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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산인 이야기/마리산인 마음

우크라이나 사태, 러시아는 나쁜가?

by 마리산인1324 2014. 3. 5.

우크라이나 사태, 러시아는 나쁜가?

 

'크림 전쟁'(Crimean War)이라고 알려진 제국주의 세력 간 추악한 전쟁이 19세기 중반에 일어난다(1853-1856). 전쟁의 대부분은 흑해의 크림 반도에서 행해지고, 주로 오스만 투르크와 러시아 제국이 싸움을 한다. 하지만 당대의 패권국인 영국과 프랑스가 러시아의 남진을 제지하려는 의도로 개입/지원함으로써 러시아를 패퇴시킨다. 이윽고 파리조약(1856년)으로 종전을 맞아 흑해 지역에 중립이 선언되어 러시아 제국은 흑해 인근에서의 영향력을 현저하게 잃게 된다.

21세기 현재에도 유사한 상황이 벌어진다. 외형적으로는 독재자 대통령과 그를 내쫓는 민중들로 그려지고 있지만 살짝 들여다보면 지정학적 이유로 인한 이 시대 패권국가들간의 이권경쟁에 다름 아니다. 러시아와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달콤한 제안에 흔들리는 우크라이나 민중과 정치인들 사이의 갈등이 부끄럽게 노정될 뿐이다.(이는 어쩌면 구한말의 우리나라와 너무 흡사하지 않나. 친러파, ...친미파, 친일파 등으로 갈라지던 자주적이지 못한 아픔의 시대....)

 

 


그런데,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한편으로 아쉬움이 있지 않을까 싶다. 역사적으로 무수한 민족들이 스쳐지나간 크림반도는 16세기 중반부터 오스만 투르크가 지배하게 되지만 18세기 말(1783년)에 이르러 러시아 제국이 크림반도를 병합한다(이랬으니 오스만 투르크가 러시아에 좋은 감정이 있을리 없었겠지..). 러시아혁명 이후에는 소비에트 연방에 포함된 자치공화국으로 존속되어 오다가 1954년에 흐루시초프에 의해 소비에트 연방의 일원인 우크라이나에 넘겨주게 된다. 소비에트 연방이 영원하리라는 생각에 이른바 ‘관리권’을 우크라이나에 넘긴 것이었다. 그런데, 영원할 것 같았던 소비에트 연방이 붕괴되면서(1991년) 우크라이나가 결국 독립을 하니, 크림반도는 자동적으로 우크라이나의 영토가 된다. 다만 양국 사이의 조약으로 세바스토폴의 러시아의 흑해함대와 그를 위한 러시아의 군사기지가 잔존하게 된다.

 

 
이런 견지에서 본다면 러시아로서는 억울하거나 아쉬움이 남지 않을까. 2000년 전에 자신의 선조들이 살던 땅이라며 쳐들어가 살고있는 못된 이스라엘놈들도 있는데... 게다가 1500여년 전에 고구려와 발해가 우리 땅이었기에 만주를 회복해야 한다고 떠드는 사람들도 있는데... 불과 20년 전까지는 러시아 영토였고, 적어도 200년을 지배하며 자신의 민족들이 다수 살고 있는데 그런 생각들이 안들까.

냉정한 국제관계에서 땅을 다시 돌려달라고 할 수야 없겠지만 미국과 서유럽의 영향력을 감쇄시키고 자신들의 지배력을 발휘하고픈 러시아의 심정이 이해되는 건 너무 감상적인가...? 미국/서방 일변도의 일방적인 외신들을 접하면서 드는 산골 촌부의 작은 저항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