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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생태환경

‘4대강 살리기’ 14조 들여 9월 착공 (한겨레090427)

by 마리산인1324 2009. 4. 28.

 

<한겨레신문> 2009-04-27 오후 07:45:06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351943.html

 

‘4대강 살리기’ 14조 들여 9월 착공…16곳에 보 설치·준설
환경단체 “갑문만 없는 운하사업”
정부 계획에 수질개선 예산 없어

 

 

정부는 한강·낙동강 등에 물을 가두는 16곳의 보를 설치하고 수질을 2급수로 개선하는 내용의 ‘4대강 살리기’ 사업을 9월에 본격 착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4대강 수질 개선을 명분으로 삼아 대운하 사업을 추진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27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4대강 살리기 합동보고대회’를 열고, 13조9000억원을 투입해 4대강에서 2012년까지 12억5000만t의 용수를 추가로 확보해 가뭄 등에 따른 물부족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4대강 살리기 최종 계획안은 다음달 말에 확정된다.

 

4대강 사업 계획을 보면, 정부는 향후 물부족에 대비해 낙동강 8곳, 한강 3곳 등 4대강에 모두 16곳의 보를 설치하고 중소 규모 댐을 건설할 방침이다. 낙동강에는 높이 10m의 보를 설치해 강 수심을 늘 4~6m로 유지하기로 했다. 경부운하 계획의 낙동강 수심 6m와 비슷하다. 이번 계획에 들어 있지는 않지만 앞으로 낙동강 보에 갑문을 설치하면 부산~상주 간 선박 운항도 가능해진다.

 

정부는 게릴라성 집중호우에 대비해 강 준설, 제방 보강에도 나서기로 했다. 수질 개선도 꾀해 생태복원 등의 방법으로 2012년까지 4대강 본류를 2급수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강별로 보면, 한강 살리기 사업에선 준설과 제방 보강, 생태하천과 자전거길 조성 등이 핵심이다. 낙동강 사업에선 퇴적토 준설(4억2000만㎥)과 노후 제방 보강(313㎞), 홍수 방어와 물 확보를 위한 8개의 보 건설이 눈에 띈다. 영산강·금강에선 뱃길을 복원해 백제 문화유산과 연계한 지역발전을 꾀하기로 했다.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해 환경·시민단체 쪽은 수질 개선이란 명분과 달리 사실상 대운하 사업의 전단계로 규정했다. 대운하 반대 시민단체인 ‘운하백지화 국민행동’은 이날 성명을 내어 “낙동강 강바닥을 6m 깊이로 유지하기 위한 퇴적토 준설, 16개의 보 설치, 댐 건설, 낙동강·영산강 하굿둑 배수문 증설 등은 갑문만 없는 운하사업”이라며 “저항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내놓은 계획에서도 수질 개선은 부차적인 목적임을 엿볼 수 있다. 4대강 살리기 사업 예산에 수질 개선을 위한 사업비가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환경부는 4대강 사업으로 설치될 댐과 보 등의 시설물 위치와 개수 등을 전혀 검토하지 않은 상태에서 수질 개선 목표를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보고대회에서 “국내 일부에서 이 사업을 정치적·이념적으로 해석하려는 의도도 일부 있으나 우리 역사 속에서 어떤 도전에도 반대가 없진 않았다”며 “반대자 의견도, ‘반대를 위한 반대’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4대강 본류와 지류의 발전까지는 향후 10년 이상 걸리는 계획”이라며 “이 문제는 미래 국가의 백년대계와 기후변화라는 인류 공통 과제에 대한 대비도 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허종식 선임기자, 김정수 황준범 기자 jong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