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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생태환경

[서평] 데이브리가 쓴 <너무 더운 지구>

by 마리산인1324 2007. 8. 29.

 

<오마이뉴스> 2007-08-27 18:03

http://www.ohmynews.com/articleview/article_view.asp?at_code=430799&ar_seq=7

 

 

 

더워서 못 살겠다고? 컴퓨터 끄세요
[서평] 데이브리가 쓴 <너무 더운 지구>
    이윤기(ymcama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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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더운 여름은 언제일까? 기상대 기온 측정과 상관없이 역사상 가장 더운 여름은 올해 여름이다. 사는 방식에 대전환이 없는 한 앞으로도 가장 더운 여름은 매년 새로 맞이하는 올해 여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오늘(27일) 아침 신문에는 춘천이 녹차 재배지가 되고 있으며, 경기도 남양주에서 열대과일 '구아바'가 재배되고 있다는 소식이 있다. 한반도 기온이 급상승하면서 재배한계선이 북상하면서 주산지도 북상하고 있다는 것.

육지뿐만 아니라 바다도 변하고 있어 서남해안에서는 청줄돔과 같은 아열대성 어종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한다. 지구온난화로 인하여 아열대성 징후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00년 동안 지구 평균 기온은 0.6℃ 올랐지만, 한반도는 1.5℃가 올랐다고 한다. 이대로 간다면, "21세기 말 한반도는 평균 기온이 3~4℃오르고 강수량은 20%가 늘어나 산지를 뺀 서동해안 중부까지 아열대 기후지대에 들 것"이라는 것이 국립기상연구소의 전망이라고 한다.

아열대로 향해가는 한국

▲ 데이브리가 쓴 <너무 더운 지구> 겉 표지
ⓒ 바다출판사
미국과 거대 석유재벌들이 인정하지 않아도 기정사실이 된 지구온난화의 위험을 경고하는 책은 지구촌 곳곳에서 출판되고 있다.

이미 <오마이뉴스>를 통해 소개한 책 중에, 영화로도 비교적 우리에게 잘 알려진 엘 고어가 쓴 <불편한 진실> 그리고 엘리자베스 콜버트가 쓴 <지구재앙 보고서>와 같은 책들도 있었다.

여러 가지 과학적인 통계자료와 빙하연구 자료들을 통해 지구가 점점 더워지고 있으며, 그 원인이 온실가스 때문이라는 것을 밝히는 책들이다.

그러나 이번에 소개하는 데이브리가 쓴 <너무 더운 지구>는 점점 더워지는 지구를 다루는 책이지만, 더 이상 지구 표면 온도가 올라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지는 않는다.

마치 온실가스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지 아닌지를 가지고 논쟁을 벌이는 것은 더 이상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듯한 태도다. 지은이는 지구온난화를 기정사실로 하면서 더 이상 뜨거워지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우리 삶을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가를 역설하고 있다.

당신이 한 해 배출하는 온실가스량은?

<너무 더운 지구>는 가상의 미국 어느 중산층 가족생활을 통해 우리의 일상적인 삶이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설명하는 책이다. 단순한 설명이 아니라 구체적인 숫자를 통해 정확히 알려주는 책이다.

"사내아이 둘과 강아지 한 마리를 키우는 미국 어느 4인 가족, 덩치 큰 사륜 구동 자동차를 몰고, 일주일마다 대형 할인점에서 장을 보고, 해마다 비행기를 타고 여름휴가를 떠나는 이 가족이 매년 배출하는 온실가스량은 얼마나 될까? 이들은 과연 10년 후에도 이런 생활을 누릴 수 있을까?

● 대형 할인점에서 장을 보는 데 4톤
● 큼직한 엔진이 달린 두 대의 차로 출퇴근하는 데 12톤
● 학교에 아이들을 태워주는 데 600㎏
● 강아지 산책을 시키러 공원에 다녀오는 데 3톤
● 비행기를 타고 여름휴가와 여행을 다녀오는 데 2.5톤
● 플러그를 뽑지 않고 대기 전력을 소모하는 데 280㎏
● 냉방과 난방을 하는 데 13톤
● 음식과 관련해서 4.5톤
● 각종 쓰레기 때문에 1톤

이들이 배출하는 온실 가스는 무려 39톤이 넘는다." - 본문 중에서


▲ 환경연합은 지난 2월 아이들과 함께 '바람개비'를 손에 들고 "1.5℃를 낮춰주세요!" "지구가 열이나요" "건강한 지구에서 살고 싶어요" 등의 구호를 외치는 것으로 '1.5℃ DOWN' 캠페인의 시작을 알렸다.
ⓒ 환경운동연합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은 가족이 자원을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삶을 바꾸어서 줄일 수 있는 온실가스는 얼마나 될까?

● 신문지와 종이상자를 재활용하는 데 400㎏
● 각종 병과 캔을 재활용하는 데 300㎏
● 정원에서 채소를 길러 먹는 덕분에 300㎏
● 전구 3개를 절전형으로 바꾸는 데 225㎏ - 본문 중에서


이렇게 바꾸면 고작 한 해에 1200㎏을 줄일 수 있다. 왜 '고작'인가? 이들이 나름대로 노력해서 줄였다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민망하게도 3% 밖에 되지 않는다. 이것은 올여름이 무지하게 덥다고 불편하고 있거나 혹은 지구온난화 때문에 나름대로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우리 삶과 많이 다르지 않다.

