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시안> 2007-08-17 오후 9:29:58
http://www.pressian.com/Scripts/section/article.asp?article_num=60070817105057
반값 골프장 논란을 듣고, 지난 4년 간의 골프 논쟁을 되돌아 본다
3년 전, "이헌재의 '골프 공화국' 음모에 반박한다"라는 글을 통해 골프장 건설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정부의 논리를 반박했던 우석훈 박사가 더 이상 '골프장 논쟁'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무분별한 골프장 건설이 낳을 문제점에 대한 우 박사의 생각이 바뀌었기 때문이 아니다. 정부의 입장이 바뀐 것도 아니다. 오히려 정부는 농지를 활용하여 '반값 골프장'을 짓겠다는 정책을 내놓았다.
우 박사가 견디지 못 한 것은 지난 4년 동안 지속돼 온 정부의 일방적인 태도 때문이다. 정부가 더 많은 골프장을 짓는 것이 유익하다고 판단했다면, 구체적인 수치와 논리를 근거로 제시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것. 그저 "사람들은 골프를 원한다"라는 명제 이외의 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음은 우 박사가 노무현 정부의 골프장 증설 정책에 대해 던지는 마지막 기고 전문이다. <편집자>
골프장 반대 운동은 '전패의 싸움'
최근에 정부에서 반값 골프장을 농지를 활용해서 만들자는 얘기를 하면서 수면 밑으로 가라앉아있던 골프 논란이 다시 전면에 등장하게 되었다. 물론 골프 논쟁만 수면 밑에 있었지, 실제로 골프장 건설이 정지된 적은 한 번도 없다.
나는 개인적으로 골프를 치지 않는다. 물론 내 주위에는 골프를 치는 사람이 많다.
한국에서 환경단체는 반핵활동과 골프장 반대, 두 가지 축을 중심으로 다른 어떤 나라보다 빠른 시일 내에 급성장을 했다고 할 수 있는데, 약간 크게 본다면 서울에 있는 소위 중앙단체들은 반핵활동으로, 그리고 지방의 환경단체들은 골프장 싸움으로 성장했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골프장은 지역에서 큰 사건이다. 이건 찬성쪽이나 반대쪽이나 모두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지난 4년간, 소위 골프장 싸움에 환경활동가들이 붙인 별명이 '전패의 싸움'이다. 알려진 바로는 단 한 건도 골프장을 막아본 적이 없다. 막을 수 없는 싸움이다. 그만큼 골프장은 힘의 균형이 건설 쪽으로 많이 이동했다.
나는 지난 4년 동안 자의반, 타의반, 우리나라 골프장 싸움의 한 축을 형성하게 되었는데, 지금의 경제성 평가에 대해서 인용되는 수치들, 혹은 고용이나 지방경제에 대한 기여도 평가 등의 숫자들이 대체적으로 내가 산업연관표를 놓고 뽑았던 숫자들이다.
지난 4년을 돌이켜 보면, 시민단체에서 사용하는 많은 숫자들이나 논리들도 내가 만든 것들이 많고, 동시에 청와대의 부탁을 받고 만들었던 보고서도 역시 내가 만든 것들이 좀 있다. 성격상 나는 우기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고, 가능하다면 직접 계산해보고 수치를 제시해서, 진실이 어떤 것인지 알려고 하는 편이다.
물론 가끔 잘못된 수치를 계산하기도 한다. 그래서 나중에 고쳤는데도, 예전 자료들이 계속 인용되기도 한다. 내가 다 맞는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한 번은 차분하게 골프와 한국경제라는 질문을 독자 여러분들과 상의하고 싶었다. 지금 나는 골프에 대한 찬성이냐, 반대냐에 대해서 말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어떤 상황인가에 대해서 차분하게 전달하고 싶을 뿐이다.
<국내 골프장 수 추이>
|
1990년 |
1995년 |
1998년 |
1999년 |
2000년 |
2001년 |
2002년 |
2003년 |
회원제 퍼블릭 軍 골프장 |
43 9 3 |
79 16 4 |
92 30 4 |
103 34 4 |
108 40 4 |
110 44 4 |
113 48 4 |
122 55 4 |
합 계 |
55 |
99 |
126 |
114 |
152 |
158 |
165 |
181 |
이헌재-이해찬-노무현 골프 삼각동맹
우리나라의 골프정책은 2004년, 정확히 얘기하면 열린우리당이라는 한 정당이 총선을 치루기 직전까지는 억제정책이었는데, 일종의 소극적 균형정책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열린우리당은 당시 총선에서 골프장 건설을 공약으로 들고 나왔었는데, 정당에서 최초로 골프장이 공약이 된 사건이었다. 물론 열린우리당은 당시 탄핵열풍으로 압승을 했고, 이렇게 해서 열린우리당은 정책적으로 골프장 건설을 추진했다.
