장 힘들게 일하는 노동자는 청소원이나 경비원이다. 그러한 노동자의 노동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그러니까 나는 대학 교수보다 청소원이 급여가 높은 것이 올바른 급여체계라고 생각한다. 기본소득의 두입은 그러한 효과를 가져온다. 혹은 버스 운전기사, 미화원, 생활보호원 등, 우리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정말로 필요한 노동자들이야 말로 높은 급여를 받아야 한다. 기본소득의 역할은 여기에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으며 오히려 삼성 회장 같은, 사회적으로 없어도 되는 직업(없어도 될 뿐만 아니라 없애야 하는 직업이겠다)에 대해 천문학적인 급여가 지급되고 있는 이상한 사회이다. 이러한 이상한 급여체계를 바꾸기 위해는, 쓸모없이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기본소득을 요구하는 것의 중요함이 있다.
그리고 또 하나 내가 일본에서 기본소득에 대해 이렇다 그렇다 논의를 하면서 생각하게 된 것인데 결코 기본소득만을 요구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무슨 말이냐 하면 기존의 복지정책, 등록금 무료화 등의 소리와 함께 기본소득을 획득하는 운동이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에 예산문제를 말하기 시작하면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액수가 된다. 그런 이야기에서 흔히 빠져 버린 문제는 다른 예산을 삭감해서 기본소득예산을 확보해야한다는 논의다. 그런 논의를 하면 결코 안된다. 그것은 다른 과제를 가진 운동과 분열을 일으킬 뿐이다. 그러니까 나는 기본소득을 요구한다면 다양한 요구가 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구체적인 예로 내가 주장하고 싶은 것은 기본소득과 함께 의식주의 권리를 ‘기본의식주’로 주장하는 것이다. 먹는 것도 사는 것도 공짜로 제공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 주장은 결코 기본소득예산을 삭감해서 하는 일이 아니라 가본소득과 함께 요구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정부쪽은 항상 우리가 기본소독 같은 것을 요구하면 다른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나서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본소득이 투입 되면 돈이 가져본 적이 없는 시람도 돈을 가지게 되며 그 돈을 빼앗으려 하는 악독한 사람들이 많아지고 집값을 올리고나 밥값을 올리고나 할 것이라는 예산이 논에 보이기 때문이다. 나는 기본소득으로 도박을 할 자유는 물론 있다고 생각하는데, 기본소득의 돈을 빼앗으려고 악독 비지너스를 벌이는 사람들에게 대항할 작전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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