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리산인 이야기/마리산인 마음

못난이 김치 유감

by 마리산인1324 2023. 3. 17.

 '못난이 배추/김치'.

지난 겨울에 충북도지사가 내놓은 아이디어다.

 

'밭에서 수확하지 못한 배추나 가공 과정에서 버려지던 배추로 저렴한 김치를 만들어 음식점 등에 공급하는 사업'으로, 도 지사는 중국산 저가 김치에 대응할 수 있는 이 프로젝트를 '김치 의병 운동'으로 명명했다.

 

그리하여 지난해 12월에 한국외식업중앙회 외식가족공제회 온라인 판매 첫날, 못난이 김치 10t(10㎏들이 1000상자)이 6시간 만에 동났고, 김치 가격은 10㎏ 한상자당 2만9000원으로, 시중가 3만5000원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높아 큰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 

 

그러더니 올해에는 "시·군, 재배농가, 참여업체, 농협 등이 참여하는 협의회를 구성해 못난이 김치 사업이 안정적으로 정착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표한다. 즉 충북도는 특수시책인 도시농부·도시근로자 일손이음 사업을 통해 업체에 인력을 지원하는 방법으로 생산비를 낮춰 김치를 저렴하게 공급한다는 계획이며, 계약재배 확대로 지역 농가들의 안정적인 농업경영을 돕고, 참여 업체 수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한다. 즉 이런  '못난이 배추/김치'를 상시 공급한다는 얘기이다.

 

이는 지난 해 충북도지사가 밝힌, 버려진 배추로 김치를 생산한다는 얘기와 결이 너무 다르다. 그때는 팔지 못한 채 밭에 널부러진 배추를 긍휼히 여겨서 그런 배추를 싸게 김치로 공급한다는 거였는데, 이제는 아예 계약재배를 통해 공급받은 배추로 김치를 생산해서 판매한다는거다. 도에서 선정한 6곳의 김치공장을 직접 지원하면서 한다는 건데, 이는 다른 일반 사업자들과도 형평이 맞지 않을 뿐더러 시장질서를 왜곡하는 행태일 뿐이다. 김치는 대규모 공장에서 공급하기도 하지만 농부들과 재래시장 한켠의 작은 반찬가게에서도 생산 판매한다. 

 

게다가 도지사가 간과한 또 하나는  '못난이 배추/김치'는 싼 배추로만 되는게 아니라는거다. 즉 배추보다 더 심각한 건 각종 양념 재료인데 그것도 싸게 공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정치인 도지사의 '말'에서 비롯된 보여주기식 정책의 전형적인 모습 중 하나가 바로 이 '못난이 배추/김치'다. 과연 농업을 모르는 그가 시장질서도 지키고 농업인들의 삶도 유지해줄 사람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

 

https://newsis.com/view/?id=NISX20221128_0002103047&cID=10806&pID=10800

https://www.inews365.com/news/article.html?no=754049

 

'마리산인 이야기 > 마리산인 마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별똥별 시)_딸아이의 만삭  (0) 2023.07.12
어떤 코메디  (0) 2023.07.12
진보와 퇴행...?  (0) 2023.03.17
강화 나들이  (0) 2022.05.02
산불 그 불안함  (0) 2022.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