이 정책을 정부에서 받았던 사람은 당시 경제부총리였던 이헌재였는데, 그 시절 '한국형 뉴딜'이라고 경제살리기에 매진하던 정부의 경기부양책은 기업도시와 골프장 건설이라는 두 축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런 재경부의 정책을 뒤에서 '규제합리화'라는 법률 및 제도 수정으로 뒷받침한 사람은 이후 총리가 된 이해찬 전 총리였다. 이들에게 골프장 건설을 독려한 사람은 대통령인 노무현이었다. 그렇게 해서 이헌재-이해찬-노무현의 골프 3각동맹체계가 완성되었다.
후에 기획예산처에서 지방경제 살리기 차원에서 국공유지에도 퍼블릭 골프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선택 및 집중' 전략을 발표하는데, 이 논쟁에서는 정부가 졌다. 지금 논의되는 '반값골프장'은 이 퍼블릭 골프장 정책의 연장선에 서 있는데, 요번에 바뀐 것은 어차피 망할 것이 뻔한 농지에 짓자는 것이다.
참고로 다른 정당의 정책을 살펴보면, 한나라당은 아직까지 개별 의원들의 입장과는 상관없이 골프장 찬성을 당론으로 정한 적이 없고, 민주당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민주노동당은 골프장 난개발 반대를 당론으로 가지고 있다.
정책의 기조로만 보면,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골프장 건설의 주축이다.
웬만한 사람 다 친다. 정말?
우리나라 인구 중에 골프를 얼마나 치느냐는 것은 기본적인 통계의 문제이다. 물론 많은 사람들은 "이제는 대중 스포츠다"라고 말하거나 "웬만한 사람은 다 친다"라고 하지만, 이건 과학적인 자세는 아니다. 읍면동 중 읍면에 해당하는 지역, 즉 농촌에 가면 골프치는 사람 정말 찾아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정부는 얼마나 골프를 치는지 아는가? 이건 아무도 모른다. 생활체육 참여인구라는 통계가 기초통계인데, 이건 연인원이고, 천오백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문제는 이게 연인원이라는 데에 있다. 정부는 연간 5회를 기준으로 5백만명이 골프 인구라고 주장하는데, 같은 정부통계이지만 사회통계조사 중 문화와 여가부문에서는 연 9.1회로 되어있고, 이를 적용하면 150만명 정도가 된다.
2004년 갤럽조사에 의하면 전국 20대 성인 이상의 인구 5.8%가 아주 넓게, 즉 골프연습장까지 포함한 골프인구이고, 이 중 필드에 나가는 사람은 다시 37.8%라는 조사가 있다.
골프가 출발한 영국의 경우에 인구 5% 정도를 골프인구로 추정하고, 여성 골퍼는 다시 여기의 1/10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대체적으로 인구의 5% 정도가 OECD 국가들에서의 골프 인구라고 볼 수 있는데, 특별한 사회적 편향이 없다면, 대체적으로 우리나라의 경우인 5%, 즉 250만명 정도가 소위 포화점(saturate point)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정도의 추정이 일관된 것이라고 보는게, 한국 레저연구소에서 우리나라의 적정 골프장 수를 350개 정도로 보고 있고, 실제로 골프장 회원권 시세표와 운영실적 같은 것을 검토하면, 현재 골프장 하나가 생겨나면 하나가 망하는 것이 실제 통계이다. 새로 좋은 골프장이 하나 생기면, 전국 어디에선가 오래되고 낙후된 골프장이 망하는 것이 현장에서 추정하는 내가 가지고 있는 이 시장의 특성이다.
수요가 엄청나게 늘 것인가? 그렇게 보지는 않는다. 이미 현재로 늘만큼 늘었고, 지금 소득이 더 는다고 해서 골프인구가 엄청나게 늘 것이라고 볼만한 다른 통계가 별로 없다. 경제양극화라는, 정성적인 경제추세와 연결시키면, 부자가 된 상위 5%가 골프장에 나가는 횟수가 늘어날테니까 연인원은 약간 증가하겠지만, 실제로 필드에 나갈 수 있었던 중산층의 몰락이 더 빠를 것이라서, 수요가 급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내 추정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투기목적으로 골프는 치지 않으면서 회원권을 구매하는 추세가 조금 생겨났다. 회원권 증가가 곧 골프 수요의 증가는 아니기 때문에, 정말로 숫자를 추정하는 게 일인 내 입장에서도 한국에서 얼마나 골프를 치는지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다.
