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11. 24, 괴산군청 홈페이지>
만동묘 유감
우암 송시열은 〈조선왕조실록〉에 3천번 이상이나 그의 이름이 거론될 정도로 걸출한 정치인이고 유학자이자 경세가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유학자 중에서 송시열만큼 극단적인 애증과 포폄의 평가를 받고 있는 사람도 드물 것입니다. 또 조선시대의 수많은 서원 중에서 송시열의 화양서원(華陽書院)처럼 말썽많은 서원도 없을 것이구요. 이런 송시열에 대해 일각에서는 ´사문(斯文)의 종사(宗師)´, ´정계의 대로(大老)´, ´아동(我東)의 주자(朱子)´, ´태산교악(泰山喬嶽)´으로 추앙하고 있으나, 다른 쪽에서는 ´당쟁의 화신´, ´골수적인 사대주의 신봉자´, ´극단적인 권력추구자´ 등으로 비난합니다. 추앙하는 측은 ´송자(宋子)´라 부르고, 비난하는 쪽은 ´송자(宋者)´라 부르는데, 전자는 공자 맹자 순자 등에 붙이는 최상급의 경칭인 반면에, 후자는 욕할 때 쓰이는 놈자(者)라는 최하급의 비칭인 것입니다.
이 송시열은 효종과 함께 청나라 북벌을 주장하면서 명나라에 대해서는 임진왜란때 나라를 도와준 은혜를 잊지 못합니다. 1671년 명나라 마지막 황제 신종(神宗)의 어필인 ´비례부동(非禮不動)´ 넉자를 구해와 화양동 제5곡인 첨성대 아래 암벽에 모각하여 놓고 존명사대(尊明事大)의 근본 도장으로 삼았습니다.
또한 송시열은 사약을 받으면서 제자들에게 화양동에 만동묘를 세우도록 했습니다. 이 유언에 따라 권상하 등이 明나라 신종과 의종의 제사를 지내기 위해 1703년(숙종29) 읍궁암 남쪽에 만동묘를 짓습니다. 게다가 화양서원은 송시열의 유지를 받들어 모시고자 세워집니다. 이에 송시열의 제자 문인과 그의 당파 노론이 계속 집권하면서 화양서원과 만동묘는 국가의 보호를 받으며 거대한 정치세력을 형성합니다. 이곳은 조선후기 사림세력의 본거지가 되는데, 송시열이 문묘에 배향되자 그 위세는 날로 더하여 토지를 늘리며 양민들을 종으로 부리는 등 그 위세는 날로 더해갔습니다. 이렇게 화양서원과 만동묘가 악의 소굴이 되고 민원의 대상이 되자 조정에서도 누차 이를 우려하는 논란이 제기되었지만 그들 세력이 집권을 하고 있고 이미 기강이 무너진 세도정치에서는 근본적인 타개책이 강구될 수 없었습니다. 역대 조정에서는 이런 서원들을 정비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유생들의 반발로 성과를 거두지 못하다가 1864년 대원군이 집권하면서 전국의 유수한 서원들이 철폐될 때에 가장 먼저 된서리를 맞은 곳이 바로 화양서원과 만동묘입니다.
이렇게, 송시열은 당대는 물론 후대에까지 상극적인 평가를 받으면서 유언으로 만동묘(萬東廟)라는 유학사에 치욕을 남긴 사람입니다. 대부분의 집이나 사찰ㆍ사당ㆍ서당이 햇볕을 받는 동향이나 남향 또는 동남향으로 짓는데 비해 화양서원과 만동묘 사당을 굳이 북향하여 지었으니 이는 명나라를 향한 사대의식의 발로임을 알게 합니다. 또한 명나라 황제를 배향하러 가는 길에 사람들이 곧추서서 가지 못하도록 계단의 폭을 아주 좁게 만들었으니 이 얼마나 우스운 짓을 벌였습니까?
이처럼 썩은 선비들의 집합소요 사대주의의 소굴로 불리우던 화양서원과 만동묘를 괴산군에서 복원하고 있습니다. 벌써 만동묘 등을 복원하는 1단계 공사를 마치고 2단계 공사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서글프기조차 합니다. 역사가 버린 것을 이 시대의 자치단체가 무슨 의도로 되살립니까? 건물들이 다 완성되었다고 하니 허물라고는 못하겠지만 이상한 관광명소로 만들 생각만큼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디 할 일이 없어 만동묘를 관광하라 합니까...? 건물 앞에 상세한 설명을 붙이되 그 치욕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경구를 써놨으면 합니다. 후손들이 본받을까 걱정됩니다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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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산군청 답변 / 문화체육과 문화예술담당
1.우리군 문화유적에 관심을 가져 주신데 감사를 드립니다.
2.만동묘는 사적 제417호로 지정된 『우암송시열유적』내의 국가지정 문화재입니다.
3.귀하께서 지적하여 주신 사항에 대하여는 후세인들에게 가감없이 전하도록 복원 완료 후 관련문화재위원,학계,지역사학 원로의 고언과 조언하에 있는 그대로를 상세히 설명 안내할 예정임을 알려드리며,기타 궁금하신 사항에 대하여는 문화체육과(☏830-3445)로 문의해 주시면 최선을 다해 답변드리겠습니다.
[ 작성일자 : 2005-1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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