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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세상 여행

노브리베츠에서 만난 닌자와 기생(오마이뉴스 070805)

by 마리산인1324 2007. 8. 11.
<오마이뉴스> 2007-08-05 09:27
 
 
노브리베츠에서 만난 닌자와 기생
일본인의 심장엔 아직 사무라이 피가 흐른다
    윤병두(bdyoon) 기자   
▲ 오이란 쇼에서 기생과 기생의 하녀 모습
ⓒ 윤병두

홋가이도 여행에 빼놓지 않고 들르는 코스가 아마 노브리베츠에 있는 시대촌일 것이다. 북해도는 원래 섬나라라 본토의 역사와 문화를 알 수 없어 이 지역 주민들에게 역사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테마파크인 시대촌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 시대촌의 메인 캐릭터는 바로 에도시대의 영주의 신변보호를 위해 첩보원 역할을 했던 닌자와 당시의 밤의 꽃이라 일컬었던 오이란(기생)이 있다.

▲ 기모노를 입은 여인들이 상가에서 호객을 한다
ⓒ 윤병두

에도시대(1603-1867년)는 260여년간 도쿠가와 막부체제 속에서 일본식 문화가 발달했던 시대로, 이곳에는 당시의 상인들의 거리와 사는 모습을 재현해 놓았으며 닌자들의 활동을 소재로 한 닌자쇼를 실내와 야외에서 볼 수 있다. 닌자는 검은 복장에 복면을 하고 날렵하게 둔갑술과 각종 묘기를 보여주며 당대의 영주의 다락에 숨어 지내며 적을 교란하거나 첩보활동을 통해 영주를 보호해 왔다고 한다.

▲ 기생의 하녀가 애교스런 몸짓으로 영주에게 요청
ⓒ 윤병두
20여분간의 닌자쇼는 캄캄한 실내에서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신출귀몰한 행동으로 관중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으며 마루, 다락방, 창문이 모두 신변을 보호할 수 있도록 특이한 구조로 만들어져 있었다.

▲ 기생이 담배대에 불을 붙여 영주에게 권한다
ⓒ 윤병두
또한 오이란 쇼는 당시의 영주가 기생집을 찾아가 술을 마시고 마침 술값이 없어 난처해하는데 기생이 영주가 함께하는 것이 평생소원이라 말해서 영주를 감동케 하는 장면을 코믹하게 연출하는 것으로 영주는 현장에서 관광객 중 남자를 선발하여 참여도를 높이기도 했다.

▲ 기생이 영주에게 술을 따르는 장면
ⓒ 윤병두
당대의 오이란은 학문이나 예능에 걸쳐 다재다능해서 소수의 무사나 영주만이 만날 수 있었다고 한다. 기생은 기모노를 입고 있는데 당시 기모노의 무게가 35kg이나 된다고 하니 가히 짐작이 간다. 당시 무사들이 전쟁터에서 집에 자주 오지 못하므로 부인이 직접 찾아가 성충족을 했으며 기모노는 야전 이부자리로 대용했다는 안내원의 말이 그럴 듯 했다.

▲ 야외 닌자쇼, 닌자들의 한판 승부 장면
ⓒ 윤병두
닌자와 오이란쇼에 입장할 때 작은 종이 한 장씩 나누어주는데 공연이 끝난 뒤에 동전을 종이에 싸서 던지란다. 보통 100엔짜리 동전을 말아서 무대 위로 던지는데 어쩐지 상술 같아 보였지만 당시의 풍습이라 하니 어쩔 수 없었다. 공연이 끝나면 출연한 배우와 함께 사진을 찍는 것도 좋은 추억거리라 생각한다.

▲ 모자대신 머리를 밀어, 닌자들의 신분을 구분
ⓒ 윤병두
시대촌에서 에도시대로 돌아가 옛 일본을 보면서 언젠가는 우리 땅을 넘보는 사무라이의 피가 일본인의 심장에 흐르고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 義를 생명으로하는 무사들 (영주의 집 입구에 걸린 족자)
ⓒ 윤병두


  2007-08-05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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