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아의 노래
인간의 봄날은 짧았습니다
사랑도 잠깐이었지요
당신 어깨 위에 하염없이 날리고
또 날리던 꽃잎은
이제 다 어디로 갔을까요
한 치의 목숨에 어이 그리도 기나긴 시름을 지었던지요
나 당신께 죄도 참 많이 지었습니다
마음 오로지 하여
사랑을 믿지 못한 까닭에
이제 이렇듯 차가운 허공에 떠서 외롭다고
아, 외롭다고
어두운 눈물 글썽일 때
당신도 그 달 쳐다보고 있을까요
인간의 사랑을 믿지 못한 것은 아니었어요
그 사랑 가득차면 행여 남에게 넘칠까
다만 두려운 마음 이기지 못하였습니다
돌아가고 싶어요
이렇게 당신의 마음 밖에서
나는 차가운 달빛으로 날릴 때
저 지상의 따스한 한 점 불빛마저
왜 이렇게 눈물겨운지요
당신 참으로 착하고 따스했습니다
부디 용서하시어요
하마 오래 전에 우리가 떠나왔던 세상
그 천상의 봄날을 꿈꾸며
오늘도 그리운 당신께 안녕
용서하시어요...
정상일 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