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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세상 여행

[스크랩]네덜란드 여행 일곱쨋날 그리고 떠나온 날 얘기

by 마리산인1324 2007. 7. 19.

 

http://blog.yes24.com/document/666012 에서 퍼오다

 

 

네덜란드 여행 일곱쨋날 그리고 떠나온 날 얘기

 

 

네덜란드 여행의 막은 서서히 내려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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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마지막 암스테르담에서의 추억을 멋지게 장식하자고 오랜 전부터 벼르고 별렀기에
다른 날과 비교해 조금 일찌감치 시내로 기차를 타고 나가선 기차역에 도착하자마자 운하를
도는 유람선 선착장으로 갔다.  밤에 운치있게 와인을 마시며 치이즈 시식이 준비되어있는
일명 '촛불 유람'이 2시간 코스에 한 명당 25 유로씩인데 우린 가져간 쿠폰으로 15% 할인
받아 일단 예약을 했다.

 

그리곤 곧장 전차를 타고 지난 번 반고호 뮤지엄 갔을 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가 보지 못
한 '릭스 뮤지엄'으로 갔다.  바로 같은 정류장에 있고 사실 정류장 바로 앞에 있는데 지난
번에는 반고호 그림을 먼저 보고 싶어 미룬 것이었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사람들 서 있는
줄이 아주 길게 늘어져 있었고 워낙 기다리기 싫어하는 남편은 이럴 줄 알았으면 주 중에 오
는 건데... 하면서 계속 궁시렁이다.  이그!~  증말 줄 서기 싫어하는 게 어느 나라 사람보다
더 하다니까... ㅎ  웬 참을성이 그리도 없는지.  그럴 땐 대꾸를 안 하고 딴청을 피우는 게
그 동안 살아본 내가 터득한 대응법이다.  그래서 그냥 나는 가만 있었다. ㅋ

 

사람들 붐비지 않게 뮤지엄으로 들어가는 것부터 명 수를 정해서 들여보내기에 좀 시간이
더 걸리는 것이었는데 막상 들어가 보니 두꺼운 외투도 다 벗고 들어갈 수 있게 배려하고
또 여긴 반고흐 뮤지엄과 달리 사진도 플래쉬 없이 찍을 수 있게 해서 반가웠다.  사람들이
역시 주말이라 많긴 많은데 그래도 천천히 여유를 가지며 돌아보기로 했다.

 

사실 어느 그림이 유명한 건지 잘은 모르지만 그렇다고 일일이 다 세세히 볼 수도 없고 주로
오디오 설명이 붙어있고 그것도 한 개가 아니고 두 개 붙어있는 걸 더 유념해서 설명까지
읽으며 살펴봤다.  렘브란트 400주년 기념이라 특히 그의 작품 위주로 전시가 되고 있었는데
나는 그가 또 드로잉까지 했던 화가였는 줄은 첨 알게 되었다.

 

오늘은 사실 비가 좀 주적주적 내렸는데 그래도 이런 날은 또 이런 날대로 운치있기도 하지
만 돌아다니려면 좀 애로가 있기도 한데 다행히 관람을 다 마치고 나왔을 땐 거의 비가 멈
춰가는 듯 하더니 역시 좀 걷다보니 완전히 멈췄다.  우리는 조금 출출해져서 여기 저기를
기웃거리다가 이런 날에 또 딱인 국물을 먹을 수 있는 일본식 '라면, 우동'집이 있기에 거기
로 들어갔다.  실내도 재미있게 설계가 되어있었고 적절히 잘 선택한, 시원한 라면국물을
먹고 나오니 기운이 났는데 또 배가 부르다보니 조금씩 졸음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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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와 위핑크림을 얹은 따끈따끈한 와플을 길거리에서 맛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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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잔을 하려고 커피숍에 들어가려 했더니 남편 말이 여긴 커피숍의 의미가 좀 다르단다.@#$%

 

조금 전까진 힘이 나는 듯 했는데 얼마 못 가 식곤증인지 뭔지 모를 피곤함이 몰려와 과연
이러다가 촛불 유람이고 뭐고 다 망치는 거 아닌가 걱정이 슬슬 되기 시작했다.  설상가상
으로 그림 감상한다고 한참 걷고 또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더니 발도 아파오면서 도저히 못
견딜 정도가 되었다.  그 간의 피곤이 누적되어 더 그런 듯 한데 아무래도 쉬어야 할 듯
해서 길가에 있는 베이커리에 들어가 남편은 커피를 시키고 나는 따끈한 카모마일 차를

마시다가 나도 모르게 깜박 잠이 들었다. 

