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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생태환경

골프장 건설 소식에 진천 산골마을 ‘발칵’ (충청매일 070827)

by 마리산인1324 2007. 8. 28.

 

<충청매일> 2007년 08월 27일 19:51:58

http://www.ccdn.co.kr/

 

 

 

골프장 건설 소식에 진천 산골마을 ‘발칵’

 

사송·문봉리 일원에 36홀 규모 추진
주민들 “산림훼손 등 피해” 강력 반발

 

심영문 기자 simym68@ccdn.co.kr

 

 

충북 진천군 한 고즈넉한 산골마을이 최근 발칵 뒤집혔다. 이 마을에 ‘골프장’이 건설된다는 소식이 마을 주민들에게 전해졌기 때문이다.

 

골프장 개발업자 A씨는 최근 진천군 백곡면 사송리 지구마을 및 진천읍 문봉리 일원에 대형 골프장 건설 사업 계획을 골자로 한 복합민원 사전 심사를 진천군에 청구했다. 개발업자 A씨는 백곡면 사송리 산 49-1과 진천읍 문봉리 산 19-1 일원 90여필지 226만1천여㎡ 부지에 36홀 규모의 골프장 건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골프장 건설 예정 부지는 대부분 보전임지(임야)와 농업보호구역(농림지역)으로 묶여있는 토지로 사실상 개발행위가 불가능한 토지다. 하지만 개발업자 A씨는 지구마을(40여가구) 및 문봉리 대산 마을(30여가구) 주택(=대지)을 제외하고 ‘도넛’ 형태로 이 마을 전체를 골프장으로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지구마을 및 문봉리 주민들은 긴급 주민회의를 갖고 “골프장 건설을 절대 반대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아울러 이 마을 주민들은 27일 마을 어귀에 ‘골프장 건설 반대’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지구마을 및 문봉리 마을 주민들이 골프장 건설을 적극 반대하는 이유는 모두 4가지다.

 

가장 큰 이유는 ‘수해’다.

지구마을 주민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집중호우에 따른 심각한 수해를 입었다. 마을 주민들은 수해의 원인을 초고압 송전탑 건설로 인한 산림 훼손을 가장 큰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골프장 건설을 위해 마을 산림을 모두 훼손한다면 마을은 더 큰 수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두 번째, ‘지하수 고갈’이다.

마을을 한 가운데 두고 ‘도넛’ 형태로 36홀 규모의 대형 골프장이 건설될 경우 지하수 고갈은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이 이 마을 주민들의 설명이다. 마을 주민들은 여기에 골프장 건설에 따른 ‘환경 오염’으로 지하수 및 백곡저수지 오염을 심화시켜 농사를 포기해야 할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무엇보다 주민들이 걱정하는 것은 농민들이 느끼는 ‘위화감’이다.

골프공이 날아올 정도의 지척에 골프장이 건설될 경우 땀흘려 논밭을 일구는 농민들은 당연히 위화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는 것.

 

이같은 복합적인 영향으로 주민들은 결국 농사를 포기하고 마을을 떠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마을 주민들의 주장이다.

 

이건용 지구마을 이장은 “마을만 제외하고 뒷동산에까지 골프장이 건설된다면 도저히 마을 주민들이 살아갈 수 없다”며 “청정지역인 지구마을에 골프장을 건설하겠다는 발상 자체를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명동 문봉리 대산마을 이장은 “골프장 건설 소식에 인근 마을이장 14명이 모여 회의를 개최, 반대 입장을 진천군에 전달했다”면서 “개발업자가 마을만 제외하고 사실상 마을의 모든 토지를 골프장으로 개발하겠다는 것은 악의적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반발했다.

 

진천군 관계자는 “골프장 개발 예정 부지가 대부분 보전임지 등으로 묶여 있어 개발 업자는 그에 상응하는 대체 용지를 찾아야 하는데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무엇보다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기 때문에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입력 : 2007년 08월 27일 19:5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