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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사상 이야기/종교

피에르 신부가 남긴 `사랑‘(경향신문 070124)

by 마리산인1324 2007. 1. 25.

 

<경향신문> 2007. 1. 24

http://www.khan.co.kr/kh_morningmail/khan_mail_view.html?artid=327&code=001

 

 

피에르 신부가 남긴 `사랑‘


`살아있는 성자"로 불렸던 피에르 신부가 지난 22일 선종했습니다. 프랑스인들 사이에서 최고의 휴머니스트로 불렸던 피에르 신부는 상류층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19세에 모든 유산을 포기하고 수도회에 들어갔답니다. `엠마우스"라는 빈민구호 공동체를 만들어 평생을 집 없는 사람과 소외된 사람을 돌봤습니다. 세계인의 사랑과 존경을 받던 피에르 신부를 기억하며 그가 남긴 글에서 사랑의 의미를 더듬어 봅니다.

‘사랑’은 사람들이 그 앞에서 아예 입을 다물거나 아니면 한도 없이 천년이라도 떠들 수 있는 그런 말이다. 사랑에는 한계가 없다. 그것은 완벽한 것이기 때문이다. 사랑은 영원하신 하느님의 ‘존재’ 그 자체이다.

우리가 사랑을 하려면 자유로워야 한다. 자유가 없는 곳에 ‘사랑’이 있을 수 없으며, 우리에게 자유가 주어진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사랑하기 위해서인 것이다!

인생은 사랑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주어진 얼마간의 자유시간이다. 우리가 배우길 원한다면 말이다.

언젠가 한 어린 소녀가 엄마에게 이렇게 말했다 “엄마, 교리에 대해 설명해주신 걸 듣고 나니 하느님이 인간에게 자유를 준 건 실수라는 생각이 들어요. 자유가 없었더라면, 인간들이 자신들에게 강요되는 법에 복종해야 했더라면 그 많은 범죄들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 아니에요.” 그러자 소녀의 엄마는 이렇게 딸을 이해시켰다. “그래, 그랬더라면 아마 악은 없었겠지. 하지만 너는 널 사랑하는 엄마를 갖지도 못했을 것이고, 너도 엄마를 사랑할 수 없었을 거야.”

우리가 진정으로 소유하는 것은 우리가 줄 수 있는 것뿐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는 소유자가 아니라 소유 당한 자일 뿐이다.

하느님은 전지전능한 통치자가 아니라, 전지전능한 포로다. 세상이 사랑의 정점에 이를 수 있도록 당신께서 이 세상 꼭대기에 창조하신 자유들의 포로 말이다.

-‘피에르 신부의 고백’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