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농사 이야기/농업정책

기후변화에 따른 농작물 재배 지각변동(농민신문 070314)

by 마리산인1324 2007. 3. 15.

 

<농민신문> 2007/03/14

http://www.nongmin.com/article/ar_detail.htm?ar_id=135129&subMenu=point

 

 

기후변화에 따른 농작물 재배 지각변동

 

기후변화적응 작물생산기술 필요

최근 국내농업 생태계가 지구 온난화 등에 따른 지속적인 기후변화로 급변하고 있다. 주요 농작물의 재배 적지가 변하는 것은 물론 농업 생산의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다. 더구나 기후변화가 빈번한 기상이변과 농산물 생산 감소 등을 가져오는 데다 출하시기 등 농산물 유통에도 영향을 주고 있어 적극적인 대비가 필요하다.



◆농업 생태계 급변=농작물 재배환경 중에서도 기상환경은 작물의 생육과 밀접하다. 농작물 생산은 기상환경 조건이 좋고 나쁨에 따라 작황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농작물 재배 적지가 북상하고, 외래식물 침입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등 곳곳에서 기후변화 영향을 받고 있다.

외래 식물종은 토착종을 몰아내고 멸종까지 몰고 온다. 이미 우리 농업생태계에 아열대나 열대 잡초가 침입해 잡초 방제가 복잡해지고 어려워진 것도 이 때문이다.

곤충들의 번식력도 왕성해지면서 이미 벼 줄무늬잎마름병이 남부지방에서 서해안을 따라 인천 강화까지 북상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화명나방은 열대지방처럼 발생주기가 사라지면서 벼 재배기간에 언제든지 발생하는 해충이 될 수 있다.

◆농작물 재배에도 큰 영향=열대작물인 벼는 온도가 높아지면 재배 가능지역이 확대되지만, 현재보다 생산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벼는 기후변화에 따라 연평균 기온이 높아지면서 재배지대가 조생종은 중생종으로, 중생종은 만생종으로 바뀐다. 농진청은 온도가 상승해도 현재의 재배시기가 유지된다면, 쌀의 생산량은 등숙기 고온 때문에 20~30% 줄어들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온난화 기후에도 현재의 수량을 유지하거나 더욱 안전한 생산을 하려면 상당한 대응기술이 필요하다.

보리도 재배 한계지가 북상하고 있다. 가을보리의 경우 재배한계선이 해안선을 따라 경기 수원, 충북 충주까지 올라왔다. 해안은 겨울이 내륙보다 덜 춥기 때문이다.

사과·배는 꽃피는 시기가 빨라 지고, 꽃이 완전히 필 때까지의 소요 일수가 짧아지고 있다. 더구나 기온이 상승할수록 납작한 사과의 생산이 증가하고, 착색도 불량해져 품질 저하가 예상된다. 이 같은 품질의 변화는 재배적지에도 영향을 준다. 농진청은 연평균 온도가 3℃ 상승하면 현재 사과 재배면적 2만7,000㏊는 1만5,000㏊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주도에서만 재배되던 원예작물이 남해안지역으로 북상하고 있는 것도 기후변화 영향 때문이다. 제주 명물인 〈한라봉〉이 전남 고흥과 경남 거제 등지에서, 월동배추는 전남 해남지역에서, 겨울감자가 전북 김제에서 재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감귤은 연평균 기온이 2℃ 올라가면 재배지역은 해발 200m 이하 해안이나, 평지에서 250~350m 중간지 및 산지로 변화할 수 있다. 감귤 재배지는 이에 따라 전남북과 경남북 평야지대로의 북상도 예상된다.

◆치밀한 대책 마련을=기후변화에 적응된 작물 안정생산기술을 개발하는 등 농업생산과 생태계 변화에 따른 치밀한 대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기후변화 영향에 따른 농작물 생산성 영향을 평가하고, 병해충이나 잡초 생태변화 연구 등이 이뤄져야 한다.

이정택 농진청 환경생태과장은 “지구 온난화가 계속 진행된다면 농작물의 안정생산과 품질향상을 위해 농업기상·재배법·품종육성의 방향 전환을 해야 한다”면서 “기후변화에 대비해 재배적지 선정을 위한 시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농작물 수확이나 출하시기가 빨라지는 추세에도 대응하는 출하관리가 필요하다. 김경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채소류는 품질을 유지하면서 수급을 안정시키는 방향으로 수확시기를 조절하고, 저장물량과 신규 출하물량 간 출하시기가 겹쳐 홍수출하 가능성이 있는 경우 저장물량 비율을 조절해 출하시기를 분산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상의 급격한 변화예측 정보가 농가에 신속하게 전달돼 농가들이 이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시스템 개선도 지속돼야 한다.

이종순 기자 jongsl@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