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귀농통문에서 내가 소개한 집들은, 집을 한번도 지어보지 않은 초보자가 적은 비용을 들여 직접 지은 게 대부분이다. 누구든 자기 집을 지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고 초보들이 겪는 시행착오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비슷한 오류를 피해 가자는 목적으로 시작된 연재이기에 대부분 번듯하고 화려하기보다는 평범한 집들을 중심으로 소개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자기 집에 대해 적극적으로 소개하거나 드러내려는 이가 별로 없다. 차광주 씨도 역시 그러했다. 그러나 이 연재의 취지를 잘 알고 있기에 초보 귀농자로서 집을 지으며 겪은 과정을 소상히 풀어놓으며, 초보들이 집 지을 때 “이것만은 꼭 지켜야 한다.”는 강조점과 그 이유를 반드시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해야 한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몇 차례 연재를 통해 대략 집짓는 순서와 내용에 대해 소개한 바 있기에, 이번 호에서는 그의 말대로 집짓기 초보들에게 꼭 놓쳐서는 안될 점들을 중심으로 살펴볼까 한다.
귀농자에겐 집이 중요하다
누구에게나 그러하지만 시골에 내려가 살 집은 매우 중요하다. 더구나 농사를 짓는 농사꾼에겐 더욱 중요하며,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시골에 내려가 살아갈 초보 농사꾼에겐 더구나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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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광주 씨 집은 맞배지붕을 한 -자형의 흙벽돌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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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막리는 산골인데다 해발 350미터 고지여서 겨울에 몹시 춥다.
이런 연고로 살림집이 거실을 중심으로 집중되는 실내형 중심구조 형태로 꾸몄다.
“원래부터 시골에서 사는 농사꾼은 마을을 자신의 생활터전으로 삼으면서, 또한 능숙하게 주변의 환경을 이용해 살아갈 수 있는 능력도 갖고 있지요. 마을 사람들과 오랫동안 같이 살며 함께 호흡하고 농사 또한 손발에 익어 스스로 자기 농사를 지을 수 있지요. 이 사람들에겐 집이 생활의 일부이고 생활수단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귀농자는 귀농해 살아가는 지역에 대해 잘 모르며, 주변 사람들과도 새롭게 접하고 이해하며 하나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농사 짓는 일도 잘 모릅니다. 배우며 지어가야 합니다. 상당히 힘든 길을 가야 하는데 이런 사람들에게 집은 정신적으로나 생활적으로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차광주 씨도 98년 12월에 귀농할 때 우선 빈집을 얻어 살면서, 집은 천천히 지어 마련할 계획이었다. 그래서 우선 어느 종중 땅에 있는 빈집을 얻어 2년간 살았다. 살다보니 문제가 생겼다. 우선 내 땅, 내 집이 아닌 데다 종중 땅이니 내 맘대로 할 수 없었고, 그렇다고 그 집을 사서 고칠 수도 없었다.
살림집을 살면서 편의와 쓰임새에 맞게 손 보며 살고 싶었지만 공들여 손 봤다가 주인이 나가라고 하면 꼼짝없이 옮겨야 한다. 그래서 차광주 씨는 빈집에 살며 농사일도 배우면서 주변의 적당한 집터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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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 바깥 벽면쪽을 ㄷ자로 들어가게 하여 겨울철 방풍 효과와 뒤뜰 공간의 확보를 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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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후 인연이 닿아 2000년 9월에 담배농사를 짓던 경사지 690평을 매입할 수 있었다. 귀농한지 2년 만에 집지을 땅을 마련한 것이다. 귀농자가 집을 마련할 때에는 가능하면 처음 터잡은 곳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지역범위가 좋다고 차씨는 말한다. 정착지는 신중하게 정하되, 집은 그 지역에 살면서 마련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다. 정착지역은 가능하면 옮기지 않아야 그동안 자기가 맺은 여러 관계와 지역정보 등이 유용하며, 몸과 마음도 그 지역과 일체되어 나갈 수 있지 않은가.
기초를 쌓을 땐 무엇보다도 습기를 막아야
땅 매입을 하고나서 터 닦기, 지하수 파기, 하우스 짓기를 했다. 30여 평 되는 비닐하우스를 지어 그 안에 여러 가지 집 짓는 도구와 자재들을 두기로 했다.
그런데 문제는 터를 닦고 나서 기초를 쌓는 부분에서 시작되었다. 터를 닦고 나온 돌들로 벽체가 올라갈 부분의 기초를 쌓았는데 지면에서 약 30cm정도만 쌓은 것이다. 기초를 약 세 자 정도 쌓으라는 권고를 주변으로부터 받았지만 한 자 정도 쌓아도 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으로 낮게 쌓은 것이다. 나중에 집을 다 짓고 나니 방바닥이 너무 습한 것이었다. 당연히 습기 제거를 위해 자주 불을 때주어야 하는 불편과 불필요한 난방비를 감수해야 했다.