정부에서 현재로서는 나보다 더 정확한 골프 데이터를 가지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나보다 오래 이 수치에 대해서 고민한 담당관도 없는 걸로 안다.
국내에 골프장 지어서 외화 유출 막는다?…해외 골프 여행은 골프 인구에 비례
해외에 골프치는 사람들을 국내에 유치해서 외화를 절약하면 좋지 않겠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골프관광의 패턴 분석이 필요하다.
가장 간단한 패턴 분석은 계절별 분석인데, 정확한 골프인구는 아니고 골프채 반출인구는 2004년까지 관세청 통관통계가 있다. 그 이후로는 이 통계를 작성안하기 때문에, 현재의 추세는 아무도 모른다.
2003년을 기준으로 보면, 1월 2월 그리고 11월 12월의 4계절, 즉 겨울철의 골프 관광객의 숫자가 60.27%로서 해마다 이 정도 숫자를 비록하고 있는데, 추세적으로는 증가추세에 있다. 추정이지만, 아마 2006년에는 65% 정도 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하지만, 이건 아무도 모른다. 하여간 60% 이상의 골프관광이 겨울철에 이루어진다.
이 숫자가 의미하는 바는 절반 이상이 겨울철에 골프관광을 간다는 것인데, 경제학적으로 가장 합리적인 것은 이 숫자가 골프인구의 1차 함수라고 설정하는 방법이다. 국내 골프인구가 더 많아지면, 이 숫자는 증가한다.
어차피 겨울에도 골프를 치는 인구의 비율이 증가하게 된다고 보면 정확할 것이다. 정부에서 말하는 것처럼 골프를 더 대중화시키면, 이 겨울철 골프관광객의 외화지출 숫자가 더 늘어난다는 것이 내 판단이다.
이 숫자를 보완하기 위해서 여름철을 보면, 7월과 8월의 해외 골프 인구가 16.54%이다. 이 숫자 역시 여름 휴가를 해외골프로 사용하는 사람들의 비율인데, 골프인구가 늘어나면 결국 이 숫자도 유지된다.
2000년 이후 4년간의 겨울과 여름 해외 골프 인구 수치를 더하면 75% 정도가 나오는데, 봄과 가을에도 해외에 나가는 골프치러 가는 사람은 25%라는 얘기가 된다. 아무리 국내에 골프장을 많이 늘려도 대체 효과는 이 25% 미만의 효과만 나오고, 실제로 골프인구 자체가 늘면, 골프 관광이 늘 것이라는 것이 내 판단이다.
예전에 이를 보완하겠다고 제주도에는 이미 허용총량을 넘어서 골프장을 지었는데, 이 추세가 전혀 완화되지 않았다. 게다가 몇 개의 제주도 골프장은 영업이 어려울 정도로 힘든 상태라고 알고 있다.
경제학도 과학이라면, 이 수치를 가지고 국내에 골프장을 많이 지으면 외화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명제를 적어도 실증적으로 입증할 방법은 없다.
레저연구소에서 가끔 보조적인 수치들을 제시하는데, 해외골프비용은 연간 5~6천억 정도로 추정되며, 이 중 특히 골프만을 위해서 지불된 돈은 1천억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물론 이 추정이 신빙성은 없기 때문에, 다른 방식으로 태국 골프여행 5박 상품으로 추정해봤는데, 최대값이 3천억원 정도가 나온 계산을 해본 적이 있다.
과학적으로 얘기한다면, 순수 해외골프 지출은 우리나라에서 연간 천억원에서 3천억원 사이에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골프장 1~2개 건설비 밖에 안된다.
골프장 제초제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관심 없나
골프장에 관한 생태적 문제는 워낙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이 지적한 것이라서 굳이 지적하고 싶지는 않다. 유사한 문제이기는 한데, 이 문제를 보건적으로 조금 지적하고 싶다. 이건 예방의학에 관한 문제이다.
골프장의 보건적 효과에 대해서 정부에서 체계적으로 연구를 한 적이 없다고 알고 있는데, 예방의학 전공한 일부 의사들이 가끔 여기에 대해서 지적을 하기는 하지만, 공개적으로 글을 쓰거나 논문을 발표한 적은 거의 없는 걸로 알고 있다.
