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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 농업 보조금 지원 없애자 시장으로 눈 돌려 [중앙일보]
뉴질랜드 농업 경쟁력은 …
뉴질랜드 북섬의 목초지 팔머스톤 노스. 뉴질랜드농민연합의 전 회장이자 현 농업 홍보대사인 앨리스테어 폴슨의 농장이 있는 곳이다. 양과 소를 키우는 그의 농장은 휴대전화도 터지지 않는 벽촌이다. 농장에 들어가는 길은 비포장도로였다. 그러나 폴슨은 뉴질랜드는 물론 유럽과 북미의 낙농 및 목축업 동향과 가축.유제품 시세를 훤히 꿰고 있다. 인공위성을 통해 초고속 인터넷망에 접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수시로 시장 정보와 국제 시세를 내려받아 분석하는 게 그의 중요 일과다. 폴슨은 "시장이 원하는 것을 끊임없이 추구한 게 뉴질랜드 농민이 비슷한 자연조건의 호주나 유럽.남미 농민과 경쟁해 살아남은 비결"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뉴질랜드 농민이 처음부터 이처럼 소비자 지향적인 것은 아니었다. ◆ 갑자기 닥친 위기=1973년 뉴질랜드는 위기를 맞았다. 주력 산업인 농산물의 수출 길이 막혀 버린 것이다. 뉴질랜드 농산물을 거의 전량 수입했던 영국이 유럽경제공동체(EEC)에 가입하면서 이웃 유럽국가에 농산물 시장을 연 때문이었다. 농민들은 아우성쳤다. 농민 표를 의식한 정부는 농업보조금을 확 늘리는 조치로 농심 달래기에 나섰다. 마릿수를 기준으로 보조금이 지급되자 농민들은 양과 소를 마구 늘렸다. 시장의 수요나 품질은 관심 밖이었다. 가축 공급이 늘어나 시세가 떨어지면 정부가 나서서 가축을 수매했다. 폴슨은 "일단 농장 밖으로 가축을 내고 나면 시장에서 어떻게 되든 아무도 상관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83년 정부보조금이 농가 소득의 35%를 차지했다. 양.소를 사육하는 농가는 소득의 절반을 보조금에 의존했다. ◆ 개혁으로 거듭난 농업=보조금 때문에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뉴질랜드 경제는 파탄 위기에 놓였다. 84년 집권한 노동당 정부는 바로 농업보조금 수술에 나섰다. 직접보조금은 1년 만에 모조리 없앴다. 간접보조금도 3~4년의 유예기간밖에 주지 않았다. 폴슨은 "84년 전국농민연합 대표자회의에서 격론이 벌어졌으나 경제 파탄을 막기 위해선 개혁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결론이 났다"며 "살아남기 위해 농민 스스로 구조조정에 나서야 했다"고 설명했다. 농민들은 우선 방만하게 늘렸던 가축 수부터 줄였다. 80년대 7000만 마리에 달했던 어린 양은 2000년대 4000만 마리로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 고기와 양모 생산량은 오히려 늘었다. 품종을 개량해 마리당 체중과 양모를 늘리고 성장 속도를 빠르게 했기 때문이다. 시장에도 눈을 돌렸다. 유럽에서 사슴 고기가 인기를 끌자마자 사슴 사육 농가가 늘기 시작했다. ◆ 한국은=93년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 이후 농업.농촌에 쏟아부은 돈은 84조원에 이른다. 그러나 2004년 기준 한국의 전업농 비중은 여전히 63.3%에 이르고 쌀 등 식량작물 의존도가 67%다. 농민 표를 의식해 쌀 수매가를 계속 올린 정책이 농민들로 하여금 비효율적인 쌀 농사에 매달리게 한 결과다. 뉴질랜드와 한국 농업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농업 환경이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은 뉴질랜드에서조차 보조금은 농업 경쟁력을 올리기는커녕 깎아내렸다. "농민에게 필요한 것은 고기가 아니라 고기 잡는 방법이다." 혹독한 구조조정을 이겨낸 폴슨이 한국에 던져주는 조언이다. 뉴질랜드=정경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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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05 04:44 입력 / 2006.07.05 06:5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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