차광주 씨는 새로 집짓는 이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바로 기초를 튼튼히하고 높이 쌓으라는 것이다. 습기는 약 60cm 정도까지 땅에서 올라오므로 이 점을 감안해서 기초를 쌓아야 한다.
주변 흙으로 흙벽돌 쌓기
사기막골의 차광주 씨 집터로 들어가는 길은 매우 비좁았다. 진입로가 작다 보니 루베가 적은 굴삭기를 쓸 수밖에 없었고, 흙도 외부 흙을 퍼나르기가 힘들어 집터에서 나온 흙과 주변 흙으로 벽돌을 찍기로 했다. 흙벽돌 찍는 기계를 사서 틈만 나면 하우스 안에 쌓을 수 있는 만큼 벽돌을 찍고 이것들을 다 쌓은 뒤 또 찍어 쌓는 식으로 일해 나갔다.
주변 흙을 고를 때에는 가능하면 황토 흙이 좋겠으나 오염되지 않은 흙이어야 한다. 흙을 반죽할 때 볏짚 썰은 것과 석회를 같이 섞어 흙벽돌의 인장강도를 높였다. 흙벽돌은 손으로 찍으면 더디지만 매우 단단하고 물에도 강한 편인데, 기계로 찍으면 단단한 반면 물에 약해 외장벽면을 미장처리 해야 한다.
진입로가 비좁은 조건에서 주변 흙을 이용한 흙벽돌집을 생각한 것인데, 사실 흙벽돌집의 장점은 두루 많다. 물론 벽돌을 구입할 경우에는 일반 시멘트벽돌보다 비싸지만 시간과 공을 들여 직접 만들 경우에는 주변 흙을 손쉽게 구해 찍어낼 수 있으며, 단열재 없이도 여름은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보낼 수 있다. 흙은 그 자체의 성질상 습기와 열을 조절할 수 있어서 눈비가 올 때는 습기를 빨아들이고 건조할 때는 습기를 내뿜어 가습기 역할을 해준다.
더울 때 공기보다 더디게 온도가 오르는 흙의 성질상 더운 공기를 식혀주는 역할을 하고, 추울 때는 공기보다 더디게 온도가 내려가는 흙의 성질상 주변공기가 추울 때는 열을 내뿜는 역할을 한다.
차씨는 흙벽돌을 쌓을 때 하루에 방 한 칸의 한 줄을 쌓았다. 실내공간이 네 칸이니 집 전체의 벽돌 한 줄을 쌓는 데 4일 정도씩 걸리는 셈이다. 더디기는 하지만 흙벽돌과 벽돌 사이의 모르타르를 꼼꼼히 잘 넣어 흙벽을 튼튼히 쌓았다. 흙벽돌 몰타르는 입자를 곱게 해야 하므로 흙벽돌 만드는 흙을 체로 걸러 만든다.
벽 쌓는 일만큼이나 지붕도 중요하다.
단열 역할을 하는 것은 벽 뿐만 아니라 지붕도 포함된다. 지붕이 부실하면 아무리 벽체를 잘 공사해도 위로 열이 다 빠져나가거나 들어온다. 즉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추운 집이 되고 만다.
지붕은 거주공간과 하늘을 나누는 칸막이인 만큼 하늘로부터 오는 눈비, 열, 소음, 낙하물을 완전히 차단해야 한다. 즉 방수, 단열, 방음 역할을 하기 위해 튼튼한 구조물로 만들어내야 한다. 차광주씨는 일단 방수와 단열을 위해 서까래를 얹고 그 위에 합판을 댄 다음, 아스팔트루핑을 깔고 그 위에 다시 보온덮개를 얹고 칼라강판으로 마감했다.
이 곳 사기막리는 해발 350미터 되는 산골이어서 겨울철에 매우 춥다고 한다. 그래서 단열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차광주씨는 집을 다 짓고나서 지붕을 얹을 때 흙을 덮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를 하고 있다. 제 손으로 직접 찍은 벽돌의 강도를 확신하지 못해 지붕재를 가능하면 가볍게 하기 위해 아스팔트루핑과 보온덮개로만 처리한 것이다.
만일 지붕을 다시 얹는다고 하면 서까래를 올리고 그 위에 반자를 댄 다음 흙을 얹어 완전한 단열을 한 뒤에 루핑재와 지붕재를 얹는 방식으로 하고 싶다는 것이다.
