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생태환경
[람사르총회 무엇을 남겼나]⑤보전 실천만 남았다(경남도민일보081111)
by 마리산인1324
2009. 5. 11.
<경남도민일보>
http://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270805
습지 현황 정밀조사 후 국유화 작업부터 |
[람사르총회 무엇을 남겼나]⑤보전 실천만 남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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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차 람사르 협약 당사국 총회가 지난 4일 오후 폐막했다. 사진은 본회의장인 창원컨벤션센터 컨벤션홀에서 이만의 환경부 장관과 아나다 티에가 람사르 협약사무총장 등이 작별의 인사를 나누는 모습. /경남도민일보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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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차 람사르 협약 당사국 총회 개막식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총회를 계기로 경남과 한국이 모범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장담했다.
총회 폐막일인 11월 4일 아나다 티에가 람사르협약 사무총장과 이만의 환경부 장관, 김태호 도지사는 한자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아나다 티에가 사무총장은 람사르 협약의 습지 유형은 40가지에 이르지만 모두가 특별한 가치를 지니고 있어 잘 보호하고 현명하게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만의 장관은 총회 날마다 람사르의 날이었을 만큼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큰 성과를 거둔 총회였다고 자평했다. 특히, 이 장관은 지구 습지 보전을 위한 행동과 실천을 촉구한 창원선언문 채택을 높이 평가했다.
김태호 지사도 우리나라가 환경선진국으로 진입하는데 창원 총회가 밑거름이 됐다며 습지 보전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김 지사는 앞으로 우포늪 주변 198만 ㎡(60만 평)를 습지로 복원하고 동아시아 습지센터와 국가습지센터를 우포늪 인근에 유치해 생태체험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달 22일 경남도는 '경남환경선언'을 선포했다. 람사르 총회 이후를 겨냥한 경남환경선언은 △녹색 성장 환경 기반 구축 △그린에너지 신성장 동력산업 육성 △포스트 람사르 정책 선진화로 환경 경남 브랜드 구축 등이 뼈대다.
이 중에서도 포스트 람사르 정책에는 2014년까지 2000억 원을 투자해 동아시아 람사르 지역센터와 국가습지센터를 설치하는 것을 비롯해 체계적인 습지 관리와 보전을 위한 습지보전 조례 제정, 2011년 유엔 사막화 방지 협약 당사국 총회 유치 등의 계획이 담겼다.
개발행위방지와 함께 국가 차원 체계적 관리 필요
한편, 람사르 총회가 끝나자마자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 주목할 만한 보고서 하나가 나왔다. '낙동강유역의 습지조사 보고서'다. 낙동강유역환경청 직원들이 지역에 있는 것으로 확인된 200여 개 습지의 기초적인 현황을 조사한 것이다.
개별 습지의 생태 현황 등 깊이 있는 조사는 아니라고 하지만 수리환경·유역특성·주변지역 토지이용현황 등을 조사, 수록한 이 보고서에서는 개별 습지의 보전 상태를 상·중·하로 구분했다.
3년에 걸쳐 조사한 결과 200개 습지 중 9개 습지는 매립과 개간 등으로 그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나머지 69개소는 보전상태가 양호한 '상'으로, 74개소는 보통인 '중', 48개소는 보전 상태가 좋지 않은 '하'로 분류됐다.
낙동강 유역 습지가 처한 상황을 대변해주는 대목이다. 정부와 경남도의 습지보전 노력이 말 잔치로만 끝나면 머지않아 '하'로 분류된 48개 습지도 사라질 위험에 처할 것이라는 경고로도 읽힌다.
이런 사정은 지역을 막론하고 전국이 마찬가지다.
람사르 총회 개최나 이런 보고서가 아니더라도 이제 습지의 가치에 대한 국민 인식은 많이 달라졌고 습지를 보전하고 현명하게 활용해야 할 대상이라는 데 대해 이견은 많지 않다.
그럼에도, 습지 파괴는 계속되고 있다. 새만금처럼 대규모 습지는 국가나 지방정부의 필요에 의해, 소규모 습지는 국민 개인과 기업의 필요에 의해 계속해서 파괴되고 있다.
습지 대부분은 사유지다. 근본적으로 습지 파괴를 막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려면 보호구역 지정과 함께 국유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습지가 사유지로 남아있는 이상 정부가 아무리 보전 의지가 있어도 개발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보호구역 지정·주민 인식 바꾸기 동시에 이뤄져야
정부는 람사르 등록습지인 우포늪(8.45㎢)을 국유화하려고 사유지 4.95㎢를 지난 1999년부터 사들이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10년 동안 약 98억 원을 들여 사들인 면적은 1.54㎢로 전체 사유지의 31.2%에 그치고 있다.
매년 확보되는 정부 예산도 많지 않지만 소유주민도 환경청이 제시하는 금액보다 많은 보상액을 요구하고 있어 국유화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한 환경관련 공무원은 "앞으로 제대로 습지를 보전하려면 내륙습지는 환경부가 관장하고 연안습지는 개발부처인 국토부에서 관장하도록 한 법령부터 뜯어고쳐 관리를 체계화하고, 각 습지를 정밀하게 조사해 보전가치가 있는 습지는 국유화하는 것부터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개발욕구가 많은 지방정부와 지역 주민들을 설득하고 습지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