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 2009-04-15 오전 12:40:01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349852.html
대통령의 ‘단식 투쟁’ 끝내 결실 | |
볼리비아 모랄레스 닷새째 항거 보수 상원 ‘개헌안 통과’ 양보 |
에보 모랄레스(사진) 볼리비아 대통령이 정치적 명운을 건 단식투쟁에서 승리했다. 집권 연장의 길도 함께 열렸다.
볼리비아 의회가 밤샘 격론 끝에 14일 새벽, 오는 12월6일로 예정된 대선 및 총선 실시안을 통과시켰으며, 이에 따라 모랄레스도 단식을 중단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의회에 개헌안 통과를 요구하며 단식 시위에 들어간 지 닷새 만이다.
볼리비아 의회는 지난 1월 국민투표를 통과한 사회주의 개헌안에 따른 대선 및 총선안을 놓고 이날 9시간 동안 격론을 벌인 끝에 표결로 통과시켰다. 앞서 볼리비아 정부와 집권 사회주의운동당(MAS), 보수우파 야권 연합체 대표들은 지난 닷새간의 릴레이 협상 끝에 13일 오후 표결에 전격 합의했다. 애초 의회 표결 시한은 지난 9일이었으나 야당이 우세인 상원에서 법안 통과가 가로막히자 모랄레스 대통령은 14~15일 예정된 미주 볼리바르 대안(ALBA) 정상회의 불참까지 선언하며 단식농성을 벌여 왔다.
이번 볼리비아 개헌안은 5년 임기인 대통령의 연임을 허용하고 있다. 볼리비아 사상 최초의 원주민 출신 대통령인 모랄레스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 2015년 초까지 집권하게 된다. 이미 재선이 유력한 모랄레스는 2014년 말 대선에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백인 부유층 중심의 야권은 모랄레스의 장기집권 의도와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대선과 함께 실시되는 총선에서는 국외 유권자들의 참여 속에 볼리비아 역사상 처음으로 원주민 출신 의원 14명을 선출하며, 지방정부의 자치권 허용 여부도 결정하게 된다. 야당 의원들은 이같은 구상이 원주민에게 의석을 보장함으로써 모랄레스의 정치적 기반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라고 주장하며 법안 통과에 반대해왔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14일 보도했다.
모랄레스의 개헌안은 또 사회적 약자계층인 원주민의 권리 강화를 위해 36개 원주민 공동체에 토지와 일부 재판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또다른 쟁점은 새로운 유권자 등록 방식이다. 기존의 수동 등록시스템을 지문이나 사진, 그 밖의 개인정보 등 생물학적 정보를 이용한 디지털 등록방식으로 대체하도록 한 것이다. 이럴 경우 원주민들의 유권자 등록률과 투표율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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