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11. 16, 괴산군청 홈페이지>
고추클러스터 사업을 지켜보면서
지난 9월 29일, 충북도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민주노동당의 강기갑 의원은 괴산 농정에 대해 의미있는 지적을 한 바 있습니다. 그의 말을 직접 빌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충북도는 ‘괴산청정고추명품화사업’을 올해부터 추진하면서 사업의 초점을 잘 못 맞추어 문제가 되고 있다. 이 고추클러스터 사업은 무농약 유기농 고추를 개발하여 생산 혁신과 농가소득 증대,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지난해 사업이 선정되어 2005년에 약 1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사업계획이 기술의 연구개발 및 농가보급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보조금의 대부분이 최종적으로 기관 및 업체에 귀착되고 있다. 또한 고추재배농가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이 없고, 시범농가에 대한 피해보상 규정이 없어 애꿎은 농가만 피해를 보고 있다.
실제로 괴산군 한 농가는 클러스터 사업단이 제공하는 약을 뿌렸으나 탄저병과 역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없어 1,200평 규모의 고추 수확을 포기하였다. 또 다른 농가는 ‘일반 약보다 더 자주 약을 줘야 하고 수확량도 전년도 기준으로 60%이상이 줄었다면서 약을 만드는 업체만 배불리는 것이 아니냐’며 하소연하였다.”
강기갑 의원의 이러한 질정(叱正)은 괴산군으로 보면 매우 시의적절하다 할 수 있습니다. 고추클러스터 사업으로 인한 피해자들 뿐 아니라 괴산군의 앞날에 관심이 있는 시민들이라면 누구나 같은 마음이라 생각되기에 괴산군 고추클러스터 사업이 안고 있는 실제적인 문제들을 짚어봅니다.
문제1) 실증재배 실험의 표본 추출 오류
지난 해에 지역농업 클러스터 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괴산군은 올해 59농가/20㏊에 실증재배 실험을 했습니다. 관련 업체인 GL바이오의 미생물액비를 공급해 고추포장에 살포하게 하여 고추를 재배한 결과 근처 포장에 비해 역병과 탄저병 피해가 현저히 줄어드는 효과를 확인하였다고 합니다.
괴산군은 이 고추클러스터 사업의 당면 목표를 무농약 유기농 고추를 생산하는데 두고 있습니다. 그럼으로써 농가의 소득증대에 힘쓰고, 나아가 괴산군의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는 복안입니다. 이처럼 무농약 유기농 고추 생산이 고추클러스터 사업의 목표라면 그러한 의지를 가지고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주요 표본이 되어야 합니다. 즉 괴산군청으로서는 실증재배의 표본을 최소한 무농약으로 고추농사를 짓는 사람들이거나 저간의 관행농법을 청산하기로 결의한 사람들로 선정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통상의 관행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분들에게 미생물액비를 나눠준들 그 액비만 살포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실제 듣기로도 표본 농가의 대부분이 미생물 액비 이외에 농약을 같이/따로 살포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군청이 선정한 표본 농가들의 실증재배를 통해 탁월한 효과를 얻었다는 것이 과연 얼마나 설득력이 있겠습니까? 고추클러스터 사업이 농약을 배제한 무농약 유기농 고추를 생산하여 농가의 소득을 증대시키는데 있다면 미생물 액비와 농약을 함께 사용하여 좋은 효과를 확인했다고 하는 건 어불성설일 뿐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고추클러스터 사업의 실증재배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표본추출에서부터 괴산군청은 심각한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고추클러스터사업을 기초부터 흔드는 시행착오요, 더 이상 사업을 진척시킬 수 없게 합니다.
문제2) 고추클러스터 사업의 진정한 수혜자는 누구인가
관・산・학의 연계고리 속에서 진행되는 고추클러스터 사업은 무농약 유기농 고추를 생산함으로써 농가의 소득증대를 꾀하고, 나아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목적을 설정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사업의 수혜자는 농민이어야 하고, 보다 넓게는 괴산군민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농민과 괴산군민이 그 효과를 보고 있게 되는지는 의문입니다. “사업계획이 기술의 연구개발 및 농가보급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보조금의 대부분이 최종적으로 기관 및 업체에 귀착되고 있다”고 강기갑의원도 지적하고 있습니다. 즉 “또 다른 농가는 ‘일반 약보다 더 자주 약을 줘야 하고 수확량도 전년도 기준으로 60%이상이 줄었다면서 약을 만드는 업체만 배불리는 것이 아니냐’며 하소연하였다.”
괴산군청의 담당자는 GL바이오라는 업체가 이득을 보는 건 없고 도리어 연구비로 엄청난 투자만 하고 있다고 강변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게다가 괴산군청에서는 GL바이오의 미생물액비가 다른 지역에서 실증실험을 하여 이미 효과가 입증되었다고 하면서 업체를 두둔하고 있습니다. 그에 대한 실험 자료를 제출받았는지도 알 수 없고, 그 실증실험 자체가 위에서 거론한 것처럼 제대로 한 것인지 의문입니다. 이와 더불어 GL바이오의 미생물액비로 인한 농민의 피해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고 애써 그로 인한 업체의 사업상 어려움만 가려주고 두둔하는 담당공무원의 태도는 사리에 합당하지도 않습니다.
