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hagi87.egloos.com/1221702 에서 퍼오다
2008.12.10
아나키즘과 청소년 해방
마크 실버스타인Marc Silverstein 지음
(조약골 번역)
오늘날의 사회에서 아동은 독특한 방식으로 억압되어 있지만 이들이 겪는 억압에 대해서는 스스로 진보적이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이나 급진적인 사회운동을 하는 사람들일지라도 잘 모르기 일쑤다. 불평등과 강요에 기반해 아동과 성인의 관계가 이뤄진다는 사실은 보통 인종차별이나 성차별 등의 사회적 억압과는 전혀 다른 문제로 받아들여지는데, 그 이유는 아동에 대한 차별이 어떻든 자연스러운 것이 아닌가 하는 인식에서 비롯된다. 아동은 경험이 부족하고 아직 미성년이기 때문에 스스로 결정을 내리거나, 자신의 일을 스스로 처리할 능력이 없다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성인이 아동에 대해 어떤 형태의 권위를 행사하는 것이 정당한 것이라고 믿는다. 개인의 주권과 강요하지 않음, 그리고 자유연합과 상호부조의 원리에 기반하고 있는 아나키즘의 사상은 부모역할론, 교육일반론 그리고 아동육성론 등에서 비권위적 이론을 공식화하는데 중요한 도움을 제공한다. 또한 억압적인 사회를 살아가는 아동들이 해방을 시작하는데 아나키즘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아동이 성장하면서 제일 먼저 경험하는 권위는 부모로부터 나온다. 부모는 아동이 태어난 날로부터 만 18세 또는 19세에 이를 때까지 법적으로 정당화된 보호권을 갖는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권위적이고 위계적인 관점에서 아동과 관계를 맺는다. 부모는 아동을 소유물로 바라보는데, 그래서 아동은 양육되어야 하고, 보호되어야 하며, 적정선을 지켜야 하고, 통제되어야 하며, 규율을 배워야 하고, 선행을 했을 때는 칭찬을 받고 잘못했을 때는 체벌을 받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아나키스트들은 아동에 대한 이런 식의 개념에 반대한다. 왜냐하면 이런 생각은 아동을 부모의 부속물로 바라볼 뿐, 아동 역시 자율적 존재로서 자신의 권리를 갖고 있다는 것을 부정하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아나키스트 미하일 바쿠닌은 다음과 같이 간명하게 정리한다.
“아동은 그 누구의 소유물도 아니다. 아동은 부모의 소유물도 아니며, 심지어 사회에 소속된 사회적 소유물도 아니다. 아동은 그저 자신의 미래에 소속될 뿐이다.”
일부 부모들은 핵가족 하에서의 숨막히는 분위기를 합리화시키기 위해 ‘자식을 과도하게 보호한다’거나 ‘자식을 지나치게 사랑한다’는 식으로 변명을 하기도 한다. 성별화된 질서가 생성되고 강화되는 것이 바로 이런 핵가족 제도다. 권위적인 이데올로기가 다음 세대로 전수되는 것도 바로 이런 핵가족 제도를 통해서다. 핵가족 하에서 성(性)에 대해 금욕적으로 억압한 결과 아동들에게서 신경증적이고 반사회적인 인격적 특성이 생겨나기도 한다. 많은 경우 부모들은 자신이 가진 특정 종교(유대교, 기독교 등)나 정치적 입장(미국에서는 공화당을 지지하는가 또는 민주당을 지지하는가 등)를 자식도 따라야 한다고 강요한다. 유대교 가정에서는 남자아이가 13살이 되면 유대교 성년식인 ‘바 미츠바(Bar Mitzvah)’라는 것을 열어야 한다고 은근히 압박하거나 또는 대놓고 강요하기도 한다. 이는 ‘남자아이가 성인이 된다’는 표시다. 하누카, 크리스마스 등은 아동이 강제로 참여해야 하는 종교적 잔치다. 자신 스스로 종교적, 정치적 신념을 갖도록 하는 기회를 아동은 부여받지 못한다.
