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임배추 배송사고와 괴산군수
절임배추 배송사고의 전말
저는 청안면 조천4리 제비내절임배추작목반의 총무를 맡고 있습니다. 우리 작목반은 2007년도에 12농가의 집합체로 시작되었으며, 지금은 7농가가 함께 하고 있는데, 그 중 70대와 60대 후반의 연세 드신 분이 네 명이나 계신 매우 연로한 그룹입니다. 우리 절임배추작목반의 일을 함에 있어 우리 나름대로의 원칙을 정하고 있는 바, 각자 균등 경작하지만 절임배추는 공동 작업을 하여 균등 분배하고자 하는 것이 그것입니다. 이 말을 듣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웃습니다. 너무나 현실성이 없고, 자기에게 배당되는 몫이 너무 작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물론 저희도 그것을 잘 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 마을에서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여럿이 함께 잘 살아가야 한다는 장희갑 작목반장의 굳은 의지가 한 몫 하고 있기 때문이고, 저 또한 작목반장님의 뜻에 동조하기 때문에 적극 동참하고 있습니다.
귀농인으로서 농사를 지은지 이제 5년을 벗어나는 단계에서 제가 마을의 절임배추 작목반의 총무를 맡게 된 것은 여러 가지 의미를 갖게 됩니다. 그 무엇보다 뜻깊은 것은 귀농자로서 겉돌던 제가 총무일을 맡게 됨으로써 마을 속으로 들어가서 주민들과 함께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비록 능력은 부족하지만 절임배추의 홍보와 고객관리재무관리택배 배송까지의 책임을 감당하게 됨으로써 작목반에 조그만 도움이라도 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2년째 일을 하고 있지만 큰 과오없이 할 수 있었던 것은 모든 작목반원들의 성실함과 적극적인 후원 때문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올해에도 그렇게 일을 하다가 매우 암담한 일을 겪게 되었습니다. 지난 11월 18일과 19일에 몰아친 추위 때문입니다. 그 때에 우리는 우리의 미숙한 상황 판단으로 인해 배추를 보호하는 데 소홀히 하였고, 11월 20일에 밭에서 배추를 따서 절여놓을 때까지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다음 날인 21일 아침에 절임통에서 배추를 꺼내어 씻다가 상품성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았고, 그 즉시부터 다른 밭의 얼지않은 배추를 절여서 그날로 배송하려고 했지만 오후 4시경에야 그것조차 불가능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60명 전 고객에게 차례차례 전화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꾸지람도 듣고 심한 말도 들었지만 우리들의 잘못이기에 아무런 대꾸도 못한 채 용서와 사과를 구했습니다. 다행히 이번 일이 자연재해로 비롯된 일이기에 너그러이 받아들이는 고객들이 많았고, 그래서 다음 다음 날인 일요일에 특송하기로 하는 분과 다음 주로 연기하는 분이 있었고,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취소하고 환불을 요구하는 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 고객에게 전화하는 데에는 너무나 많은 시간을 요구했습니다. 한번씩 다 통화를 했다고 생각하여 대충 정리한 것이 밤 10시경이었습니다.
다음날인 22일에 보니 그것도 착각이었습니다. 제대로 연락하지 않은 분이 한 분 있었던 것입니다. 전화를 했는데도 받지 않았던 것을 끝까지 재통화하지 않고 그냥 놔둔 채였던 것이죠. 그 고객이 전화를 해서야 알았으니 그 책임을 어찌 벗어날 수 있겠습니까? 상황 설명을 하고 용서와 사과를 구했습니다. 고객은 그날 중으로 갖고 오라고 요구하였지만 그 당시 저희로서는 가져다 줄 수 있는 절임배추도 없었고 서울까지 가져갈 수도 없었습니다. 그 외의 가능한 대안들을 고객에게 제시했지만 그 고객은 다른 얘기들은 들으려고 하질 않았습니다. 대신에 배추값과 함께 자신들이 준비한 양념값을 배상하라고 요구하였습니다. 물론 미안하기는 하지만 양념값에 대한 배상 요구가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되어 그것도 거절하였습니다. 대화는 거기까지만 진행된 채 끊겼고, 그날 오후에 그 고객의 글이 괴산군청 홈페이지에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사과 정리 그리고 다짐
우리의 잘못에서 비롯된 일이기 때문에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은 없습니다. 다행히 11월 24일(월요일)에 그 고객의 부인이 우리 작목반장님께 전화를 걸어왔고, 반장님은 저간의 사정을 설명하고 사과와 용서를 구하는 말씀을 하셨기에 그 부인은 예약한 배추값을 환불할 수 있도록 은행계좌를 우리에게 알려줬습니다. 미안한 마음을 담아서 곧장 환불해 드림으로써 이 일은 어느 정도 정리단계로 접어들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저 뿐 아니라 우리 제비내작목반의 모든 반원들이 모든 고객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고, 그날의 실수를 명확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비록 우리가 230박스 분량의 절임배추를 한번에 다 버릴 수 밖에 없는 참담한 상황을 겪었지만 이러한 실수를 다시금 반복하지 않도록 자성하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귀한 교훈을 가슴에 새기면서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우리는 노력할 것입니다.