흙벽돌은 빗물이 들이치지 않게만 잘 처리하면 매우 견고하므로 처마를 길게 잘 빼서 흙벽체에 눈비가 직접 들이치지 않도록 한다면 서까래 위에 무거운 흙이 올라가더라도 괜찮다. 물론 흙을 얹을 경우 서까래목도 일정한 좀 더 굵은 것을 써야 하겠다.
마당을 만들어라
나는 아내와 함께 오랫동안 많은 전통농가들을 봐왔다. 또한 최근에는 귀농자들이 직접 지은 집들을 봐오면서 내 경우엔 주로 집의 기능과 건축방법, 건축재료 등에 관심을 많이 가지는 반면, 아내는 부엌과 창고, 마당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갖고 본다.
어느날 아내가 말한다. “최근에 귀농한 분들 집은 마당에 대한 고려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아파트나 빌라에서만 살아서 그런가요?” 아내는 비록 서울에서 태어나긴 했지만 어릴 때부터 외가집이 있는 온양에서 많이 자랐고 또 학창시절 방학만 되면 시골집에 내려가 살다시피 했다. 그래서 유독 농촌생활에 대한 기억을 많이 떠올리고 또 관심도 많다. “농사를 지면 마당에 펼쳐놓고 작업을 많이 하기도 하고, 마당을 통해서 이곳저곳 연결되어 있는 게 우리 옛집인데……”하며 자기 생각에는 안마당을 잘 꾸미는 것이 집 지을 때 아주 중요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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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춧돌 두개를 올려놓은 가장 간단한 부춧돌 잿간이다.앞에 릇을 놓아 오줌을 받고 부춧돌 뒤에는 거름을 쌓아놓는 잿간이 있다. 마당 끝 비탈에는 해우도도 만들고 있어 뒷거름을 최대한 활용하라는 의지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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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옛집을 보면 -자형이든, ㄴ자이든, ㄷ자이든, ㅁ자이든 모두가 정면진입식이다. 서양주택이 주로 측면진입식의 종적배열로 방별 기능을 중시하고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높이는 방식인 반면, 우리 전통가옥은 마당을 통한 정면진입방식이 많은데 이는 대청을 중심으로 풍수상 좌우공간배치를 중시하고 열린 구조 속에서 공동체적 생활방식이 집구조에도 그대로 반영된 데 기인한 측면이 크다. 기능도 중요하지만 주술적(정신문화적) 요소와 공동체적 요소가 더 우선한다고나 할까?
하지만 꼼꼼히 살펴보면 우리 전통가옥에서 마당이 갖는 목적과 기능은 매우 다양하다.
우선 생산과 작업을 하는 공간이다. 귀농본부 도시농업위원인 정용수 씨는 어릴 적 전통농가에서 자랐다. 언젠가 마당 얘기를 했더니 “가을이 될 무렵엔 마당공사를 했어요. 마당을 깨끗이 정리한 다음 복토를 하고 평평하게 땅을 고른 뒤 다지기를 해서 마당 전체를 작업장으로 만드는 거예요. 그리고 나서 타작도 하고, 고추 말리기도 하고, 별별 작업을 거기서 다했죠.”라고 기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농사를 위한 온갖 준비와 생산작업을 하는 공간이 집앞 마당이라면 얼마나 좋겠는가? 털고, 치고, 까고, 말리고, 거르고, 갈고, 찌고 하는 일들을 말이다.
다음은 놀이와 의식의 공간이다. 온갖 놀이문화가 펼쳐지는 공간으로 마당은 존재한다. 옛날 전통혼례를 하던 곳도 마당이고 잔칫날 마을사람들 모두 모아 술과 고기를 먹던 곳도 마당이고, 윷을 놓고 제기를 차는 곳도 마당이다. 개와 고양이가 놀고 졸기도 하는 곳이 마당이기도 하다. 당연히 아이들 벌주는 곳도 마당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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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 장독개와 수도가 있고 우측(서쪽)에 창고와 닭장이 있다. 앞으로 농사를 더할수록 마당의 무습은 낮어되어 갈 것이다. 우선적으로 이러한 마당을 확보하는 것은 농사꾼에게 편리함과 안정감을 준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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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넉넉함과 더불어 모든 방에 빛과 바람을 제공하는 곳이 마당이다. 살림채 앞에 마당이 있어 탁 트이니 마음이 넉넉하고 답답하지 않으며, 이 방 저 방에 골고루 바람을 넣어주고 볕을 들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 더불어 이 방 저 방 돌아다니는 통로역할을 하기도 한다.