게다가 단순히 GL바이오의 미생물액비만 준다고 무농약 고추가 되는 것이 아니고, 농민들의 고추가 제값을 받는 것도 결코 아닙니다. GL바이오의 미생물액비가 친환경농업에 합당한 효과를 갖고 있는지 우선적으로 규명되어야 하고, 농산물품질관리원의 인증 절차도 밟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여러 정황을 보면 고추클러스터 사업의 진정한 수혜자는 농민일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농민보다는 업체가 우선일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 아닌가 싶습니다. 결국 농민에 대한 혜택은 요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문제3) 실증재배로 인한 농민의 피해에 대한 보상 및 사후대책
강기갑 의원은 밝히고 있습니다. “실제로 괴산군 한 농가는 클러스터 사업단이 제공하는 약을 뿌렸으나 탄저병과 역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없어 1,200평 규모의 고추 수확을 포기하였다.” 검증되지 않은 농업기술로 인해 농가가 이와같은 피해를 입었다면 괴산군청에서는 우선 자초지종의 사연이라도 밝혀야 합니다. 더 나아가 피해를 입은 농가를 조사하여 합당한 보상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괴산군청은 시간에 쫓기듯 무작정 사업을 추진할게 아니라 무농약 재배농가를 위주로 2-3년간의 실증실험을 더 한 후에 시행해야 합니다. 그래야 더 이상의 농가 피해도 생기지 않을 것이지만 이와 달리 서둘러 사업을 추진한다면 담당공무원 자신의 공명심을 높이고 업체의 이익 확보에만 주력한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입니다.
어떤 사업이든 기획하여 실행하는 모든 과정이 중요합니다. 그 가운데 농업이라는 특수 분야에서는 검증된 농법이라야 농민들로 하여금 사업에 참여하도록 설득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기본적인 준비가 된 사업이 농민과 농촌을 도울 수 있습니다. 어설픈 실증실험의 결과를 토대로 본격적인 사업추진을 결의하기보다는 근원적인 진단을 거친 후에 사업추진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라 생각됩니다. 남의 말에 귀기울일줄 아는 지혜야말로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가장 귀중한 덕목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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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산군청 답변 / 농정과
평소 군정에 큰 관심을 갖고 제안하여주신대 감사드립니다.
먼저 님께서 지적하신 지역농업클러스터 사업에 설명입니다.
○ 지역농업 클러스터는 일정지역에 특화된 농산물의 생산. 유통, 가공등과 관련된 주체를 중심으로 산.학.관이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가용자원의 최적이용을 통해 지역농업을 혁신하는 농산업의 결집체로 금년도 농림부의 시범사업으로 처음 시행하는 사업입니다.
○ 우리군은 11개 기관 단체가 참여하는 사업단을 구성 친환경 괴산청정 고추명품화 사업으로 신청하여 도 및 농림부의 최종 심사를 거쳐 2005. 5.9일 사업확정이 되였습니다.
○ 전국20개소 충북은 괴산, 영동 2개 지역이며 사업 예산은 3년간 4,700백만원(국고50.지방비50%)을 고추 산업분야에 투자 할 계획으로 년도별로는 2005년 1,100백만원,2006년1,720백만원,2007년 1,880백만원이나 금년도는 국고예산 배정 지연으로 내년도 사업으로 이월할 계획입니다.
○ 친환경 괴산청정고추 명품화 사업은 생산, 가공, 유통,홍보 분야에 예산투자할 계획으로 클러스터 사업단 운영 780백만원.홍보지원 및 이벤트개발 60백만원, 농가저온저장고 300백만원, 건고추포장제. 부직포등 고추생산 농가지원사업 360백만원,고추 재배농가 액비생산 보급시설 800백만원,액비시범농가지원 400백만원, 최적화개발 연구비 400백만원, 고추관련 상품개발 및 고추가공공장 설치 560백만원, 고추전통음식개발. 고추 화초지원등 100백만원, 고추방송홍보400백만원 ,유통 및 마케팅사업 240백만원, 재배시설지원 300백만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3년간 연속 사업으로 농가 필요사업은 사업비 범위내에서 예산조정 운영할 계획입니다.
○ 국내 농업은 수입농산물로 인하여 매우 어려운 현실이며 앞으로도 어려움이 더 가증되리라 판단되며 고추 또한 관세 인하 등으로 중국고추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친환경 고추생산기반이 절실한 시점으로 타작물에 비해 고추는 친환경 농법이 어려운 작목이나 어려움을 극복하고 탄저병 방제등을 농약을 줄여가는 고추재배와 이를 이용한 가공제품생산으로 부가가치를 높여 괴산고추의 명품화를 유지해 나갈 계획입니다. 금년도 액비 사업 부분은 선생님 께서 지적하신대로 어려움과 문제점이 표출되였으나 내년도에는 문제점을 보완 고추영농조합법인과 상호 긴밀한 협의를 통해 사업추진하고 친환경 재배 농가를 위주로 20ha의 실증실험을 할 예정이오니 앞으로도 클러스터 사업이 정착될수 있도록 좋은 조언을 부탁 드립니다.
[ 작성일자 : 2005-1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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