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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이야기/농업정책

안성농협사업연합 좌초위기, 해법은…(한국농어민신문 061127)

by 마리산인1324 2007. 1. 3.

 

<한국농어민신문>

http://agrinet.co.kr/article_final.asp?ex_category=10&ex_part=&page=1&parent_file=sch.asp&ex_code=0000002708

 

 

안성농협사업연합 좌초위기, 해법은…

2006-11-27 
대표이사에 유통전문가 영입, 책임경영으로 방만운영 차단

쌀 유통·가공비 등 감축·경영 투명성 확보
농림부·지자체 생색내기 예산지원 개선을

지난 99년 전국 최초로 농산물 연합판매사업 조직체로 출범한 안성지역 농협사업연합(이하 사업연합)이 사업 7년째를 맞고 있지만 운영 부실화에 따른 만성 적자로 농가불신만 야기한 채 표류하고 있다. 특히 농민들은 농림부와 지자체, 농협 등이 전국 모델로 육성하기 위해 해마다 수백억원의 예산을 사업연합에 투입하고 있지만 농가실익은 커녕 오히려 피해만 가중시키고 있다며 사업연합의 근본적인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사업연합 출범배경과 추진과정=안성시의 12개 농협들은 소규모 경제사업과 난립하고 있는 농산물 개별 브랜드를 통합, 경제사업 규모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와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 지난 99년 10월 ‘안성지역 농협사업연합’을 조직, 출범했다. 이에 따라 2000년 사료 공동구매 및 장제사업을 시작으로 현재 포도와 배 한우·인삼·쌀, 대파·복숭아 등으로 연합판매사업을 확대, ‘안성맞춤’ 통합브랜드로 시장경쟁력을 강화했다.

이로 인해 사업연합의 ‘안성맞춤 쌀’ 등 농산물 브랜드는 매년 전국 단위 평가에서 대상을 차지하며 브랜드 가치가 업그레이드 됐다. 상근 직원도 참여농협에서 차출된 직원 등 50여명에 이르고 있으며, 지난해 3월에는 대기업 유통업체 전문 CEO를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운영 부실화와 방만 경영에 따른 만성적자=그러나 사업연합은 외형적으로만 성장했을 뿐 매년 경영적자가 발생, 농가피해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농민들은 사업연합 운영 의사결정권이 대표이사에게 없고 12개 참여농협 조합장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가 관장, 경영에 대한 책임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경제사업은 사업연합에 떠넘기고 돈 되는 신용사업에 치중, 결국 사업 부실을 초래했으며, 적자 발생시 각 농협이 이를 분담토록 규정, 농협이 적자를 메우기 위해 벼 수매가 등을 낮춘다는 게 농가들의 주장이다.

농민들은 방만한 쌀 판매 경영도 지적하고 있다. 사업연합의 쌀 유통·가공비용은 1포대(20kg)에 약8000원 정도로 외부 농협 평균 5000원에 비해 3000원 정도 비싸고, 각종 판매·인건비 등도 상대적으로 높아 올해 쌀 판매비용(가결산)은 총 18억3400만원에 달하고 인건비 7억2500만원, 공통관리비 2억5000만원 등 방만한 운영으로 적자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에 사업연합은 쌀 판매 적자보전을 위해 올 자체 벼 수매가를 도내 최하위인 포대당(40kg) 4만8000원으로 결정한 반면 비사업연합인 양성농협과 최근 사업연합을 탈퇴한 서안성농협(공도·원곡)은 각각 5만2000원에 수매해 대조를 보였다.

이밖에 올해 배 매취사업 유통·마케팅 부실에 따른 8억원의 적자와 CJ푸드 학교급식 식중독 파동으로 채소 수매 중단에 따른 농가피해 야기 등이 일어났다. 이에 따라 사업연합 대표이사는 1년3개월만에 사퇴하고 6개월 근무한 전무도 전출됐으며, 최근 일죽농협은 조합원들이 탈퇴할 것을 권고하는 등 파국을 맞고 있다.

사업연합의 파행운영은 행정기관의 부실한 사후관리와 퍼주기식 예산지원으로 화를 키웠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농민들은 농림부와 지자체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사업연합의 ‘안성맞춤’ 브랜드 파워는 급신장하고 있지만 ‘농민들은 굶어죽고 있다’며 쓴 소리다.

안성농민회 이관호 부회장은 “농민들은 사업연합 때문에 죽어가고 있는데 농림부와 안성시, 농협은 사진 찍고 상 받으며 생색내기에만 혈안이 돼 있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대안은 없는가=사업연합은 최근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운영개선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대안 없이는 사업연합의 존립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연합의 한 조합장은 “비용이 많이 지출된 부분을 줄이는 등 방만한 운영으로 지적되는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며 “특히 책임경영이 실천될 수 있도록 대표이사에게 경영권을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조합장은 또 “안성사업연합이 우리나라의 맨앞에서 선도적으로 풀어가려니 많은 고충이 따른다”며 “연합사업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유통·마케팅 전문가를 대표이사로 영입함은 물론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해 임직원들에게 교육을 강화하는 등 대안마련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동희 시장은 이날 농민들과 간담회를 통해 사업연합의 투명·내실경영 개선을 위해 시와 사업연합, 농민단체가 참여하는 농정발전 토론회를 개최하고, 사업연합 운영공개 및 농협 조합장들과 벼 수매가 재협상 추진 등을 약속했다.

제1908호/ 협동조합/ 이장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