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2004년 09월 07일 17:46:15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409071746151&code=210000
[해외 그린투어리즘] (13) 독일 라인스왈러 | |
- 끝없이 펼쳐진 포도밭 장관 -
지난달 말 기자가 이곳을 찾았을 때 마을 주변에는 끝없는 포도밭이 펼쳐져 있었다. 그 유명한 독일 라인강변의 포도밭 중심지에 들어선 것이다. 라인강과 모젤강변에서 생산되는 포도가 독일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라인스왈러 마을에서 포도농사와 포도주를 생산하는 집은 18농가. 이중 10여 농가가 민박 등 그린투어를 전문적으로 하고 있다. 가장 유명한 것은 매년 5월28일에서 6월1일까지 나흘간 갖는 포도주 축제. 이 때를 포함해 연중 5만여명의 도시민이 라인스왈러 마을에서 하룻밤 이상을 머물다 간다. 생산되는 포도주의 25%가 이렇게 찾아오는 그린투어 관광객들에게 판매된다. - 중·노년 중심 年5만명 방문 - 이 마을에서 농가민박을 하고 있는 베터 스튜빙어(Better Stubinger)씨는 포도 재배와 포도주 제조에서 국가 공인자격을 가지고 있는 마이스터다. 포도 3만6천평과 사과 3,000평을 재배하면서 1988년부터 민박을 추가했다. 스튜빙어씨는 “양질의 포도주를 마음 놓고 먹고 싶어하는 중·장년층이 주로 찾는다”며 “보통 1~2주 길게는 3주까지 머물다 간다”고 말했다. ‘강변의 아름다운 경관속에서 느긋하게 포도주를 즐길 수 있는 곳’, 이게 라인스왈러의 그린투어 컨셉트인 것이다. 중앙대 김성훈 교수는 “독일에서 과수 와인농가에 그린투어를 하러 오는 비율은 5%도 안되지만 대부분 특화된 계층”이라며 “우리도 이처럼 차별화된 수요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튜빙어씨 집은 15년전 2층의 침실 2개와 거실 1개를 리모델링해 민박을 시작했다. 지금은 방이 4개에 침대가 10개다. 규모가 크진 않지만 독일농업협회(DLG)가 인정하는 시설기준에 합격했으며 별 4개의 품격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스튜빙어씨 어머니가 농가민박을 위해 ‘농가정 경영직업학교’를 졸업, 전문적 식견을 갖췄다. - 마이스터 직접 포도주담가 - 집은 ㄷ자형 구조로 1층은 식당과 포도주 제조시설, 판매장이다. 방은 25평부터 9평형까지 4가지 형태가 있으며 베란다에 나가면 마을의 수려한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방마다 조리가 가능하며 거실과 침실이 분리돼 있다. 물론 TV와 냉장고, 가구, 식기 등이 비치돼 있다. 사용료는 4인용 방이 하루 49유로(약 6만8천원). 대개 1주일 이상 머물기 때문에 3일 이하 사용하는 손님에게는 하루 60유로(8만3천원)를 받고 있다. 스튜빙어씨 농장에서 생산되는 포도주 품종은 모두 26종. 이 중 독일전체에서 0.03%(9만평)만 생산되는 시거레베(Siegerrebe)라는 품종이 단연 인기다. 이 품종은 모두 무농약으로 재배되며 10월 하순쯤 손으로 직접 수확한 뒤 불순물을 제거한다. 스튜빙어씨가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포도주를 담근다. 대산농촌문화재단 정호진 박사는 “포도 하나로 5만명의 도시민을 부르는 비결을 우리가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라인스왈러/유상오전문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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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서 본 獨그린투어 | |
입력: 2004년 09월 07일 17:45:51 | |
우리나라 도시민들은 농촌을 식량 공급의 기지로 생각한다. 정부도 산업과 시장기능을 지나치게 강조해 농업·농촌이 갖는 비시장적, 비교역적 가치를 간과해왔다. 친환경농업이나 그린투어리즘도 생산성 증대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시장 원리에 따른 경제논리만을 강조할 뿐 농촌·농업의 공익적 기능에는 둔감하다. 그러나 독일은 우리가 생산성 향상과 규모화를 외치는 동안 농업의 다면적 기능과 공익적 대안을 그린투어를 통해 모색해왔다. 독일에서 농촌은 농민들의 일과 생활공간이자 도시인들에게는 휴식과 여가공간이다. 지역향토자원과 자연경관을 보전하고,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데 정부와 국민이 함께 나서고 있다. 독일에서 진행되는 그린투어는 ‘농가에서 휴가를(Urlaub auf dem Bauernhof)’이라는 표어로 1960년대 이후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독일 민박이 우리와 다른 점을 몇가지 살펴보자. 무엇보다 철저하게 개별 농가사업으로 전개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정부가 나서서 마을단위 협동체제로 마을가꾸기 사업을 진행하는 우리 사정과 크게 다르다. 독일은 개별농가 단위로 체험과 휴식을 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농가 민박에서 가장 중요한 숙박시설을 예로 들어보자. 독일에선 민박집의 침대가 15개 이상이면 숙박업으로 등록해야 한다. 때문에 대부분의 농가 민박집은 10~14개의 침상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레스토랑, 캠프장, 농산물가공판매장 등을 별도로 갖추고 있다. 민박집 한곳에서 도시민의 체험이 모두 이뤄지는 형태여서 일정한 규모가 불가피하다. 우리 정부가 난립하는 펜션을 규제한다는 명분으로 8침상 이상의 민박집은 의무적으로 숙박업소로 등록토록 하는 규제방안을 마련 중에 있는데 독일의 경우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독일 농가 민박에서 식사는 ‘B&B(Bed and Breakfast)타입’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방문객의 독자적 취사가 가능한 부엌이 딸린 것을 선호하는 추세다. 특히 어린이를 배려해 동물과 어린이놀이터가 늘어가고 있다. 독일 사람들은 대개 한곳에 1주일 이상 머무른다. 우리처럼 돌아다니지 않는 편이다. 체류하는 마을의 고유음식을 너나없이 즐긴다. 서울대 임승빈 교수는 “독일은 개별 농가를 기본단위로 하고 있는 것에 반해 우리나라는 공동체적인 마을 협업체계를 기본으로 하는 차이가 있다”며 “우리도 마을단위의 인프라를 정비해 협업과 가구단위로 다양한 농촌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인스왈러/유상오 전문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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