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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선녀 이야기/마리선녀 철학

파레콘 Parecon (마이클 앨버트)

by 마리산인1324 2009. 8. 5.

 

<알라딘>

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5354445

 

 

파레콘 - 자본주의 이후, 인류의 삶

Parecon: Life After Capitalism (London, Verso, 2003)

 

마이클 앨버트 (지은이), 김익희 (옮긴이) | 북로드
 

 

 

 


파레콘은 ‘참여경제(학)’를 일컫는 말로써 공평성, 연대, 다양성, 자율관리, 생태적 균형 등의 기본적 가치들에 기초해 경제정의를 구현하고 제도적 비전을 제시하는 새로운 경제체제 이론이다. 참여경제는 생산수단의 공적 소유, 참여적 경제주체로서 노동자 평의회와 소비자 평의회, 새로운 노동 분담체계와 노력과 희생에 근거한 보상체계, 참여적 계획을 통한 대안적 할당제도 등을 주요 근간으로 삼는다.

소련의 붕괴와 더불어 '현실사회주의'가 몰락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현대 세계에서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견제할 만한 유력한 이념 또는 체제가 무너진 데 따른 실망감과 허탈감을 맛보았다. 참여경제는 이러한 배경 속에서 저자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에 의해 10여 년에 걸쳐 공동 개발되었고, 자본주의의 대안으로써 앞으로도 계속 보완되어 나갈 새로운 경제적 비전이다.

이 책은 세계화, 더 정확하게는 자본주의적 또는 대기업 위주의 세계화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이런 형태의 세계화는 이미 강한 자들을 더 강하게 만들고, 이미 부자인 자들을 더 부자로 만들 뿐이며, 그 바탕은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의 희생일 뿐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구조적, 의도적 모순들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과 아울러 새로운 국제적 규범과 제도를 수립함으로써 세계적 차원의 정의를 구현하자고 주장한다.



우리는 균형적 직군을 추구한다. 이 균형적 직군으로 말미암아 전문성이 종식되거나 전문가들에 대한 필요성이 부인되는 것은 아니다. 대신 파레콘에서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각 개인들-전문가들을 포함하여-은 적당한 숫자의 작업들을 수행할 것이다. 그 작업들 가운데는 더 즐거운 것도 있고 덜 즐거운 것도 있으며, 권한을 더 많이 부여하는 것도 있고 더 적게 부여하는 것도 있을 것이다. 그럼으로써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노동자들이 자신의 직무로부터 부여받는 권한의 정도가 전체적으로 평준화될 것이다.



마이클 앨버트 (Michael Albert) - Znet과 'Z 매거진'의 편집자로 유명한 미국의 반자본주의 운동가이자 저술가. 1960년대에는 '민주 사회를 위한 학생 연합' 회원이었고 베트남 전쟁 반대 운동에 참가했다. 시장경제의 폐지를 주장하면서 대안 사회의 모델로 '참여 경제'를 주장한 저서 <파레콘: 자본주의 이후, 인류의 삶>이 국내에도 출간되어 있다.

김익희 - 한국외국어대학교 노어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등에서 강사를 역임했으며, 2006년 현재는 번역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러시아 사상가들>등이 있다.




참여경제에 관한 마이클 앨버트의 저술은 급진적 재건 프로그램의 내용을 매우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으며, 자유주의 좌파와 대중운동들의 풍부한 이론과 실천 전통에 근거하면서도 여기에 새로운 비판적 분석과 구체적인 아이디어, 실현 방법을 추가하고 있다. 이 책은 각별한 관심과 토론 및 행동의 대상이 될 만하다. - 노엄 촘스키

마이클 앨버트는 급진적인 비판과 과장된 '분석'의 차원을 넘어 바람직한 사회의 모습에 대한 사려 깊은 고찰로 우리를 인도하는 중요한 사상가이다. - 하워드 진

    

Prologue
Part 1 파레콘과 세계화
Part 2 파레콘 및 비전을 제시하는 실제 사례들

1. 가치와 제도

1장 경제란 무엇인가?
Part 1 핵심적 경제 역학과 제도
Part 2 다양한 경제체제
Part 3 계급의 발생과 구분 기준
Part 4 그렇다면, 경제란 무엇인가?

