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각수 군수 보십시오
임각수 군수, 안녕하세요.
괴산군을 잘 살게 한다는 생각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을 것 같아서 이렇게 글 몇자만 남기려고 합니다. 사실 이런 글보다는 속내를 터놓고 술 한잔 나눠야 제 격인데 그게 여간 아쉽지 않군요.
분명히, 일개 군의 수장으로서의 역할이 쉽지는 않을 겁니다.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고, 군정을 제대로 파악함으로써 우리 지역에 합당한 발전의 비전을 제시해야만 할테니까요. 그런 면으로 봐서는 괴산군수 임각수의 열정만큼은 큰 칭찬이 뒤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비록 내 개인사이지만, 광역의회 의원을 지내신 부친의 삶을 돌아보더라도 그런 일이 그리 녹록치만은 않아 보이더군요. 선거 과정에서부터 큰 고통과 고민이 뒤따르고 있었고, 맡겨진 일을 감당함에 있어서도 지역발전과 민심과 관청의 틈바구니 속에서 어떤 결단을 요구당할 때도 많았습니다.
비난과 비판, 그 아슬아슬한 감정의 골짜기
이러한 지방자치제도는 왕조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관치행정에 익숙해있던 우리에게 있어서 매우 낯설은 제도임에 틀림없습니다. 풀뿌리 민주주의라 일컬어지며 그 가치가 높이 평가되는 제도이건만 일천한 경험과 우리의 민주 의식이 뒤따르지 못해서 그런지 운영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와 문제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일각에서는 극단적으로 이 지방자치제도의 폐지를 주장하기도 합니다만 제도의 폐지보다는 주민들의 시민의식을 고양시킴으로써 日新又日新하는 자기변혁의 길을 가야만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인식의 전환입니다. 사물을 보는 눈과 여론을 들여다보는 마음의 눈이 열려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가 생각해서 내가 결정한 것이니까 누구도 막을 수 없다는 생각이 있는 한 그는 업무를 수행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내 의견과 다른 의견도 있을 수 있다는 사고의 다양성이 없어진다면 민주주의와 지방자치제도의 정착은 매우 요원한 문제일 것이구요. 여기에 비난과 비판의 차이가 내재되어 있는 것이죠. 즉, 애정이 없이 상대방에게 흠집만 내려는 것이라면 정당한 비판이 아닌 비난에 그치고 맙니다. 그리고는 대화의 단절로 가고, 소통부재로 이어지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기에 여기에서 언론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의회 및 야당의 존재이유가 생기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괴산지역의 상황은 이러한 필요성을 더욱 절감하게 만듭니다. 언론도 없고, 일반 주민들의 여론을 대변해주는 시민단체도 없으며, 그저 그렇게 무기력한 의회만 덩그러니 주저앉아 있으니 그 갑갑한 마음을 달랠 길이 없습니다.
군수는 지금까지의 나의 의견개진을 ‘비난’하는 것으로만 파악했더군요. 애정을 가진 ‘비판’을 비판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에게 더 이상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 그래서 그랬나요. 우리 마을의 여러 주민들과 함께 첨단지방산업단지 문제로 군수실을 찾아가서 대화를 나누는 중에 나를 향해 “당신은 여기 왜 왔어요!!!”라고 얼굴을 붉히며 공개적으로 나를 망신시키던 당신의 속 마음을 알아채는 건 너무나 쉬운 문제였습니다. 나로서도 당신의 그 마음을 그렇게 늦게야 알아차렸으니 분명 어리석었음에 틀림없었습니다.
지혜로운 군수의 길은 먼가?
이제는 이번에 문제가 된 절임배추 배송사고에 대하여 얘기해봅시다. 분명히 말하건대, 저와 우리 절임배추작목반원들은 작금의 배송사고에 대하여 고객 여러분께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 일만 생각하면 여전히 부끄럽고 송구스러울 따름입니다.
문제는 이런 류의 절임배추 배송사고가 해마다 작목반마다 되풀이되는 사고라는 점입니다. 그럴 때마다 그 일을 겪는 사람들은 가슴이 타들어가고 속이 상할대로 상하게 됩니다. 고객들이 떨어져나가고, 악평에 시달리게 되지요. 이번 일에 대해서도 절임배추 고참(?)들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도 수시로 겪는 일이거든요...”
