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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 이야기/괴산 소식

흔들리는 충북도의회(중) (새충청일보 070620)

by 마리산인1324 2007. 6. 21.

 

<새충청일보> 2007년 06월 20일

 http://www.ccilbo.com/

 

 

흔들리는 충북도의회 (중)
집행부와 갈등 후유증 속 볼썽사나운 '이전투구'만

 

남경훈 기자 namkh@ccilbo.com

 

 

승자는 없고 패자만 남은 지난 1년

5·31지방선거가 끝나고 가장 우려됐던 부분은 집행부와 도의회의 밀월관계였다.

자치단체장의 소속당과 지방의회 다수당이 거의 일치됐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31명 의원중 무려 27명이나 될 정도로 충북도의회와 의장단을 장악했고, 같은당 소속 정우택 지사를 얼마나 견제하고 감시할 수 있을지 의문이 많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의문과 걱정은 한나라당의 대선 후보를 뽑기 위한 경선정국에 휘말리면서 엉뚱한 결과로 나타났다.

도의원 자체가 일정 지역구에서 표를 얻고 활동을 하는 정치인이다 보니 본인의 장래가 걸린 당내 경선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된 상황에서 의원들 스스로 운신의 폭은 넓지 못했다.

그러나 이런 정치적 역학관계를 떠나 충북도와 의회간의 갈등은 애초부터 문제였다는 것이 주변의 분석이다.

우선 의원들이 자신의 주장을 자유롭게 개진하는 5분발언을 통해 집행부와의 껄끄러운 관계가 촉발됐고, 여기에 집행부의 의회 경시풍조도 한몫 더해 가면서 확대 재생산돼 왔다.

지난해 12월 도의회 정례회 폐회식에서 민경환 의원(한나라·제천 2)이 5분발언을 통해 공공기관 분산배치 문제를 놓고 정 지사에 대해 양두구육(羊頭狗肉)이란 표현을 써가며 강하게 공격했고 이에대해 정 지사가 험악한 소리로 이를 맞받아치면서 집행부와 의회의 냉각기류는 본격화됐다.

이어 1월에 열린 의회에서 김양희 복지여성국장과 관련, 최미애의원(열린우리당·비례대표)역시 5분발언을 통해 인사위원장인 이재충 행정부지사를 겨냥한 강한 질타에 대해 당사자인 이 부지사가 최 의원을 직접 찾아가 폭언성 발언을 퍼부으면서 의회와 집행부간의 갈등은 표면상 최고조에 이르렀다.

이에대해 의회는 집행부의 의회 경시풍조가 도를 넘었다는 판단에 따라 강하게 시정을 요구했고, 정 지사가 직접 의장을 찾아 사과하는 등 봉합의 국면으로 접어드는 듯했다.

그러나 이같은 대립양상은 지속돼 이필용 행자위원장이 자유발언을 통해 또다시 충북도의 보은 정실인사를 들고나오면서 불거지기 시작, 결국 인사검증 사태로 접어들게 됐다.

이 위원장의 발언수위가 높다고 판단한 도측은 즉시 반박 기자회견을 통해 정당성 확보에 나선 반면, 의회는 집행부의 반박 태도 자체에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다가 결국 인사특위 구성 문제가 거론됐으며, 양측간의 공방은 치열하게 계속됐다.

이런 공방사태는 결국 지난 18일 열린 인사검증 요구 재의안에 대한 표결로 결론 지어졌으나 그 과정에서 집행부와 의회에 남은 감정의 골은 깊어 질대로 깊어진 상황이다.

집행부와 의회의 대립각이 이처럼 첨예화되면서 의회가 전문직 3명에 대한 채용 역시 타 시·도가 모두 임용을 마무리진 것과 달리 아직도 해결하지 못하는 등 후유증으로 남아 있다.

또 지난달부터 한나라당 경선레이스가 본격화 되면서 의원들간의 등을 돌리는 사태가 발생, 결국 어떻게 봉합해야할지조차 지금으로써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하는 지경이다.

결국 집행부와 도의회의 지난 1년간 평가에 승리는 없고 패자남 남았다는 것이 도청이나 의회 주변의 시각이다.

타 시·도의원들이 상임위별로 팀을 구성, 정부 예산을 따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과 달리 충북도의회에서는 정치적인 욕구와 개인적인 사정들로 인해 이전투구만이 존재하는 볼썽사나운 모습만 남아 있다는 평가다.

이제 집행부와 의회는 갈등과 대립을 벗고 지방자치를 뿌리내리는 톱니바퀴라는 가장 기본적인 원리에 충실해야할 때라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2007년 06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