2장 경제를 평가하는 가치
Part 1 공평성
Part 2 자율관리
Part 3 다양성
Part 4 연대
Part 5 효율성

3장 경제제도와 체제의 평가
Part 1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
Part 2 위계적 분업
Part 3 중앙집권적 계획
Part 4 시장
Part 5 자본주의
Part 6 시장사회주의
Part 7 중앙집권적 계획사회주의
Part 8 녹색 생태지역주의
Part 9 새로운 비전

2. 참여경제 비전

4장 생산수단의 공적 소유

5장 경제 주체로서의 평의회
Part 1 노동자 평의회
Part 2 소비자 평의회
Part 3 비례적 결정권을 통한 합의

6장 균형적 직군

7장 노력과 희생에 근거한 보상
Part 1 보상적 정의의 논리

8장 참여적 계획에 의한 할당체계
Part 1 참여적 정보와 커뮤니케이션
Part 2 참여적 계획수립 과정과 주체
Part 3 전형적 계획수립 과정의 실체
Part 4 외부성 문제
Part 5 결론

9장 파레콘의 요약과 변호
Part 1 노동자 평의회와 균형적 직군
Part 2 솝자 평의회와 노고에 대한 보상
Part 3 참여계획
Part 4 결론

10장 파레콘에 대한 평가
Part 1 경제적 보상과 상황의 공평성
Part 2 상호 보완적 연대
Part 3 다양성의 증진
Part 4 참여적 자율관리
Part 5 무계급성

3. 참여경제의 일상생활

11장 노동
Part 1 자본주의 출판사
Part 2 참여경제 출판사: 노스스타트 프레스
Part 3 자본주의 기업의 정책결정
Part 4 노스스타트의 정책결정
Part 5 노스스타트의 효율성
Part 6 직장계획: 개인적 측면

12장 소비
Part 1 집단적 소비
Part 2 개인적 소비
Part 3 소비계획

13장 할당
Part 1 장기계획
Part 2 첫번째 라운드: 데이터의 준비
Part 3 후속 라운드들: 데이터의 수정
Part 4 계획 촉진위원회의 노동
Part 5 질적 정보

4. 파레콘에 대한 비판과 답변

14장 효율성
: 파레콘의 인센틴브들은 동기유발에 적절한가

15장 생산성
: 노동과 여가의 파괴적 교환

16장 창조성과 삶의 질
: 파레콘은 재능을 희생시키고 삶의 질을 공평성에 종속시키는가

17장 실력주의와 혁신
: 탁월한 실력과 진보에 대한 정당한 평가는 이루어지는가
Part 1 실력
Part 2 혁신

18장 사생활과 여가
: 파레콘의 시민들에게는 '나만의 방과 시간'이 존재하는가

19장 개인과 사회
: 파레콘은 개인을 우선시하는가, 공동체를 우선시하는가
: 탁월한 실력과 진보에 대한 정당한 평가는 이루어지는가
Part 1 개인을 우선시한다
Part 2 사회를 우선시한다

20장 참여계획
: 참여계획은 또 다른 이름의 시장인가, 중앙집권적 계획인가
Part 1 또 다른 이름의 시장할당
Part 2 또 다른 이름의 중앙집권적 계획

21장 신축성
: 파레콘은 부분적으로 시장을 수용해야만 하는가

22장 필요에 따른 보상
: 파레콘은 필요를 중시하는가, 경시하는가

23장 양립가능성
: 파레콘은 다른 제도들을 수용할 수 있고, 또한 다른 제도들에 의해 수용될 수 있는가

24장 인간의 본성
: 편견을 가진 사람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25장 자산인가, 부담인가
: 새로운 비전은 또 다른 분파주의를 낳는가

26장 자극과 달성 가능성
: 파레콘은 실현될 수 없는 유토피아일 뿐인가
Part 1 자극
Part 2 달성 가능성

역자 후기
파레콘 용어 해설
간략한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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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레콘 - 대안의 참여경제?

Michael Albert가 쓴 『파레콘 - 자본주의 이후, 인류의 삶』(북로드, 2003)이라는 책의 원제는 『Parecon : Life After Capitalism』(London, Verso, 2003)이다.

 

파레콘은 participatory economics로부터 뽑은 신조어로 ‘참여경제’를 뜻한다. 