 

그대로 앉아 다리를 의자위에 올려놓곤 턱을 괴고 잠 들었는데 깜짝 놀라 눈을 떠 보니 한
15분 정도를 잔 거였다.  종업원들도 날 보면서 이해한다는 듯 웃어주고 남편은 어쩜 그리도
순식간에 단잠을 잘 수 있느냐고 부러워한다.  워낙 예민해서 그런 건 꿈도 못 꾸는 사람이
기에... ㅎ  그렇게 잠깐을 눈 붙였다 떴는데도 기운이 되살아나는 듯 했고 실지로도 훨씬
몸이 개운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중앙역에서 가까운 유람선 선착장으로 향하다가 이제 암스테르담에서의 마지막이 확실한
특별한 소스 맛의 감자튀김 집을 들러 한 봉다리 또 사 들고는 먹으면서 걸어갔는데 라면을
먹을 땐 분명 늦은 점심으로 하고 저녁을 따로 먹자 했었는데 피곤해서 그런지 입맛도 없고
또 이것저것 주전부리를 해서 저녁을 못 먹게 됐는데 촛불 유람 하는 곳에 막상 도착해보니
와인과 치즈 뿐만 아니라 포도, 넛 종류 그리고 바게뜨까지 꽤 푸짐하게 준비가 되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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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사람들이 줄 서서 기다리는 특별한 소스 맛의 감자튀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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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람선 타려고 줄 서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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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그야말로 따뜻한 곳에서 편하게 쉴 수 있겠다 하면서 자리를 잡고 앉으니 정신이
말똥말똥해진다.  가이드가 동반하는 크루즈라 우리 배에는 영어와 이탤리어로 설명을 해

주는 안내자가 동승했고 밤으로의 긴 여로를 향해 유람선은 마침내 출발했고 모두 기대감

으로 조금은 흥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프랑스 파리에 갔을 때도, 이탤리의 베네치아

갔을 때도 혼자여서 유람선은 타 보질 못했고 한국에서도 역시 밤의 유람선은 타 본 적이
없었기에 나 역시 그랬고…

 

신기한 것은 운하에 떠 있는 수상가옥인데 그 자체가 특별하다기 보다는 그게 뭐가 그렇게
인기있을 이유가 있는 것인지 가이드의 설명에 의하면 가격이 무척 비쌌고 세금도 어마어마
했다.  실내가 훤히 들여다 보이는 집이 대부분이었는데 남편 말로는 자랑하고 싶어서일꺼
란다.  후후…  사진을 잘 찍어보려고 했는데 유리창에 가려져있고 또 움직이는 배 안이라
생각만큼 사진이 잘 나오지 않아 좀 속상했다.  이웃분들께 보여드려야 하는데 말이다.^^

 

동승한 사람들도 거의가 커플인데 다들 와인잔을 기울이며 그들만의 낭만적 추억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고 우리 또한 네덜란드의 유명한 치즈를 맛보는 등 열심히 주워먹고 낭만적
정취에 빠져들었다.  와인을 거의 못 마시는 나도 반 잔이 안되게 따라놓곤 노력해 보았고
포도와 치즈와 와인을 함께 즐기는 유럽식을 흉내내보니 다른 때보다는 그다지 쓰지 않은
듯도 싶으면서 조금 마시게 되었다.  역시 사람은 분위기에 약한 동물이 맞나보다. ㅎㅎ

 