농약과 제초제에 관한 문제인데, 워낙 골프장의 환경적 문제에 대해서 많이 지적을 해서 필드에서는 상당히 사용량이 줄었는데, 문제는 그린(잔디)에서 생긴다. 그린에서 사용되는 농약과 제초제는 1년에 두 번 환경부에서 잔류농약 검사를 하는데, 날짜를 알려주고 가기 때문에 사실 실효성은 없다. 그런데도 전체 골프장의 절반 정도가 매번 이 검사에 걸리고, 적발된 골프장 중에서 많이 쓰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 사이에는 열 배 정도 차이가 난다.
보건적으로는 두 가지 문제가 생기는데, 주로 제초제에 집중되어 있다. 발암이 한 가지 문제이고, 기형아 출산 등 출산이 또 다른 문제이다. 여기에 대해서 우리나라에서는 한 번도 지적된 적이 없지만,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골프장 보건 매뉴얼을 만들어, 골프장에 임산부가 가지 않는 것이 좋다거나, 골프장에서 돌아온 뒤에는 꼭 손을 씻고 아기들을 만지라고 약간의 보건수칙을 나눠주는 것으로 들었다.
골프장에서 사용하는 제초제의 경우는 기형아 출산과 관련된 과학적 논란이 종종 이는 물질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골프장 내방객과 캐디에 대한 보건 대책에 대해서 아직 한 번도 정책이 수립된 적이 없다. 워낙 기초 데이터가 없고, 또 수년간 걸리는 코홀트 조사(특정 집단에 대한 장기 추적 조사)를 한 적이 없어서 그런 것이다.
생태적인 문제와 환경오염은 2차적인 문제이고, 실제로는 보건 문제가 1차적인 문제인데, 우리나라 기초과학과 의학의 공적 역할이 붕괴된 나라라서, 경제학자가 숫자를 제시하면서 접근할 아무런 데이터가 없다. 그래서 나도 이 논쟁을 지난 4년간 열지 못했지만,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경고는 누군가 해야할 것이라는 그런 책임감을 나도 느낀다.
가임여성과 골프장 사이의 연관관계에 대해서 누군가 논문을 낼 수 있다면, 한국에서는 특A급 논문이 될 것이다. 그러나 가장 간단하게 한다고 해도 수십억은 들 연구이고, 가장 단기라도 5년은 걸릴 연구이다. 그래서 최소한 지금 당장 정부에서 이런 연구를 시작한다고 해도 5년 간은 아무도 모르는 상태에서 가임여성이 여전히 골프장을 출입하고, 왜 자신이 기형아를 출산하게 되었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불행이 어디에선가 일정한 확률적으로 벌어지고 있을 것라는게 경제학자로서 이 사건을 오래 지켜본 내 소견이다.
만약 골프장과 기형아 출산율 사이의 연관관계라는 데이타만 있으면, 그 다음에는 보건경제학에서 늘상 쓰는 추정방식으로 보건효과와 보건비용들을 뽑아낼 수는 있지만, 현재로서는 "예방적 원칙"을 거론하는 수밖에 없다.
골프장 파동, 스키장 파동…굳이 따라할 필요 있나
지금과 같은 골프장 난개발의 시대를 유럽이나 일본도 다 겪었다. 우리만큼 집중적이지는 않지만, 경제가 어느 정도 성숙하기 전단계에서 다 겪는게 골프장 파동과 스키장 파동이다.
유럽은 1968년도 이후 난개발의 시대를 겪었는데, 1974년 석유파동을 거치면서 줄도산을 하고, 큰 홍역을 치루게 되었다. 물론 개발업자들 대부분이 망했다. 그래서 요즘은 경제 진작 방식으로 골프장 건설을 하지는 않는다.
일본은 1987년 리조트법을 만들고, 지금 우리가 하는 것과 똑같은 모습으로 골프장, 스키장, 그리고 펜션까지 정부돈 받아가며 열심히 지었다.
노무현 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은 20년 전 일본 정책의 재활용정책이라서, 그 미래를 예측하는 것도 쉽다. 일본은 2002년, 2003년, 연간 200개 이상의 골프장이 도산했다.
이런 도산이 이유도 경제학적으로는 설명이 가능하다. 어떤 수치를 놓고 계산해봐도, 지금보다 골프장이 경제적으로 더 늘어나기는 더 어렵다.
