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간사제가 시행되면서 마을에 거주하는 젊은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 한구석이 든든합니다.”
지난해 3월6일 전북 진안군에서 시행돼 올해로 1년을 맞고 있는 마을간사제가 농촌마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마을간사제는 진안군이 전국 지자체 가운데 최초로 마을 개발과 귀농 선진지 만들기 일환으로 12개 시범마을을 대상으로 추진한 신활력사업.
공개모집을 통해 선발된 마을간사는 으뜸마을가꾸기사업과 녹색농촌체험마을 등 정부지원사업을 추진하는 마을에 배치돼 ▲마을개발 관련사업 활성화 ▲마을 단위 체험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 ▲마을 사무관리 및 컨설팅 ▲농산물 유통망 확충 및 마을 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농업인 최정웅씨(67·진안군 부귀면 황금리 방곡마을)는 “마을간사가 복잡한 문서작성이나 회계처리 등을 대신해줄 뿐 아니라 마을의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등 고령화된 농촌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을간사제가 시행되면서 농가소득도 증대됐다. 진안읍 가막리의 경우 마을간사가 지난해 제초제 대신 부직포를 사용하는 등 친환경고추 생산을 제의해 역병 피해를 최소화했고, 무농약인증을 받은 율무를 예년보다 높은 값에 파는 등 농가소득을 높였다.
마을간사제는 또 귀농자의 정착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의 하나로 제시되고 있다. 마을간사는 지자체로부터 한달에 90만~100만원의 수당을 받아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고, 마을주민들과 마을공동사업을 진행하면서 귀농에 필요한 각종 정보를 손쉽게 체득하는 등 농촌생활 적응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
경기도 출신인 진안읍 가막마을 곽중근 간사(50)는 “올해 마을 주민이 무상으로 마련해 준 밭에 집을 짓고 가족과 함께 농촌에 정착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가막마을을 국내에서 가장 잘 사는 농촌 마을로 만들 작정”이라고 말했다.
진안군은 마을간사제를 귀농 희망자들이 농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하나의 모델로 육성해간다는 방침이다.
구자인 진안군 정책개발팀장은 “간사들의 전문성을 살려 농산물 가공 및 서비스 등 전문분야에 종사하면서 농촌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마을간사제를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안=양승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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