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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생태환경

그린투어리즘-스위스 애시마을 (경향신문 041005)

by 마리산인1324 2007. 8. 16.

 

<경향신문> 2004년 10월 05일 17:31:14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410051731141&code=210000

 

 

[해외 그린투어리즘] 16. 스위스 애시마을
 
- 고원서 발효 부드러운 맛 -

동화 속에 나오는 에메랄드빛 호수가 눈앞에 그림같이 펼쳐진 곳, 고개 돌려 산을 보면 3,000m가 넘는 알프스 만년설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있는 곳, 그곳이 스위스 애시(Aeschi)다.

융프라우로 가는 길에 있는 호반도시 인터라켄(Interlaken)에서 동쪽으로 12㎞ 떨어져 있다. 9월 현재 마을주민이 정확히 1,978명. 이중 50여 가구가 농사와 함께 그린투어를 하고 있다. 이곳에 연간 6만여명의 도시민들이 농촌체험을 하러 온다.

애시 농촌체험의 가장 큰 특징은 무공해 천연치즈 만들기와 스위스 전통씨름 배우기다.

스위스에는 전국 1,200여개의 치즈 생산지에서 연간 13만t의 치즈가 생산된다. 애시에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에멘탈 치즈 중에서도 특상품만을 생산한다. 애시의 치즈가 그린투어 관광객들이나 도시민들에게 인기있는 것은 무공해 천연치즈라는 점 때문이다. 천연 목초지에서 풀을 먹은 소들에서 나온 우유를 사용하는 데다 치즈 가공 역시 전통적인 방식에 따른다.

- 민속씨름대회 대성황 -

일반치즈는 지하저장고에 보관되지만, 애시 치즈는 습기 찬 바람이 부는 고원저장고에서 발효시킨다. 이것이 맛의 비밀이다. 애시 치즈 맛은 스위스 치즈 중에서도 가장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난다. 체리향도 난다. 포도주와 곁들여 상큼한 융프라우 알프스 바람과 함께 치즈를 먹는 기분은 그만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왔다는 한스 페이터(46)는 “사람들은 이 기분을 느끼러 이곳에서 그린투어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치즈가격은 100g에 1만원선으로 다소 비싸지만 제네바나 취리히에서 오는 도시민들과 전세계에서 융프라우를 보러 오는 관광객들이 대개 몇㎏씩 사가지고 간다. 애시의 농가 13곳에서 6~9월까지 넉달간 3,200㎏을 생산하는 데 이중 절반 정도가 직판되고 있다.

애시에서는 산악지방의 전통인 씨름 슈빙겐(Schwingen)이 유명하다. 스위스 씨름은 ‘로잔 성당’에서 발견된 13세기 문헌에 처음 기록이 나올 정도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애시를 비롯한 베른지역의 여러 산악지방에서는 슈빙겐이 중요한 축제행사로 전해내려 왔고 지금도 성행하고 있다.

지난달 3일 애시에서는 ‘스위스판 아마추어 민속씨름대회’가 열렸다. 스위스 전역에서 약 80여명의 농부선수들이 몰려와 대성황을 이뤘다. 민속놀이를 테마로 하는 그린투어가 성공할 수 있다는 증거를 보여준 것이다.

- 승마·MTB·스키체험도 -

스위스국립농업연구소의 로버트 바우어 박사는 “애시와 같이 씨름이나 요들송 부르기를 마을축제로 승화시켜 이것을 그린투어로 활용하는 마을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애시에서는 여름 그린투어로 낙농과 치즈체험, 산악자전거타기, 산악승마타기, 패러글라이딩, 산책과 등산, 라마 트레킹(Lama trekking)이 가능하다.

겨울에는 주로 스키를 탈 수 있다. 알파인스키코스와 경관이 수려한 노르딕코스가 있다.

김성훈 중앙대 교수(전 농림부장관)은 “애시와 같이 지역의 자연적 특성을 잘 활용하는 지혜를 배워야 차별화된 지역농업과 그린투어를 성공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애시(스위스)|유상오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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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시의 특별한 그린투어

 

입력: 2004년 10월 05일 17:31:20

 
애시(Aeschi)에는 특별한 그린투어 농가가 있다. 훌트라이히 아르니(Huldreich R. Arni)가 운영하는 라마농장(www.swiss-lama.ch)이다. 다른 농가가 소를 방목하는 데 비해 이곳에선 라마(Lama)를 기르며 라마와 함께 트레킹을 한다.

‘라마’하면 남아메리카 안데스산맥의 고산지대에 사는 낙타와 비슷한 동물로 알고 있기에 호기심이 더 생긴다. 어떤 연유로 페루에서 스위스 애시까지 라마가 왔나.

얘기인 즉 주인 아르니가 안데스 고산지대를 여행하다가 라마의 서식처가 스위스 애시와 비슷한 환경이라는 점을 발견, 라마를 들여온데서 유래됐다. 라마는 해발 2,000∼4,000m 고산지대의 초원이나 숲에 사는 동물인데 융프라우(4,158m) 인근 지역이 남미 안데스와 비슷하다는 데 착안했다는 것이다.

라마는 몸 길이가 보통 1.2m, 어깨높이 1.2m, 키가 1.6m에 이른다. 몸무게 70∼140㎏으로 힘이 좋으면서도 성질이 온순해 어린이들이 좋아한다. 또 무거운 짐을 진 상태에서도 활동이 가능해 알프스 산악을 이동하기에는 자동차보다 편리하다. 이런 점 때문에 라마 2쌍을 페루에서 수입해 왔는 데 지금은 15마리로 늘었다.

아르니는 “애시 지역은 해발 2,000m 이상 되는 곳도 있기 때문에 라마를 이용한 트레킹이 도시민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충분히 줄 수 있다”고 말한다.

흔히 트레킹(trekking) 하면 하이킹과 구별되는데 하이킹은 “일상생활에서 교외로 벗어나는 산책 나들이에서부터 가벼운 산행 등 야외활동을 하는 것”을 말하는 반면 트레킹은 “등반과 하이킹의 중간 형태로 적당량(5㎏내외)의 짐을 짊어지고 하루 15㎞ 이하를 걷는 것”을 말한다.

스위스에도 최근에는 전통적인 트레킹에 변화를 준 ‘테마 트레킹’이 유행이다. 특히 그린투어가 활발해지자 트레킹을 즐기면서 지형이나 동식물의 생태를 관찰하는 ‘생태 트레킹’, 각종 야생화나 고산지대 식물을 찾아 떠나는 ‘야생화 트레킹’이 인기가 있다.

애시의 라마 트레킹은 최소 2시간에서 최장 3일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코스도 있어 해발 1,700m의 농장에서 2,200m의 산악지대를 3시간 걸려 도는 5㎞ 코스가 인기 있다.

어린이 캠프에서는 보호자 또는 주인인 아르니가 라마를 끌고 어린이들과 같이 가는데 라마와 친해지면 어린이들이 라마를 직접 끌고 가게 해 체험의 즐거움을 안겨준다.

대산농촌문화재단의 정호진 박사는 “라마 트레킹 프로그램은 지역자원만을 활용하는 기존 그린투어리즘의 범주를 뛰어 넘는 발상의 전환”이라며 “전국토의 65%가 산악지대인 우리나라도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참고할 만하다”고 말했다.

〈유상오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