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10. 31, 괴산군청 홈페이지>
영농조합법인 괴산장터의 출범에 붙여
오늘(2005년 10월 31일), 괴산군청 회의실에서는 ‘2005년도 괴산군 농가 및 작목반 운영협의회 전체회의’가 있었습니다. 주요의제는 ‘영농조합법인 괴산장터’ 운영설명회였는데, 물론 몇가지 질문이 있긴 했지만, 모인 농민들은 얼떨떨한 상태에서 임원진의 일방적인 설명만 들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영농조합법인 괴산장터’ 대표이사의 장황한 설명은 사람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지 못한 느낌이며, 자초지종(自初至終)을 제대로 알리지도 못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래서인가, 충분한 사전예보 없이 모이라고 했다가 그런 설명만 잔뜩 듣고 돌아가는 농민들의 표정은 그리 흡족하지 않았습니다. 고개를 연신 갸웃거린 분도 있고, “결국 중간상인하겠다는 거 아닌가?” 하는 의문을 터뜨린 분도 있었습니다.
많은 생각을 품은 채 집으로 돌아온 저도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과 우려를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영농조합법인 괴산장터 쇼핑몰 운영부칙’ 제1조의 규정에서 “본 영농조합법인의 목적에 따라 쇼핑몰을 운영함에 있어서 공공성, 공정성,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 몰각(沒却)되지 않길 바라는 차원에서 제 나름대로의 의문/우려를 제기해봅니다.
1. 공공성(公共性)
‘영농조합법인 괴산장터 쇼핑몰 운영부칙’ 제6조는 농산물직거래에 대한 수수료(‘시장관행에 따른 적당한 이윤’)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에 대한 대표이사의 설명에서 드러났는데, 어느 정도의 수수료를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지금으로선 최저 20%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농가의 소득증대와 지역경제활성화를 내세우는 데 반해 지나치게 과다하다고 생각하는 농민들은 옥션 등의 경우를 거론하면서 반론하였고, 이에 대하여 그는 이사들도 생활인이니 먹고살아야 한다는 말을 하고 말았습니다. 여기저기서 ‘악’ 소리가 났습니다. 그렇다면 질문은 자명해집니다. “누구를 위한 괴산장터인가?” 임직원들을 먹여살리기 위한 시도일 뿐인가?
괴산군청에서 지원한 ‘괴산장터’ 홈페이지 구축비용이 수천만원이라고 그랬습니까?(정확한 숫자를 모릅니다) 그렇다면 일단 호조건에서 시작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군청에서 다 만들어주면서 하게 하니 말입니다. 게다가 운영 및 영업에 대해서는 배타적 권리를 갖게 되었으니 더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5명의 이사들이 각자 200만원씩 출연한 결과로 얻은 것으로는 대단한 것일 겁니다. 그런데도 여느 장터보다 많은 수수료를 보장받으려 하는 것은 ‘괴산장터’가 추구하는 ‘농가소득증대’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의문입니다. 진정 “누구를 위한 괴산장터입니까?”
나아가 법인 이사들에 대한 조합원 및 준조합원의 제재 규정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찾으려 해도 잘 모르겠더군요). 이사들이 옛날 요순 임금처럼 공명정대하다면야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이겠지만 부족한 인간들일바에야 보다 분명한 규정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심하게 말하면 이사/이사회의 전횡에 대해서 반론하거나 제재할 수 있어야 합니다.
2. 공정성(公正性)
대표이사는 말합니다. 법인 이사의 자격은 농부여선 안되고, 다른 특별한 직업을 가져서도 안된다고... 그런데 이 말에도 어폐(語弊)가 있습니다. 5명의 이사/감사 가운데 혹은 목사요, 혹은 정미소와 농산물판매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혹은 배추농사를 하면서 농산물판매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대표이사의 말과는 상반되는 상황들입니다. 일부는 농부이고, 일부는 다른 직업인이니까요...