뒷마당은 어떤가? 앞마당(안마당)이 생산과 의식, 놀이, 채광, 통풍을 위한 것이라면 뒷마당은 부엌과 먹을거리와 관련된 배치가 많다. 주로 장독대를 놓거나 조그만 텃밭을 꾸미기도 하고 좋아하는 꽃과 나무들로 화원이나 화단을 꾸미기도 한다. 앞마당에 비해 약간은 폐쇄된 공간으로 꾸며 조용한 사색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이렇듯 마당의 기능은 참으로 다양한 것이니 살림집을 크고 화려하게 꾸미기 보다는 마당을 얼마나 잘 꾸밀 것인가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겠다.
차광주 씨의 마당은 비교적 정리가 되어 있는 편이다. 살림집은 정남향에서 15도정도 동향으로 돌려져 있고 서쪽 마당 한 켠에는 창고와 닭장이 있다. 마당끝 비탈에는 해우소를 짓고 있다. 아직 마당이 완전히 정리된 편은 아니나 동쪽 진입로와 너른 마당 서쪽 창고 등의 배치로 전체적으로 안정된 느낌을 준다.
곳간을 잘 꾸며야 한다.
농가 살림에는 곳간을 많이 이용하게 된다. 곡물을 저장하고 농사짓는 데 필요한 여러 도구들을 두는 곳이 필요하다. 각종 공구류들을 수납하는 공간도 있어야 한다. 농촌에서 웬만한 일들은 직접 자기 손으로 수리를 해야 하고 또한 각종 농자재들도 필요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잘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이러한 도구와 자재, 곡물 및 나락 들을 잘 보관하고 언제든 필요할 때 쉽게 쓸 수 있는 공간을 잘 마련하는 일이야말로 매우 중요하다.
내가 처조부댁에 가서 2년간 생활하면서 느낀 것은 창고가 매우 잘 정리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밖에서 주워 온 두개의 낡은 옷장안에 빼곡히 들어찬 각종 농자재들-집게, 노끈류, 종이봉투, 비닐봉투, 페인트, 각종 전선, 바구니, 멀칭용 비닐, 부직포, 보온덮개 등등이 잘 정리되어 있었다. 물론 초보농사꾼인 나는 그 물건들의 쓰임새를 다 알지 못해 아주 일부만 썼지만 수시로 창고를 청소하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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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집이 실내형 페쇄구조인 단점을 막기 위해 마당과 살림집의 연결공간으로 툇마루를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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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기구 및 공구들도 꽤 많은 공간을 차지했는데 이들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헤매지 않고 공구들을 쓸 수 있을 것이다. 쓸 물건이 제때에 제 자리에 있는 것이야말로 생활에 매우 필요한 원칙이기 때문이다.
차광주 씨의 창고는 적당한 넓이로 마련되어 있고 앞마당 한 켠에 있어 정리가 다되면 아주 요긴하게 쓸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다.
차광주 씨의 실내공간
거실을 중앙으로 해서 동서 양쪽으로 각각 두 개의 문이 나있다. 서쪽으로는 서재, 화장실이 놓여 있고 동쪽으로는 건넌방과 안방이 있다. 중앙거실에는 천장에 동서로 기둥이 올려져 있다. 지붕을 튼튼히 받치는 보조기둥으로 종도리 겸해서 걸쳐놓았는데 사실상은 지붕을 받치는 기능보다는 내장용 기둥으로 씀 직하다. 안살림에 대한 배려로 거실에 부엌을 널찍하게 두었고 화장실도 넓게 두었다.
건축비용으로 약 1,500만원 정도 들었다고 한다. 일반적인 건축비용이기에 특별히 세목을 정리하지는 않겠다. 대부분의 귀농자 집이 그러하듯 부분적으로 재활용품과 주변에서 자재를 얻은 부분도 있다. 난방은 구들난방으로 하고 싶었으나 안사람의 살림을 배려해서 보일러로 처리했다. 향후 한칸 짜리 구들방을 별도로 지을 계획이라고 한다.
차광주 씨는 다른 이의 특별한 도움 없이 혼자서 이 집을 지었다고 한다. 혼자 짓는 집이 얼마나 어렵겠는가? 어렵게 지은 만큼 화려하지 않고 넓지 않아도 이 집에 대한 사랑은 매우 클 것이다. 집을 지으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
집은 누구나 지을 수 있다. 마음만 먹으면. 그리고 많은 것을 배울 것이다. 그리고 후회도 할 것이다. 집을 지을 땐 용기와 자신감, 그리고 신중함이 필요하다. 그리고 가족과 다른 이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이 것들을 잘 준비할 때 바로 집을 지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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