누구를 위한 군수인가
하지만 작금의 상황에 대하여 임각수 괴산군수는 이상한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군수는 11월 26일 수요일 저녁 6시에 농업기술센터 전 직원들을 불러모은 후에 이번 사고를 거론하면서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을 흐려놓는다는 등 저를 인격적으로 비난하고 모욕하였습니다. 그리고 전 직원으로 하여금 그 고객의 글에다 답변을 달되 고객에게는 사과의 말을 하고 저에게는 철저히 비난의 글을 쓰라는 주문을 하였고, 그 결과를 내일 보고하라고 말하였습니다.
모름지기 목민관은 말 그대로 주민들을 잘 돌봐야 할 책임이 있는 사람입니다. 이번의 이런 사고가 일어났으면 일의 자초지종을 들은 후에 그 판단을 신중하게 해야 할 터인데, 군수는 일방적으로 저와 우리 작목반을 비난만 하고 있고, 이 일을 기화로 저를 궁지로 몰아넣을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안 그래도 능력과 포용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군수의 용렬함을 여기에서 분명하게 경험하게 되었지만 적어도 군의 책임자라면 이렇게 처신하면 안되는 것입니다. 목민관으로서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는데 군수는 너무나 감정표현을 쉽게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일을 어떻게 감당하려고, 정치적인 경쟁자도 아닌 평범한 농민을 이렇게 험하게 다루려 하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그리고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이 군수의 수족입니까? 가당치도 않은 일을 시키고, 보고하라고 몰아붙이는 어리석은 제왕적 행태가 그들의 신뢰를 그만큼 떨어뜨리게 된다는 것을 알지 못한단 말입니까? 자신에게 맞지 않는 커다란 모자를 쓴 것처럼, 군수를 하지 말아야 할 사람이 군정을 맡아서 겪는 난맥상은 어느 때에 가서야 치유될 수 있을지 정말 걱정됩니다.
임각수 군수는 부디 자신이 할 일만 하기 바랍니다. 그 일만 해도 여간 바쁠텐데 남의 어려움에 격려는 못할망정 더 곤란한 처지로 몰아붙이는 일은 이제 그만 하십시오.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을 구별하고, 가야 할 길과 가지 말아야 할 길을 분별하는 것은 지혜로운 자의 몫일진대, 임각수 군수는 지금 어디에 서있습니까? 26일 저녁에 있었던 일에 대하여 군수의 책임있는 해명을 기대합니다.
2008년 11월 26일
청안면 조천리 제비내 절임배추작목반 총무 홍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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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산군청 답변
담당부서 | 농업기술센터 농축산유통과 | 답변일자 | 2008-12-03 19:30:4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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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유재환 | 전화번호 | 043-830-2375 | 이메일 | |
절임배추는 청결고추, 대학찰옥수수, 감자, 한우, 사과 등과 함께 우리 농가의 주요 소득원으로 자리매김한 농특산물입니다. 따라서 군에서는 생산시설, 작업기계, 포장재 등에 대하여 재정적 지원과 대도시 소비자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실시하여 인지도를 높이고 있으며, 이로 인해 괴산절임배추는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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