 

시장중심의 자본주의도 아니고, 중앙집권적 계획중심의 사회주의도 아닌 그러면서도 인류 모두가 수긍하고 행복해질 수 있는 대안의 경제체제를 제시한다고 하니 참으로 기대되는 책이었다. 물론 나는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이 책이 그런 문제에 대해 정답은 아니더라도 해답의 실마리라도 제공해 준다면 그 얼마나 눈물나게 고마운 일일 텐가. 그러나 책을 읽기 전에 나는 이 책이 만족할만한 답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편견을 갖고 읽기 시작했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책값은 전혀 아깝지 않은데, 이 책을 붙잡고 있는 동안의 시간이 무척이나 아까웠다. 내용이 재미없고 정독할만한 매력을 주지 못하여 몇 달째 듬성듬성 읽었다. 

 

『파레콘』에서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등의 기존의 정치경제체제를 잘 비판한다. 그 문제점과 해악성을 조목조목 구석구석 잘 지적한다. 그러나 그것의 대안으로 파레콘이 추구하는 사회에 대한 설명 부분으로 들어가면 같은 내용을 반복하고 설득력이 떨어진다. 물론 미래의 이야기기 때문에 추상적일 수밖에 없겠다. 아직은 체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파레콘을 주장하는 이들은 경제를 평가하는 가치로서 ‘공평성, 자율관리, 다양성, 연대, 효율성’ 등을 꼽는다. 그리고 이 책의 각 장을 시작하는 부분에는 참으로 많은 착한 사상가들의 좋은 제안과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들이 인용되어 있다. 조금 잡다할 정도로. 

 

대부분의 서평은 독자로 하여금 소개하는 그 책을 읽게 하기 위해 쓰일 것이다. 종이를 낭비한 책에 대해서는 서평으로 논할 가치도 없고 언급하지 않는 게 덜 읽히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책장사를 위해 책을 만드는 곳과 연계된 책소개 기자는 양심과 상관없이 모든 책의 장점만을 이야기할 것이다. 사실 그들이 책을 제대로 읽는지도 의문이다. 마치 인터넷 음반매장 모든 음반의 소개말에서 ‘명반’이니 반드시 ‘소장해야할 필청음반’이니 라고 하듯이 말이다. 그러나 나는 반드시 읽어야할 책과 더불어 기대에 못 미치는 책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그 느낌을 전달하는 게 먼저 읽은 사람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내가 대안사회에 대해서 관심이 많기 때문에 『파레콘』이라는 500여 쪽의 책을 한번 읽은 것이지, 숙독하거나 연구할만한 내용이 담긴 책은 아니다.  

 

『파레콘』이라는 책의 가장 큰 약점은 처세술을 다루는 흔한 책들처럼 학적인 분석이 아니라 단순한 예로 복잡한 사회 전체와 경제 문제를 너무 쉽게 정리한다. 자본주의가 나쁘고 불공평하다는 대중의 상식에 잘 부응하지만 그것은 비판의 본령에 다다르지 못하는 시사평론가들의 잡담 수준을 넘지 못한다. 마치 잡다한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 깊이 있는 시대정신과 날카로운 비판의식을 갖지 못하고 근본적인 질문에 횡설수설하는 것과 같다. 이 책이 경제와 사회가 무엇인지에 대한 입문서로서는 적당할까. 자본주의, 시장사회주의, 중앙집권적 계획사회주의 그리고 녹색생태지역주의 등 기존의 이론과 사회형태에 대한 전반적인 개론서로서는 사용될만할까. 그러려면 반복되는 지루한 주장을 줄이고 파레콘을 제시하는 이들의 오만 혹은 안일함에 혁신이 필요할 것이다. 그럴 수 있다면 책을 이렇게 쓰진 않았을 것이다. 

 

아래는 『파레콘』에서 뽑은 인용노트다. 다른 사상가들의 인용이 너무 많다는 것도 정작 파레콘의 떨어지는 설득력을 유명한 사상가들의 말을 빌려 상쇄해보려는 잔꾀로 느껴진다. 