아이가 5살 무렵이 되면 학교에 보내지는데, 이곳은 아나키스트 밥 블랙이 정확하게 지적한 것처럼 ‘아동수용소’라고 부를 만하다. 이런 기관에서 아동은 교사에 의해 주의 깊게 감시를 당한다. 교사는 아동이 ‘의심스러운’ 행동을 할 때마다 보고를 해야 한다. 학교의 목적은 아동이 어떤 식으로든 자유로운 생각이나 개인성의 징후를 보일 때마다 은근하게 또는 명시적으로 제재를 가함으로써 그것을 꺾어놓는 것이다. 아동이 ‘제대로’ 행동을 하지 않을 때는 학생주임에게 보낸다거나, 교무실에 가둬놓는다거나, 정학시킨다거나, 퇴학처분을 내린다거나 또는 낮은 성적을 주는 등의 체벌을 가한다. 사립학교 대부분에서 그리고 많은 공립학교에서도 학생들에게 복장과 두발의 규정이 가해진다. 웃옷은 반드시 가지런히 바지에 넣어야 한다거나 허리띠를 반드시 매야 한다는 식의 조항까지 있을 정도다. 문신을 하거나 머리를 염색하거나 귀걸이나 피어싱을 하거나 또는 기타 다른 방식으로 개인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학생들에게는 학생주임이나 또는 교장이 직접 나서서 호통을 치고 이를 금지시킨다.
학생과 교사의 관계는 노동자와 사장의 관계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사장은 회사를 소유하고, ‘행동 규정’을 마련하며, ‘생산적인 근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권위자에게 의문을 품고 반문하는 것은 좋지 않은 것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하며, 학생들의 분노는 학생자치기구나 학교가 인정하는 학생회 등을 통해 조절된다. 이는 거대한 노동조합총연맹(미국의 경우 AFL-CIO 같은 단체)을 통해 노동자들의 분노가 조절되는 것과 유사하다. 학생자치기구가 사소한 개혁을 요구할 수는 있겠지만, 아나키즘이 요구하는 것처럼 학교의 존재 자체에 대해 반문을 제기하고 학교에서 벌어지는 강요와 폭력의 철폐를 요구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학교가 감옥과 얼마나 많은 점에서 닮아 있는가 살펴보는 것도 매우 흥미롭다. 감옥과 학교 모두 다음과 같은 조건들이 적용된다. 권위적인 구조, 복장과 두발 규정, 다른 곳으로 이동할 때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점, 정숙과 질서에 대한 강조, 금지규정을 지키기 위한 단속, 행동에 대한 규제, 문제의 본질적인 해결이 되지 못하는 비본질적인 보상제도, 개인 자율성에 대한 상실, 자유에 대한 억압,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되는 것 등.
이에 다음과 같은 질문이 나온다. 아동이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이와 같은 특정한 종류의 억압에 맞서 싸우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점은 가정과 학교 그리고 작업장--학생들은 패스트푸드 점 같은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최저 임금을 받으며 착취를 경험한다--에서 기존의 질서를 완전히 전복할 수 있는 분위기부터 만들어내는 것이다. 다른 청소년들과 함께 자신이 부모와 성인들로부터 어떤 처우를 받고 있는지, 그것이 부당하지는 않은지 이야기해보자. 계급에 대한 자각은 필수적이다. 아동이나 청소년은 자신이 하나의 독특한 계급으로서 억압을 받는다는 계급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와는 반대로 억압하는 계급은 삶의 조건에 대해 명령을 내린다. 아나키스트들의 국제노동조직인 '세계산업노동자회 IWW(Industrial Workers of the World)'의 규약 서문을 알기 쉽게 바꿔서 말해보면, 억압하는 계급과 억압받는 계급은 공통점이 하나도 없다.