그렇게 유람선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니 바로 옆에 있는 중앙역과 선착장이 가까워 너무
좋았고 우리는 곧장 역으로 가서 호텔로 돌아오는 기차를 기다리다 돌아왔다.  늘 같은
시간에 일하러 갔던 남편은 잠이 올까 하더니 샤워를 마친 후 조금 있다 보니 코 고는
소리가 들리면서 넘 다행스럽게 숙면을 취하고 있었다.  이제 내일이면 그리운 아이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간다 생각하니 여행이 끝나는 것에 대한 섭섭함보다는 집으로 돌아
가는 기쁨이 더 컸다.  그리곤 나도 곧 잠에 빠져들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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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방에서 떠나오는 날 아침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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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먹은 장어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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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탈 비행기가 대기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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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안에서 걸어다니며 운동하는 꼬마아가씨의 귀여운 모습

 

다음 날 남편은 오래도록 잠을 자고 나는 또 혼자 내려가 아침을 먹고는 올라왔고 우리는
여유있게 짐을 꾸리고는 공항으로 향했다.  렌트차를 우선 돌려주고 공항 대합실에 도착

했더니 사람들이 바글바글이다.  사실 네덜란드에서 동양인을 볼 기회는 그다지 많은 편이

아니었지만 어디에나 많은 중국인들은 꽤 볼 수 있었고 또 한 때 인도네시아가 네덜란드의
식민지였기에 인도네시안들을 볼 수 있었다.  그 외에 관광객으로는 일본인들이 많아
보였다.  그래서인지 공항 안에 유일하게 동양식당으론 스시집이 있었고 말이다.

 

출출한 남편이 뭘 좀 먹자고 해서 우린 간단하게 스시 하나씩을 사서 먹었는데 확실히
유럽의 물가는 우리가 살고 있는 몬트리얼에 비해서 높은 게 맞는 것 같았다.  별 것도
아닌 스시 도시락 하나가 캐나다 달러로 15불 씩이나 했으니 말이다.  몬트리얼에선 그
정도면 그래도 괜찮을 걸 먹을 수 있는데 여긴 아니었다.  아무튼 그렇게 먹고나선 공항

내에서 쇼핑을 좀 하고 우리는 곧장 탑승구로 향했다.  여기는 다른 곳과 달리 웬 탑승
시간이 그렇게나 이른가 했더니 역시 이유가 있었다.  탑승구 입구에서 바로 짐 검사를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새로 바뀐 EU 나라의 규칙에 따르면 기내에 가지고 들어갈 액체
류는 보이는 비닐백에 넣어 용량도 최대 100밀리리터로 제한하고 있었다.

 

짐 검사를 마치고 좀 기다리다가 우리는 드디어 집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올랐고 나는
별 일 없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게 된 것에 대한 감사의 기도를 간략하게 올리고 또
금방 잠으로 빠져들었는데 웬지 갈 때보다 돌아올 때가 더 시간이 더디게 가는 듯한
느낌은 왜일까?  그렇게 몬트리얼 국제공항에 도착해선 처음엔 동생네로 전화를 걸어
안부를 주고받고 나서 집으로 전화를 했더니 둘째가 반갑게 받는다.  보고 싶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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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밖을 나오니 눈이 펑펑 쏟아지고 있었는데 올 해 처음으로 보게되는 눈이라 그런지
소담스러운 듯 정겨워 보였고 드디어 내가 살던 곳에 돌아온 느낌이 들었다.  택시를
타고 공항에서 가까운 집에 도착해보니 문제는 눈을 끌면서 가방을 옮겨야 한다는 것인
데 그렇게 힘겹게 집에 들어가니 아이들이 반갑게 맞아주며 가방을 들어주었다.  역시 내

새끼들이 있고 아늑한 내 집이 최고지 하면서 내처 짐 정리를 다 하고 숨을 돌리니 그제
서야 일주일 여행기간의 피곤이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밥도 해 먹고 식기세척기로 설겆이도 다 해 놓고 그런대로 잘 정리
가 되어있었는데 대신 청소는 안 되어있어 남편이 또 오자마자 청소기를 돌리고는 우리
의 여행은 일주일이 맥시멈이 맞지? 하면서 웃는다.  그렇게 집으로의 안착을 기뻐하며
우리는 흐믓하게 잠자리에 들 수 있었고 완전히 물 먹은 솜처럼 가라앉아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