 

자본주의적 세계화에 맞서 연대를 추구하는 운동가들은 연대의 승리는 고사하고 연대의 명줄만이라도 보존하기 위해 각고의 투쟁을 전개하지 않을 수 없다. - 14쪽 

 

자본주의적 세계화는 서구의 정치가와 기업가들에게 유리하도록 나머지 사람들의 영향력을 줄이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하고 삼고 있다. - 15쪽 

 

할당에 대한 기존의 방안들은 옛 소련에서 이용되었던 중앙집권적 계획과 모든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이용되는 경쟁시장이다. - 28쪽 

 

개인의 물적 자원이 산출에 기여한 만큼 보상한다는 규범은, 우리의 생산적 소유물이 기여한 몫을 반드시 가져가야 한다는 생각에 근거를 두고 있다. - 55쪽 / 이 규범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록펠러의 손자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록펠러의 손자는 고도로 숙련되고 생산성이 높으며 열심히 일하는 영세민 딸보다 1,000배나 더 많이 스튜를 먹어야 한다. - 56쪽
=> 먹이자. 그렇게 생각한다면 화폐로 보상해주는 게 아니라 생산된 스튜를 그 자리에서 천 그릇 먹이자. 혹은 원하는 만큼을 물어보고 그 이후로도 그 만큼만 주자. 세 그릇? 남겨서도 안 되고 나머지를 축적할 수도 없다. 
 

 

“자본주의는 성공작이 아니다. 그것은 현명하지도 아름답지도 공정하지도 않으며, 고결하지도 않다. 그것은 우리의 기대에 어긋난다. 요컨대 우리는 그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이제는 경멸까지 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을 무엇으로 대체하는 것이 좋을까를 생각해볼 때 우리는 몹시 당혹스러워 한다.” (John Maynard Keynes) - 78쪽 

 

‘시장’은 경쟁적 매매행위를 통한 할당을 의미한다. … 시장은 …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각자 비싸게 팔고 싸게 사려는 판매자들과 구매자들로 얽혀 있는 할당체계 전체를 일컫는 말이다. - 98쪽 

 

미국의 노벨상 수상자 벨러미(Edward Bellamy, 1850∼1898)의 견해를 들어보자.
“우리의 생각으로는 사고파는 행위는 모든 측면에서 본질적으로 반사회적이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을 희생시켜서 자기 이익을 도모하는 방법을 배우는 일종의 교육과 같은 것으로서, 시민들이 그러한 교육을 받는 사회는 문명의 가장 낮은 단계를 모면할 수 없을 것이다.”
- 132쪽
 

 

가장 덜 억압적인 형태의 자본주의는 사회민주주의라고 일컫는 개량된 자본주의체제이다. - 135쪽

 

참여경제 또는 줄여서 ‘파레콘’의 핵심적인 제도적, 조직적 구성요소들은 다음과 같다.
· 사적 소유가 아닌 사회적 소유
· 위계적인 직장 조직이 아닌 일련의 노동자 · 소비자 평의회와 균형적 직군
· 재산과 권력 또는 산출에 대한 보상이 아닌 노력과 희생에 대한 보상
· 시장이나 중앙집권적 계획이 아닌 참여적 계획
· 계급지배가 아닌 참여적 자율관리?
- 145쪽
 

 

알렉산더 대왕에게 사로잡힌 해적의 입에서 적절하고도 진실한 대답이 나왔다. 바다의 적대적인 소유물들을 억류한다는 것이 무슨 뜻이냐고 왕이 묻자, 그는 대단히 자신감 넘치는 말로 응답했다. “그러면 온 세상을 정복한다는 당신의 말은 무슨 뜻인가? 나는 그 일을 조그만 배로 하기 때문에 도둑이라 불리고, 당신은 그것을 큰 함대로 하기 때문에 황제라 불리는 것이다.”(성 아우구스티누스) - 150쪽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은 자신의 책 『자본주의와 자유 : Capitalism and Freedom』(1962)에서, 재능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소득격차는 용인하고 재산소유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소득격차는 비난하는 사람들의 위선을 이렇게 지적한 바 있다. “재산을 상속받은 개인이 얻는 높은 이익보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특별한 목소리를 부모로부터 상속받은 개인이 얻는 높은 이익이 더 큰 윤리적 정당성을 갖고 있는 것인가?” - 252쪽 

 

2004년 2월 20일

오창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