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괴산 이야기/괴산 소식

괴산군이 쪼그라 든다(충북일보 070517)

by 마리산인1324 2007. 5. 18.

 

<충북일보> 2007.05.17 오후 10:57:06

http://www.cb365.co.kr/news/news/news_view.asp?page_id=11&idx=18743&gidx=18743&page=&lpp=1&cb_type=cb7&cb_type2=증평/진천/괴산/음성

 

 

 

 

괴산군이 쪼그라 든다

충북 지자체중 하위권… 깊어가는 고민

 

 

장날나가봐야장꾼들뿐…‘침체’눈으로,“오죽했으면 음주문화상까지”긍정론도,학생중앙군사학교 유치 등에 실낱 희망
[사진설명] 괴산군이 도내에서 인구 감소세가 심화됨으로써 경기위축이 크게 두드러져 군의 활성화 고민이 커지고 있다. 괴산읍내의 아파트 공사 현장이 썰렁해 보인다.
충북 괴산군이 ‘음주문화상’ 논란을 겪으면서까지 지역경제 활성화에 목을 매는 이유는 뭘까. 지역의 고립에 따른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괴산읍의 경우 평일 오후 8시만 넘으면 사람 구경하기가 힘들다. 공무원들이 출근하지 않는 주말과 휴일이면 썰렁함의 정도는 더욱 심해진다. 그러다 보니 지역경기는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기업기반도 다른 시·군에 비해 열악하기 이를 데 없다. 나름대로 기업이나 대학 유치 등에 사활을 걸고 있으나 생각대로 되지 않고 있다. 그나마 최근 유치가 결정된 학생중앙군사학교에 모든 것을 걸 만큼 절박하다. 충북일보는 이에 따라 괴산군 현지를 직접 방문, 음주문화상 논란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반응과 지역경제 상황, 향후 대책 등에 대해 점검해 봤다. <편집자>

괴산군이 어떤 곳인가.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이 상징이다. 공기와 물을 팔 수 있을 정도로 청정지역이다. 충북의 중앙부에 자리, 산자수려한 ‘청정’의 대명사다.

그러나 이 같은 자연환경적 장점은 지역경제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경관 수려한 지역이 국립공원에 속해 실질적 경제소득이 없기 때문이다. 지역 주민들이 속리산 국립공원에 포함된 일부 지역의 국립공원 해제를 요구했을 정도다.

[사진설명] 지지부진해 군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고 있는 중원대학 공사현장 이정표.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촌로의 푸념은 괴산지역의 사정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

“장날이라고 나와 봐야 장꾼들과 동네 사람뿐 여. 예전 같으면 각종 농산물을 사려고 몰려든 외지인들로 북적였는데 그런 모습은 이제 찾아 볼 수가 없어. 국밥집에 들러 탁배기 한 잔을 하려 해도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 그냥 돌아가는 중 여.”

괴산군의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음주문화상까지 제정해가며 난리를 쳤지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시민단체 활빈단(대표 홍정식)원들은 괴산군청을 방문, 임각수 군수에게 ‘해괴한 상(賞)을 제정함으로써 대한민국 공직자와 3만 괴산군민의 명예를 실추시킨 괴산군의 행위를 규탄한다’는 내용의 음주문화상 중단촉구 항의문까지 전달했다.

괴산군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순전히 애향심의 발로에서 비롯된 일인데 너무하다는 것이다. 생각하기에 따라 기발한 아이디어일 수 있는 데 봉변을 당한 꼴이 됐다는 설명이다.

주민들의 입장은 긍정과 부정으로 양분돼 있다.

[사진설명] 지난번 음주문화상 제정에 항의, 활빈단의 방문을 받고 대화를 나누고 있는 임각수 군수.
박모(50·괴산읍 읍내리)씨는 “오죽 경기가 안 좋고 시장 활성화가 안 되면 군수가 나서 음주문화상까지 제정했겠느냐”며 “다 지역을 살리기 위한 고육책이었을 것”이라고 두둔했다.

하지만 안모(63)씨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마음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술을 잘마시는 공무원에게 상을 준다는 것은 동료 간 위화감 조성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 바람직하지 않은 발상”이라고 질타했다.

지역 경제를 살려보고자 하는 괴산군의 입장을 이해할 순 있다. 취재과정에서 확인한 임각수 군수의 각오만 보면 그렇다. 그만큼 괴산군의 경제 활성화는 시급하다.

괴산군은 이미 65세 노인인구가 25%를 넘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했다.

경제기반 역시 좋지 않다. 공장 수는 174개로 인근 음성군의 1천300여개와 큰 대조를 이룬다.

괴산군이 야심차게 진행하던 진로공단 조성은 이미 물 건너갔다. 중원대 설립 역시 10년 넘게 지지부진이다. 여기에 달천댐 건설 문제가 지역주민들을 양분시키고 있어 이래저래 어렵다.

그러나 괴산군은 포기하지 않고 있다. 민선1,2,3기 시절 시도됐던 몇 가지 사업들이 폐기되거나 난항을 겪고 있지만 민선 4기 괴산군은 의욕에 차 있다.

괴산군은 올해 군정목표를 ‘기업유치 경제기반 구축 및 경쟁력 있는 농·축산업 육성’으로 삼고 있다. 우선 군 교육기관 유치를 지역경제를 일으키는 지역개발 사업으로 정하고 일관되게 추진, 학생중앙군사학교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미래를 위한 군 발전전략으로 ‘괴산혁신비전2010’ 전략을 수립, 지역발전 성장 동력 창출을 위해 ‘충북아젠다2010’과도 연계시키고 있다.

그러나 괴산군의 경우 최대 장점인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을 이용한 관광레저산업 유치에 집중해야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음주문화상까지 제정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몸부림치는 괴산군의 몸부림은 충북의 몇몇 기초단체의 자화상이다. 따라서 괴산군은 이제 단기간의 일회성 성과보다 중장기적 계획으로 미래 비전을 실천할 수 있는 기반 다지기에 집중하는 일이 중요하다.

<함우석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