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2004년 09월 14일 18:00:40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409141800401&code=210000
[해외 그린투어리즘] 14. 독일 운터조흐 마을 | |
-창문 열면 山내음 물씬- 독일 남부 뮌헨 남쪽에 인구 1만4천명의 퓌센(F●ussen)이라는 작은 도시가 있다. 퓌센이란 지명에는 생소해도 노이슈반슈타인 성(Schloss Neuschwanstein) 즉, ‘백조의 성이 있는 곳’이라고 하면 관광객들은 ‘아하’ 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백조의 성은 월트 디즈니가 디즈니랜드의 성을 지을 때 모델로 삼았을 만큼 유명하다. 오페라 ‘로엔그린’중 백조의 전설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이 성에서 남서쪽으로 국도를 따라 붉은 지붕의 농가들이 펼쳐진 산길을 15㎞쯤 가면 운터조흐(Unterjoch) 마을이 나온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국경 인근의 알게우 알프스산맥 끝 지점. 산악 그린투어리즘을 실현하는 곳으로 독일내에서도 꽤 유명한 파이퍼뮐레(pfeiffermuehle) 농가는 여기에 있다. -무농약 유기농산물 직판-파이퍼의 농가에서 창문을 열어젖히면 알프스 산이 손에 잡힐 듯 들어온다. 겨울철이면 유럽 각국에서 스키 관광객들이 몰려오는 휴양지다. 이곳에서 파이퍼는 민박과 과수, 농산물 직판을 동시에 하고 있다. 총 과수면적이 15ha로 사과(11ha), 체리(2ha), 배와 살구 등이다. 파이퍼는 1988년부터 농가민박을 시작했는데 정부보조금을 받아 축사 두 동을 콘도형 펜션(Freiwhning)으로 고쳤다. 그는 “민박 수입이 그후 계속 늘어 1996년 농장 옆에 있는 창고를 생태형 농가주택으로 개조해 어린이를 위한 농가민박을 따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이퍼 농가에는 가족단위 도시민들이 주로 찾는다. 주변 자연환경을 고려한 조그만 동산에 야생화를 심고 어린이 놀이시설을 갖추는 등 어린이를 위한 분위기를 조성한 때문이다. 민박 방은 22평에서 12평형까지 다양하다. 하룻밤 자는 데 1인당 13유로(1만8천2백50원)로 한 방에 3~6인이 사용할 수 있다. 방마다 샤워부스, 베란다, 거실, 부엌, 조리기구, 냉장고, TV, 옷장 등이 있어 오랫동안 머무르는 데 불편함이 없다. 자고 일어나 베란다에 나가면 알프스 산내음이 물씬 풍겨 여행객의 발길을 잡는다. 부대시설로는 수영장, 사우나, 마사지실, 탁구대와 당구대가 있고, 실외에는 여러 가지 운동이 가능한 미니 그라운드가 있다. 식사는 아침이 7.5유로, 저녁이 10유로이며 B&B(Bed and Breakfast) 타입은 20유로다. 파이퍼의 농가 주변에는 해발 2,000m 안팎의 스키장이 여러 곳 있다. 정상부에서 하단면까지 표고차가 1,100m에서 200m까지 다양한 형태의 슬로프를 가지고 있다. -겨울엔 스키관광객 몰려- 이 농가에서는 2000년부터 무농약 유기농산물을 직판하고 있다. 주로 주인인 파이퍼가 생산한 과일이나 가공한 잼, 요구르트, 빵, 케이크 등이다. 매년 여름 이 농가를 방문한다는 데닝거 부부는 “아침 식사때 직접 만들어 나오는 체리 요구르트가 인상적”이라며 “알프스 체리의 상큼한 맛과 요구르트의 신맛이 절묘하게 조화돼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다”고 전한다. 이 농장에서 구매할 수 있는 농산물은 생산과정을 볼 수도 있으며 주인과 대화하면서 맛도 볼 수 있어서 좋다고 고객들은 말한다. 중앙대 산업경제과 윤석원 교수는 “고원지대를 활용해 여름과 겨울의 고객유형을 특화한 그린투어로 강원도와 같은 중산간 지역에서 참고할 만하다”며 “농가민박의 비중이 농업소득이나 보조금 비율보다 높은 예”라고 말했다. 〈운터조흐(독일)|유상오전문위원 3996359@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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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농촌살리기’ | |
입력: 2004년 09월 14일 18:00:48 | |
독일에선 그린투어리즘을 실현하는 농가 민박시설에 정부가 보조금을 준다. 시설 면적에 따라 우리 돈으로 3천만원에서 5천만원까지 지원한다. 물론 그냥 주지는 않는다. 사전 교육과 사후 점검을 분명히 한다. 농가정 경영학교에서 그린투어전문교육을 이수하고 경영부기와 접객방법, 외국인 접객방법에 대한 현장 연수를 받은 사람에게 지원하고 사용결과를 증빙서류와 함께 제출토록 한다. 이런 민박시설 보조금 제도는 농업 경쟁력이 떨어지는 농촌 지역을 살리기 위한 처방이다. 동시에 향토경관과 지역자원을 보전하기 위한 정책이다. 민박 중에서도 장애자전용 시설을 짓거나, 어린이 놀이시설을 설치할 때에는 추가적인 세금감면을 해주고 있다. 우리나라는 농협에서 제공하는 융자제도가 있다. 마을당 5호 이상의 농가가 공동으로 농촌민박사업을 할 때 가구당 2천만원 이내에서 연리 5%, 2년 거치 3년 상환 조건으로 융자해준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민박사업을 시작할 만큼 용기를 내기 어렵다고 농민들은 비판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왜 농가민박시설에 대한 보조금 제도를 도입한 걸까. 그것은 대규모 전업농, 기업형 농업에는 한계가 있다고 인식한 때문이다. 농외 소득을 통한 수입원 확보가 독일 농가에도 절실하다는 것이다. 또 자연경관 보전을 위해서는 농촌을 아름답게 꾸미는 것이 필요하고, 이에 도·농 교류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우리와 더 중요한 차이는 교육에 있다. 독일은 지역마다 농업전문학교에서 그린투어리즘을 교육한다. 우리 농민들이 그린투어 강의 한번 제대로 들을 수 없는 것과 대조적이다. 전국농업기술자협회나 한국농업전문학교, 국가행정연수원내 농업연수부 등에 강좌가 있지만, 모두 수도권에 몰려있다. 지방의 농민들이 이 강의를 들으려면 농사일을 멈추고 일부러 시간을 내야 하는 것이다. 독일 정부의 그린투어 정책에 도시민들이 농촌사랑으로 화답하는 것도 부러운 대목이다. 도시민들은 휴가중 농촌에 1~2주일 머물면서 어린이들에게 자연체험과 전통 먹거리, 승마 등을 체험하게 한다. 그러면서 농촌에 뿌리를 둔 민족의 원류에 대해 함께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 독일에서 유행하는 구호 ‘농촌에서 휴가를’은 이런 토양 위에서 꽃피고 있다. 독일 헤션주립농업연구소의 슈레더 박사는 “자연경관과 농촌의 다원적 기능을 보전하는 가운데 도시민과 같은 소득수준 및 풍요로운 삶의 질을 누리도록 정부가 돕는 것이 농업정책의 기본목표”라고 말했다. 〈유상오전문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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