재활용으로 삶을 바꿔도 '고작' 3%

보시다시피 결국 재활용품을 모아서 줄일 수 있는 온실 가스는 고작 3%밖에 되지 않으며, 이것은 '교토의정서'에서 정한 목표치인 5.2%에도 미치지 못한다. 아울러 과학자들이 강력히 주장하는 60% 감축에는 어림도 없는 수치다.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변화는 신문지를 분리수거하는 정도를 넘어서는 것이어야 한다.

데이브리가 쓴 <너무 더운 지구>에는 미국 중산층 보통 가장 존 카본과 그의 어머니 그리고 21세기에 때어난 그의 딸 루시, 삼대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하여 수치로 보여준다. 온실가스 배출량 조사 전문가인 데이브리가 추정한 자료에 따르면, 1932년에 태어난 카본 할머니가 평생 동안 배출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800톤이다.

이에 비하여 1950년대 초에 태어난 존 카본은 부모가 같은 나이에 배출했던 것보다 이미 세 배나 많은 양을 배출하였다는 것이다. 지금 이른바 선진국에서 중년의 가장으로 살아가는 대부분 사람들이 존 카본과 같은 양을 배출하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막 태어난 그의 막내 딸 루시는 어떻게 될 것인가?

녀에게는 선택 가능한 두 가지 삶이 있다. 하나는 환경친화적인 가정 분위기에 따라서 '기후 의식'이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 기후 의식이 있는 삶이란 "배기량이 적은 차를 몰고, 에너지 낭비를 줄이고, 지역 농산물을 사먹는 등의 생활을 하는 경우다."

"선진국에서 태어나 90년 평생 기후를 의식하는 삶을 산 우리의 루시가 평생 끼친 영향은 온실가스 595톤이다. 기후에 무지한 루시는 자그마치 1800톤이다." - 본문 중에서

산에 들어가 풀만 먹고 살자는 것이 아니다

▲ 미국 민주당의 대선후보였던 앨 고어 전 부통령이 지구 온난화 문제를 역설하는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
ⓒ climatecrisis.net
그렇다고 하여 기후의식을 가진 루시의 삶은 "퇴비 변기를 쓰거나 산에 들어가 풀만 먹고 사는" 삶은 아니다.

학교에 갈 때 스쿨버스를 이용하고, 비행기를 이용하지 않고 가까운 곳에서 휴가를 보내며, 텔레비전·비디오·오락기 등을 사용하지 않을 때 코드를 뽑아두고, 집안의 냉난방 온도를 적절하게 유지하며, 대학생이 되어도 승용차 대신에 자전거와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사용하지 않는 컴퓨터를 끄고, 전구를 절전형으로 바꾸며, 직장인이 되어서도 대형차 대신에 소형차를 구입하며, 에너지 효율이 높은 가전제품을 사용하고 효율이 높은 보일러를 이용하는 정도로 부모세대와는 다르게 살아가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살기만 하면, 과학자들이 요구하는 온실가스 60% 감축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너무 더운 지구>에서 데이브리는 자동차·비행기·전기조명을 전부 없애자고 하는 허황된 주장 대신에 전 세계 사람들이 각자 자기 몫을 함으로써, 모두 힘을 합치면 지구온난화의 미래는 완전히 바뀔 수 있다고 한다.

그는 우리에게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온실가스 감축방안을 개인적 차원에서 꾸준히 실천하기만 한다면, 2080년 이산화탄소 농도가 500ppm 이하이고, 지구온도가 2℃ 이내로 올라가며, 기후변화로 인한 최악의 재앙을 모면할 수 있다고 한다.

심지어 지은이는 우리가 부시의 '교토의정서'에 서명에 매달리지 않아도 환경의식을 가진 시민들이 다른 삶을 선택하는 것으로 지구를 구하는 새로운 길을 열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너무너무 쉬운 더위퇴치법

이러한 주장에 설득력을 얻기 위하여 지은이는 <너무 더운 지구>에 상세한 온실가스 배출량 통계를 다루고 있다. 예컨대 집안에서 새나가는 에너지를 줄이기 위하여 할 수 있는 일로 에너지 효율이 좋은 주택, 사용하지 않는 가전제품 끄기, 신재생 에너지를 사용한 난방, 절전형 조명 등을 사용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또한 가까운 곳에서 생산된 음식을 먹고 육식을 줄이라고 권고한다. 지은이는 음식의 '푸드마일'을 계산하여 온실가스 배출에 어떻게 관련이 있는지 알려준다.

상품포장을 줄이고 쇼핑백과 비닐팩 사용을 줄이는 것, 정원과 텃밭을 가꾸는 것, 각종 재활용품을 분리수거하는 것을 몸에 익혀야 한다고 권고한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장묘문화로 바꿀 수 있다는 것도 권고사항 중 하나다.

온실가스 배출량 측정 전문가인 지은이는 우리 삶의 구석구석을 둘러보며 지구를 살리는 작은 행동들을 제안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에너지 소비를 줄여주는 것으로 알고 있는 화면보호기는 에너지 낭비를 조금도 줄여주지 않는다고 한다.

따라서 사용하지 않는 컴퓨터 화면에 매트릭스처럼 움직이는 화면보호기 대신에 전원을 끄기만 하여도 시간당 675㎾의 전기를 절약할 수 있고, 매년 400㎏의 온실가스 배출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오늘도 너무 더운 하루를 보냈다고 생각되면 화면보호기 대신에 반드시 컴퓨터 전원을 끄자! 우리 삶을 구석구석 바꾸자!

▲ 지난해 9월 서울시청 공무원들과 시민단체, 자전거 동호회원들이 광화문 사거리에서 '차없는 날' 캠페인을 벌였다.(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안홍기
<너무 더운 지구> 에이브리 지음, 이한중 옮김 - 바다출판사,
  2007-08-27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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