문제는 이러한 농부배제규정이 필요하냐 하는 점입니다. 보다 엄밀한 감독과 제재규정이 주어진다면 비록 농부라고 하더라도 굳이 문제될 건 아니라 여겨집니다. 이와 더불어 문제되는 것은 농부/농촌의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운영하는 농협의 전철을 밟아가는 게 아닐까 하는 우려입니다. 그래서 늘 탁상공론에 흐르니까요...
게다가 지금처럼 한 지역 사람들로만 계속 채워진다면 특정 지역의 상품으로 채워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겠는지요...? 이렇게 벌써부터 지역을 나눈다는게 서글프지만, 제도화되어있지 않는 상황에서는 보다 공정하게 운영하도록 하는 고언(苦言)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이와 더불어 ‘괴산장터’에서 취급하는 품목을 주로 친환경농산물로 설정하는 것은 분명 맞는 말일 겁니다. 문제는 지금부터 시행하느냐 하는 점입니다. 지금까지 괴산군내에서 인증받은 친환경농가의 숫자가, 괴산군 전체농가의 숫자에 비긴다면 너무나 미미한, 129호일 뿐이기 때문이지요(2005년 9월 22일 현재). 물론 저 자신도 고추와 찹쌀을 무농약재배를 하고 있고, 괴산군 뿐 아니라 전체 한국 농정이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믿고는 있지만 지금부터 그렇게 서둘러 시작한다는게 그리 타당해보이지는 않습니다. 기존의 농민들이 고령이라는 이유도 그 하나입니다. 그분들의 연배에서 새삼스런 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것도 어렵고, 그렇지 않다면 관행농법이라 해서 처음부터 소외시키게 되기 때문입니다. 젊고 머리가 똘똘하다 싶은 사람들 뿐만 아니라 관행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노인 농부들도 함께 가야 공정하지 않겠습니까?
3. 투명성(透明性)
대표이사의 설명에 붙여 제가 질문한 것이 재정의 투명성입니다. 단체와 사회를 운영하려면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재정문제를 투명하게 운영하느냐 여부라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재정상황을 인터넷에서 (조합원과 준조합원만 들어가서 확인할 수 있는 장치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그랬는데 대답은 사무실에 와서 서류를 열람하거나 일년에 한번 정기회의에서 서류로 보고하면 되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었지요. 물론 그래도 됩니다. 안될 건 없지요. 하지만 지금은 인터넷 정보시대입니다. 그에 걸맞는 대안을 찾아가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고, 그 투명성으로 인해 신뢰를 유지해가야 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와 더불어 임원/직원들의 사례비/월급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누가 책정합니까? 자신들이 모여서 우리 얼마씩 받자고 결의합니까? 그렇다면 그건 신뢰를 잃어가는 지름길일 겁니다. 우리는 작금의 군자농협 사태를 잘 알고 있습니다. 일개 전무의 연봉이 9,800만원이었다는 게 솔직히 믿어지지 않습니다만 사실이었습니다. 물론 조합장의 경우는 더 말할 것도 없겠지요. 이러한 것들이 농협을 더 신뢰할 수 없는 집단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지요. ‘영농조합법인 괴산장터’도 농협의 전철(前轍)을 밟아가렵니까? 그러고 싶지 않다면 제도적 장치를 보완함으로써 투명성을 담보해야 할 겁니다.
‘영농조합법인 괴산장터’의 출범에 즈음하여 고언(苦言)을 늘어놨습니다. 지금은 아플지라도 그 아픔이 훗날에는 약이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물론 ´괴산장터‘는 괴산의 희망일 수도 있지만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시작하느냐가 관건일진대 공공성과 공정성과 투명성이 온전히 담보된다면 바로 가는 것이겠지만 이에 대해 소홀히 한다면 어떤 식으로든 계속 문제로 남을 것입니다. “돈이 권력을 만든다”는 대표이사의 말에 꾸준히 무게 중심을 둘 필요도 있을 것이고, 재정과 물품의 수급에 공정하고 투명해야 할 것입니다. 뼈를 깎는 마음으로 자신을 돌아보며 나아간다면 우리 모두에게는 일생일대의 귀한 희망이 되지 않겠습니까?
