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의 이야기/생활

[스크랩] 1993 정태춘.박은옥 92년장마 종로에서

by 마리산인1324 2013. 11. 15.

 

 

 


92년 장마, 종로에서

 

작사.작곡.노래 정태춘

 

모두 우산을 쓰고 횡단보도를 지나는 사람들

탑골공원 담장 기와도 흠씬 젖고

고가 차도에 매달린 신호등 위에 비둘기 한 마리

건너 빌딩의 웬디스 햄버거 간판을 읽고 있지

비는 내리고

장마비 구름이 서울 하늘 위에

높은 빌딩 유리창에

신호등에 멈춰서는 시민들 우산 위에

맑은 날 손수건을 팔던 노점상 좌판 위에

그렇게 서울은 장마권에 들고

다시는

다시는 종로에서 깃발 군중을 기다리지 마라

기자들을 기다리지 마라

비에 젖은 이 거리 위로 사람들이 그저 흘러간다

흐르는 것이 어디 사람뿐이냐

우리들의 한 시대도 거기 묻혀 흘러간다

워, 워......

 

비가 개이면, 서쪽 하늘부터 구름이 벗어지고
파란 하늘이 열리면
저 남산 타워 쯤에선 뭐든 다 보일게야
저 구로공단과 봉천동 북편 산동네 길도,
아니 삼각산과 그 아래 세종로 길도

다시는, 다시는 시청 광장에서 눈물을 흘리지 말자,
물대포에 쓰러지지도 말자
절망으로 무너진 가슴들 이제 다시 일어서고 있구나
보라, 저 비둘기들 문득 큰 박수 소리로 후여,
깃을 치며 다시 날아 오른다 하늘 높이
훨... 훨...

빨간 신호등에 멈춰섰는 사람들 이마 위로
무심한 눈길 활짝 열리는 여기 서울 하늘 위로
한 무리 비둘기들 문득 큰 박수 소리로 후여,
깃을 치며 다시 날아 오른다 하늘 높이
훨... 훨... 훨... 훨...

 

참고자료

1. [대중음악 100대 명반]63위 정태춘·박은옥 ‘92년 장마, 종로에서’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mode=view&artid=200804101729465&code=900307

‘92년 장마, 종로에서’는 음반의 출생 자체가 시대의 모순에 대한 싸움이었다. 정태춘, 박은옥은 사전심의에 반기를 들며 1990년 ‘아, 대한민국…’을 비합법 테이프로 발매, 유통했다. ‘92년 장마, 종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후 서태지 ‘시대유감’ 사태를 거쳐 사전심의제가 위헌 판정을 받으며 사망했다. 그를 지지해왔던 음악인들이 이를 축하하는 페스티벌 ‘자유’를 개최했고, 두 음반은 합법CD로 발매됐다.

 

2.92년장마 종로에서

http://musicology.co.kr/?p=1226

 

 

 

출처 : 부산촛불방송
글쓴이 : 부산촛불방송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