그런데도 군수는 절대로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일어난 양 호들갑을 떨더군요. 너무나 큰 일을 저질러서 괴산군의 트레이드 마크인 절임배추의 명예를 단단히 실추시킨 사례라고 말하고 있더군요.
정말 그럴까요? 도시의 절임배추 고객들이 괴산군청 홈피에 들어와서 ‘괴산군에 바란다’에 실린 글을 일일이 들여다보면서 절임배추의 성가를 판단한답디까? 괴산군 전체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일이요, 우연히 까다로운 고객 한 사람 만나서 홈페이지에 실린 일이건만 이 일을 이런 식으로 확대해서 비난하는 건 분명 군수 당신의 서글픈 속내를 드러내는 일이라고밖에 여겨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우리 제비내 작목반이 나 한 사람만의 소유입니까, 아니면 내가 대표라도 된답니까? 7인의 농가가 모여서 만든 작목반의 총무일을 맡아보는 평범한 농부를 이렇게 거명해서 비난해도 되는 일이었습니까?
만일 내가 군수였다면 이런 식으로 일을 처리하진 않습니다. 사고의 자초지종을 정확히 알아본 후에 그 고객에게 직접 연락하여 사과하고 무마시킨 후에 그 일을 당한 작목반에게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그런 일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조용히 지도할 것입니다. 그런데 임군수 당신이 한 일이라곤 고작 농업기술센터 직원들을 모아놓고 나를 비난한 것이 전부입니다. 이 어찌 괴산군수의 역할이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군수는 자치단체의 공무원들을 당신의 수족으로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물론 인사권이라는 생사여탈권이 있으니 자연 그런 말이 나올 수는 있습니다만 실제로도 그렇게 행동하면 안되지요. 전 공무원들로 하여금 나를 비난하는 글을 써서 다음날 보고하도록 하는 행태는 분명히 형법상의 직권남용죄에 해답합니다. 형법 제123조의 직권남용죄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할 때 적용됩니다. 군수 당신의 그날의 언행이 바로 거기에 해당되지요. 게다가 공개석상에서 나를 비난한 건 당연히 명예훼손죄에 해당되구요.
어리석은 자의 몫, 비난
다산 정약용선생은 목민심서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개탄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백성을 다스리는 자들은 오직 거두어들이는 데만 급급하고 백성을 부양할 바는 알지 못한다. 이 때문에 하민(下民)들은 여위고 곤궁하고 병까지 들어 진구렁 속에 줄을 이어 그득한데도, 그들을 다스리는 자는 바야흐로 고운 옷과 맛있는 음식에 자기만 살찌고 있으니 슬프지 아니한가!”
물론 다산 선생이 사는 시대보다는 목민관의 자세가 나아지긴 했습니다. 그렇더라도 주민들의 마음을 들여다볼 줄 모른 채 막무가내인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치않는 것 같습니다. 유가가 폭등하는 상황에서도 주민들은 경운기나 화물차를 타고 다니건만 군수는 6,500만원짜리 제너시스로 바꿔타고는 폼좋게 다녔습니다. 보은에서는 그런 차를 왜 샀느냐고 주민들이 힐책하자 보은군수가 사과하고 곧장 팔아버렸습니다만 괴산의 임군수는 들은 척도 안했습니다. 누가 그렇게 과도한 권한을 당신에게 줬습니까?
이제, 지난 시절의 IMF 사태보다 더 심각한 경제공황이 닥쳐오리라는 시대입니다. 미네르바의 지혜까지는 요구하지 않겠지만 최소한 어리석게 굴지는 마십시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벌써 임군수 당신은 이번에 너무나 어리석은 일을 저질렀으니까요.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정중하게 사과하는 것이 당신의 몫이요 역할입니다.
2008년 12월 4일
청안 농민 홍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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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답변 |
담당부서 | 농업기술센터 농축산유통과 | 답변일자 | 2008-12-11 13:53:1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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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유재환 | 전화번호 | 043-830-2375 | 이메일 | |
귀하의 글 잘 읽어보았습니다. 괴산군 발전을 위한 조언에 대하여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군정에 대한 많은 관심과 고견 부탁드립니다. 괴산군수 임 각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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