구체적으로 조그만 방식으로 불복종을 실행에 옮길 수 있다. 예를 들면 국기에 대한 맹세를 거부하거나, 학교가 강요하는 종교예배에 참석하지 않는 것, 또는 학교에서 내준 숙제를 할 때, 과제의 주제로 청소년 운동의 역사 또는 엠마 골드만이나, 학교에서 아나키스트 동아리를 만들고 반전 티셔츠를 입고 등교했다는 이유로 정학을 당한 15살 학생 케이티 시에라Katie Sierra 등을 택하는 것도 가능하다. 학생들 앞에서 이런 내용을 발표해보자. 이는 노동자들의 작업거부나 태업과 비슷한 방식의 불복종이다. 학교 바깥에서 다른 이들과 대화하고,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등 스스로를 교육시켜보자. 자신의 생각을 담은 전단지를 만들어 친구들에게 나눠주고 학교에 붙일 수도 있다. 혼자서 또는 친구들과 소책자나 잡지를 만들어 학교에 돌릴 수도 있다. 학생들의 수업거부, 동맹휴학 또는 ‘길거리를 되찾자’ 등의 방식도 적용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 때 본질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지엽적일 수도 있는 문제들 예를 들어 강제적으로 이뤄지는 야간자율학습이나 두발 규제 등을 다룰 수도 있겠지만, 학생들은 이와 같은 문제들을 접하면서 더욱 급진적이 되어 문제의 뿌리에 다가갈 수 있게 된다.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는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예를 들어 내가 사는 지역의 한 아나키스트 동아리는 근처 개훈련장에 붙어 있던 ‘복종을 가르칩니다’ 라는 문구를 떼어내 한 고등학교에 펄럭이도록 붙여놓았다. 이런 행동은 어느 정도는 성공을 거둘 수 있다. 부모들과 학교 당국은 예전에는 별로 저항을 받지 않고도 지나갔던 것들이 이제는 학생들로부터 저항을 일으키게 된다고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예전에는 자신들이 학생을 감시하고 통제했지만 이제는 자신의 그런 권력이 도전을 받으며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 학생은 전처럼 형태가 없는 한 무리의 온순한 양떼가 아니라 계급의식을 갖고 지성을 갖춘 젊은 청소년들로 조직되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이 젊은이들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책임지고 결정을 내릴 준비가 되어 있으며, 자신에게 명령을 내리는 주인을 영원히 없애나갈 것이다.
아나키즘은 청소년 해방에 있어서 많은 것을 제공할 수 있다. 권위주의에 반대하고 강요와 폭력에 반대하는 아나키즘의 기본 원칙은 청소년이 처해 있는 노예와도 같은 속박상태에서 청소년이 자유로워지는데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다. 청소년의 해방에 있어서 아나키즘은 부모의 강요를 제거하는 것만이 진정한 해방이 아니라는 통찰을 제공한다. 즉 청소년의 해방을 가져올 수 있는 대안을 창조해내야 한다는 점이다. 대안을 창조하는 것이야말로 ‘이중권력 전략’의 좋은 예이다. 새로운 사회는 낡은 사회의 껍질을 벗고서 태동할 것이기 때문이다. (조약골 번역)
--------------------------<원문>
<Infoshop News> Saturday, March 23 2002 @ 03:17 AM CST
http://news.infoshop.org/article.php?story=02/03/23/5042049
Anarchism and Youth Liberation
By Marc Silverstein
Children in today’s society are uniquely oppressed, but for the most part their oppression goes un-noticed even by people who consider themselves progressives or radicals. The fact that the relations between children and adults are based on inequality and compulsion is considered a separate issue from oppressions based on race, gender or sexual orientation, because it is considered somehow natural. Children are seen as incapable of making decisions for themselves and running their own affairs, due to their supposed lack of experience and immaturity, and therefore it is considered legitimate for adults to exercise some kind of authority over them. Anarchism, which is based on the principles of individual sovereignty, non-coercion, free association and mutual aid, can play an important role in helping to formulate an anti-authoritarian theory of parenting, education and child-rearing, and to begin the process of liberating children from an oppressive society.
The first kind of authority that children face while growing up is that of their parents. Parents have legal guardianship over their children from the moment they are born until they turn 18. Most parents hold an authoritarian and hierarchical view of their relation to their children. They see their kids as their property, who are to be nurtured, protected, kept in line, restrained, disciplined, rewarded or punished as the parents see fit. Anarchists would oppose this conception of the child, since children are not seen as autonomous individuals in their own right, but mere appendages of their parents. Mikhail Bakunin, the Russian anarchist, put it succintly: “Children do not constitute anyone's property: they are neither the property of the parents nor even of society. They belong only to their own future freedom.”
Some parents use the justification that they are “over-protective” or they “care about their children too much” to excuse the stifling atmosphere of the nuclear family. It is with the nuclear family that gender roles are created and re-inforced, and where authoritarian ideologies are passed down to the next generation. Neurotic and anti-social personality traits are also produced in children as a consequence of the nuclear family’s puritanical suppression of sexuality. Oftentimes, parents will force their children to follow their particular religion, i.e. Judaism, Christianity, etc. or political affiliation, i.e. Republican, Democrat, etc. In the Jewish religion, boys at 13 are usually pressured or outright coerced into having Bar Mitzvahs, which is the sign of “becoming a man”. Hanukkah and Christmas are religious celebrations which children are forced to partake in, and they are not given any opportunity to make up their own mind about their religious or political beliefs.