골프장 건설, 누가 이익보나
골프장 논란은 누가 골프장으로 이익을 보는가를 생각해보면 가장 간단하다. 인근에 토지를 소유한 지역토호들과 대기업 순서대로 이익을 본다. 참고로 국내 골프장 보유현황을 간단하게 살펴보자.
<대기업 골프장 보유 현황>
업체명 |
삼섬 |
LG |
현대자동차 |
한진 |
롯데 |
규모(홀) |
108 |
81 |
27 |
36 |
36 |
업체명 |
한화 |
금호아시아나 |
두산 |
대림 |
포스코 |
규모(홀) |
99 |
54 |
27 |
36 |
27 |
업체명 |
CJ |
동양 |
코오롱 |
KCC |
한솔 |
규모(홀) |
27 |
54 |
36 |
18 |
45 |
업체명 |
대한전선 |
농심 |
하이트 맥주 |
총계 | |
규모(홀) |
18 |
54 |
18 |
801 |
가끔 골프장은 지역 건설사나 혹은 작은 기획사의 일이라고 택도 없는 주장을 하시는 분들을 만나게 되는데, 위의 통계는 약간 오래된 통계이기는 한데, 골프장 보유 등수가 거의 재계순위와 일치한다. 기본적으로 골프장은 이렇게 되어있는 시장이다.
어쨌든 골프장 문제는 두 가지 방식의 해법이 있는데, 환경적 비용과 보건적 비용을 내재화한 적절한 정책을 수립해서 충격을 피해나가는 방식과, 노무현 정부의 방식처럼 하고 싶은대로 하고, 결국 국민경제에서 주기적으로 생겨나는 경제 위기국면에서 줄도산을 하면서 사회적으로 정리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그럴 리가 없다고? 경제학자들이 외국의 사례를 일일이 꼼꼼하게 시계열분석 자료로 만들면서 따져가는 이유는 구조와 주기성 사이의 과학적 연관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레저협회에서 추정한 숫자를 가지고 약간의 파라메타 조절을 해보면, 내가 제시할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의 최대 골프장 숫자는 250~300 사이이다. 물론 18홀 기준이다.
영국과 일본의 파라메타를 조절한 숫자이기 때문에 국민소득 3만불이 되더라도 그 이상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내 견해이다. 그 이상 지으면, 이미 일반화되는 것처럼 오래된 골프장, 그리고 한계적 상황에 있는 골프장부터 망한다.
여기에 노무현 정부가 만들어놓은 양극화를 가지고 지수조정을 조금 더 해보면, 200개까지 경제적 허용 골프장 숫자가 나오기도 한다. 비정규직 일반화로 중산층의 몰락 속도가 지금보다 더 빨라지면 아마 200개 정도의 골프장을 유지할 수 있는 극단적인 경우도 시나리오에서 전혀 배재하기는 어렵다.
나의 개인적 정치적 소신을 다 빼고 기술적인 검토만 하자면, 이 허망한 골프 경제학은 노무현 정부가 물러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과 달리 골프장을 당론 앞에 채택하지는 않았고, 농촌 지역에 연고가 있는 국회의원들이 많기 때문에 수도권에서 주로 국회의원을 많이 배출한 열린우리당과는 또 작동하는 방식이 조금 다를 수도 있다.
골프장 지어도 좋고, 더 늘려도 좋다. 그러나 경제학자로서 노무현 정부에게 내가 바랬던 것은 그런 논의과정이 조금 합리적이고, 조금은 이론적이었기를 바랬다. 그러나 그들은 환경단체를 대변했던 나보다 훨씬 더 무지막지하게 "사람들은 골프를 원한다"는 문장 하나로 정책을 추진하려고 하는 듯이 보였다.
덧붙이며 - "다시는 이 정부와 '골프장 논쟁'을 하고 싶지 않다"
몇 가지 외부에 아직 발표하지 않은 수치들과 내 종합적인 생각을 <프레시안> 지면을 빌어 발표한 것은, 이 정부와는 더 이상 골프장과 관련해서 논의를 하거나 대화를 할 필요가 없다는 회의가 강하게 들었기 때문이다.
어느덧 내가 학위 받고 서울에 돌아온지 12년째이고, YS 정부를 거쳐 DJ 정부시절까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정부관료와 정부 전문가와 실무 논의를 많이 했었고, 내 손으로 대통령령도 만들어보고, 법도 만들어봤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처럼 근거없고 황당한 수치들을 디밀고 힘으로 밀어붙인 집단은 난생 처음 봤다. 다시는 이 정부와 골프 논쟁을 하고 싶지 않다.
우석훈/금융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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