관련되는 내용에 대해 담당/지원하는 담당자의 복안을 들려주십시오.
------------------------
** 괴산군청 답변 / 자치행정과 전세진
귀하께서 농가 작목반 전자상거래에 많은 관심을 가져 주셔어 감사합니다.
농가 작목반 전자상거래 시연시에 괴산장터 운영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많은 의문점이 있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괴산장터 운영에 대하여 미리 서면이나 교육을 실시하고 시연회를 가졌으면 의문점이 많이 해소되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농가 작목반 전자상거래은 괴산군에서 생산되는 모든 농특산물을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거래하고 온라인으로 직접 구매할수 있는 시스템으로 구축하였고 농가 작목반별 농특산물을 판매 및 홍보하여 높은 소득증대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괴산장터는 영농조합법인 괴산장터 임직원들만 먹여 살리는 것이 아니라 괴산장터는 공공성을 갖고 괴산군민 누구나 농사를 짓고 농산물을 판매하고자 하면 괴산장터에 모두 참여할수 있습니다.
농산물 직거래에 대한 수수료는 괴산장터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 경비를 책정했는데 수수료가 많다고 생각이 되시면 농가 및 작목반에서 수수료에 대한 의견을 듣고 타전자상거래와 비교하여 적당한 수수료로 책정되도록 영농조합법인 괴산장터의 회원들과 협의하여 다시 책정 되도록 하겠습니다.
법인 이사들에 대한 제재규정은 아직 만들어 진 것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영농조합법인 괴산장터와 협의하여 이사 이사회에 대하여 제재할수 있는 조항을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괴산정터는 영농조합법인 괴산장터만 먹고 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괴산군 농가 작목반 농가들의 농특산물을 판매 및 홍보하여 어느 지역보다 살기좋은 농촌을 만드는데 민관이 하나가 되어 괴산장터가 잘 운영될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괴산장터에서 판매되는 물품은 괴산군것만으로 제한을 둔 것은 괴산에서 생산되는 농특산물 판매에 어려운 농민들이 많이 있는데 타지역 농산물을 판매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괴산군에서 생산되는 농특산물만 판매하여도 괴산장터에서 전부 수용을 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농가 및 작목반 홈페이지도 더욱 활성화하여 개인별 농특산물을 판매할수 있는 장을 마련하려고 홈페이지 운영자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농가 작목반 홈페이지를 통하여 소득증대와 지역경제활성화 되도록 군민 모두가 노력하여야 하겠습니다.
괴산장터에 등록되는 상품이 친환경 농산물이 아니더라도 상품을 등록할수 있습니다.
가급적이면 친환경 농산물을 등록하여 괴산장터의 이미지와 가격 경쟁에서 이겨 더 많은 소득이 농가에 돌아 갈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재정의 투명성은 어느 단체보다 더욱 철저히 하겠습니다.
조합원,준조합원 누구나 사무실에 와서 서류를 확인할수 있도록 조치하고 귀하께서 말씀하신대로 인터넷을 통하여 공개할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괴산장터은 괴산군을 대표할수 있는 전자상거래로 만들기 위하여 민관이 협력하여 전국에서 제일가는 전자상거래 시스템이 되도록 군미 모두가 열심히 노력하여야 하겠습니다.
끝으로 괴산장터의 발전에 조언을 해 주셔어 고맙습니다.
괴산장터의 발전을 위하여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참여와 관심을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영농조합법인 괴산장터의 운영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대표이사와 같이 직접 찾아 뵙고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작성일자 : 2005-11-01 ]
'괴산 이야기 > 괴산 비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만동묘 유감(051124) (0) | 2006.12.25 |
---|---|
고추클러스터 사업을 지켜보면서(051116) (0) | 2006.12.25 |
괴산고추대학을 마치고(051031) (0) | 2006.12.25 |
[조찬섭]골프장 건설에 대하여.....(051001) (0) | 2006.12.25 |
[김병근]장연골프장조성계획에 대하여(050925) (0) | 2006.1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