Around the age of 5, children are shipped off to schools, or “youth concentration camps” as anarchist writer Bob Black accurately called them. In these institutions children are monitored closely by their teachers, who make sure to report any kind of “suspicious” behavior. The purpose of school is to thwart any signs of free-thought or individuality, by forms of subtle or not-so-subtle coercion. If children “misbehave”, they are punished by being sent to the office, detention, suspension, expulsion, or bad grades. In most private middle and high schools, and in a growing number of public schools, there is a dress code that children have to follow. Sometimes they are even forced to tuck in their shirts or wear a belt. Tattoos, dyed hair, piercings and other attempts to create an individual identity are often met with the fierce hostility of principals and administrators.
The relation of the administration to the students is almost exactly like that of a boss to his workers. He owns the institution, he sets the “standards of conduct”, and tries to create a “productive work environment”. It is not considered a good idea to question those in authority, and the anger of the students are channeled into acceptable forms such as student government or the official student union, which are similar to modern AFL-CIO unions in the workplace. Student government may call for minor reforms, but in no way calls into question the very existence of schools, or the possibility of abolishing coercion altogether, which the anarchist critique calls for.
It is also quite interesting how much schools and prisons have in common with each other. In both prisons and schools, the following criteria apply: an authoritarian structure, dress code, pass needed for going from one part of the facility to another, emphasis on silence and order, negative reinforcement, emphasis on behavior, extrinsic reward system, loss of individual autonomy, abdridged freedoms, and little participation in decision making.
This begs the question: what can children do to fight back against the particular forms of oppression they face in their daily lives? The most important thing is to create a subversive atmosphere in the home, school, and workplace (high-school students are often forced to work in shitty, low-paying jobs like McDonalds). Let other young people know how you feel about parental coercion or about how you are treated by adults. Class consciousness is essential. Children need to recognize that they are a uniquely oppressed class vis a vis the oppressing class which dictates the conditions of their existence. To paraphrase the Preamble to the IWW Constitution, the oppressed class and the oppressing class have nothing in common.
Disobedience can be expressed small ways (kind of like sabotage in the workplace) by refusing to pledge allegiance, to participate in prayer (in religious schools), or by choosing to write school essays on, for example, Youth Revolt Throughout History, Emma Goldman, or the case of Katie Sierra (a 15-year old anarchist suspended from school for wearing homemade anti-war shirts and for trying to start up an anarchist club) and deliver them in front of class. Educate yourself outside of school by talking with others, reading, and sharing your ideas and experiences. You can make flyers and distribute them or paste them up around the school. You can start up a zine by yourself or with others, and distribute it at school. High-school general strikes or Reclaim the Streets can also be planned; even if they are over seemingly reformist issues (curfew, uniforms, etc.), they have the possibility of radicalizing more and more students.
There are many creative possibilities; for instance, a group of anarchists close to where I live took a sign from a kennel that said “Obedience Training” and unfurled it over a local high school. To the extent that such things are successful, parents and administrators must feel like they can not get away with stuff that they could get away with before, that they are being closely watched and monitored by the children they formerly oppressed, that they are slowly losing their grip of power and authority over youth, and that youth are no longer an amorphous mass of docile sheep, but class conscious, intelligent, committed, and organized youth, who are prepared to take their lives into their own hands and to abolish all masters once and for all.
Anarchism has a lot to offer youth liberation. Its basic principles of anti-authoritarianism and non-coercion are powerful weapons in the arsenal to free children from their state of slavery and bondage. Anarchism also offers youth liberation the insight that it cannot be content with just abolishing parental coercion, it must also create liberatory alternatives. This is an example of the revolutionary dual power strategy, where the new society is created out of the shell of the old. Contrary to the official view, education does not equal schooling, and kids can create a whole self-organized infrastructure of counter-institutions for learning, growing, and developing themselves – on a basis of full equality and freedom. Genuinely “free skools” can be created, where classes are strictly voluntary, and children can choose to study a particular subject with others, children or adults, who happen to be an authority on the topic. As Colin Ward put it in his book Anarchy in Action, they will be “schools no longer” but popular laboratories of liberation.
'세상 이야기 > 아나키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왜 다시 아나키즘인가? (지행네트워크) (0) | 2009.03.08 |
---|---|
전설의 아나키스트, 단주 유림의 불꽃 인생 /김영천 (0) | 2009.03.08 |
[서평]하승우의 <아나키즘>을 읽고 (0) | 2009.03.08 |
[서평]박홍규의 <아나키즘 이야기>-대적 아나키즘, 비학문성, 비과학성을 탈피하라 (0) | 2009.03.08 |
파금은 아나키스트인가? (0) | 2009.03.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