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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사회

[지역을 살리는 인터뷰] 유초하 충북대교수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090828)

by 마리산인1324 2009. 8. 31.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http://www.ccdmcb.org/news/articleView.html?idxno=642

 

 

"서민들의 한나라당 지지는 착각이다"
[지역을 살리는 인터뷰- 유초하 충북대교수]" 자기 위안에서 외치는 지못미"
2009년 08월 28일 (금) 15:39:54 이수희 cbmedia@hanmail.net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지 2년, 용산참사와 언론악법 추진 등 참으로 많은 일들이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다. 반 이명박, MB악법 철폐를 외치며 달려왔던 지난 시간들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민주주의의 위기를 말하고 있다. 지금 이시점에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 과연 우리는 잘 싸워내고 있는 것일까. 아니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가를 말인다. 

앞으로 충북민언련에서는 민주주의 위기, 언론악법, 용산 참사 등 우리 사회 현안에 직면해 있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 다시 ‘질문’을 던질 것이다. 대한민국 사회 전체의 문제로 바라보는 시각을 넘어서, 우리 지역에서는 어떤 입장으로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해, 지역시민의 입장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고자 한다.  

첫번째 인터뷰를 위해 지난 21일 충북대 철학과 유초하 교수를 만났다. 유초하 교수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노무현 현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를 분석하는 작업과 앞으로 3년반 동안 어떤 준비를 해나가야 하는 지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두 전직 대통령의 죽음에서부터 서민들의 한나라당 지지 문제, 그리고 시민운동 세력들이 어떻게 해나가야하는지에 대해 폭 넓게 이야기를 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 유초하 충북대 철학과 교수  
 



-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로 많은 국민들이 슬퍼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는 나이가 86세이다. 사실 살 만큼은 살았다. 그러나 할 일이 더 있는데 지금 시점이 아쉽긴 하다. 지금 정부나 대기업이 노골적인 횡포를 부리고 있는데, 그 횡포를 막는 일을 하는 중요한 모퉁이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너무 슬퍼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다. 사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때 시민반응은 다르다. 노무현 전 대통령 때처럼 격정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자기 위안에서 외치는 '지못미'

 -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엉터리 수사, 혐의사실을 언론에 보도한 것 등 명백한 왜곡이 이루어졌다. 이건 실질적 살인이다. 직접적 살인이다. 객관적 사실만으로 보더라도 직접적 살인이다. 3년 정도 지나면 밝혀지지 않겠는가. 검찰이 혐의사실을 언론에 계속 흘리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서는 앞으로 민주주의와 평화 , 문명의 건설 등 많은 일을 하겠다고 생각했는데, 도덕적으로 자격이 없는 사람인 것처럼 색칠되면서 근거가 없어져버린 셈이 되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통령일 때도 자기 패거리가 별로 없었다. 자기 근거가 없어지니까 개인 노무현만이 아니라..노무현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던 진보집단들도 자신 때문에 더 좁아진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자존심에 상처 나고 분노, 치욕감이 커서, 객관적으로 몸부림쳐봤자 계속 더러워질 테니 민주세력이 앞으로의 정치 국면에서 계속 더 불리해질 것으로 본 거 같다. 이런 면에서 자살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노무현 현상은 좀 특이했다. 가장 두드러진 게 ‘지못미’ 현상 즉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였다. 그런데 이건 착각이다. 천만명에 육박하는 일반시민들이 무슨 힘이 있어 대통령을 지키겠는가. 이건 시민들의 감정이 그렇다는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언도 한 몫 했다. 5백만 추모 인파 가운데 50만이라도 촛불 들고 나와서 검찰을, 이명박을 비판하는 행동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그러나 김대중 말은 온당하지 않다. 50만 아니 5백만이 나와도 이명박 대통령은 그 짓을 계속 했을 것이다.

사람들이 자꾸 '지못미'를 외친 것은 자기 위안에서 말한 것이다. 미래는 답답하고, 뭘해야 할지 모르는 갑갑함에서 말이다. 자신을 정당화시키기 위해서, 할 수도 있었는데 소극적으로 방관한 것이 아닌가, 나서지 못한 것이 아닌가에 대한 미안함에서 지못미를 외친 것이다. 그리고 ‘이명박을 당선 시킨 대중 가운데에 나도 하나다’라는 미안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여기에서 눈물과 슬픔은 그 자체로는 의미가 없다. 이명박과 이명박의 분자인 금력과 권력에 대한 분노가 동반되어야 한다. 그 분노가 분노로만 그치면 안된다. 차분한 논의가 필요하다. 나는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 내가 한마디 한다고 사람들이 달라지지 않겠지만, 앞으로도 수많은 논란이 있을 것으로 본다. 중요한 것은 눈물 속에 담긴 분노를 한숨으로 날려 보내지 않으려면, 힘을 모으는 쪽으로 가야한다는 것이 또렷하게 남아있다는 것이다. 

 - 김대중 대통령은 나쁜 신문은 보지 말고, 나쁜 정당은 찍지 말고, 인터넷에 글을 쓰고 표현하라고 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조중동을 보고, 한나라당을 찍는다, 사람들은 왜 그러는 걸까.
김대중 전 대통령이 최근에 일을 많이 했다. 민주시민입장에서는 칭송해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내는 과정과 그 이후에 발언들이 소개되었는데, 사실 .그 이전부터 이명박 정부 행태에 대해 소규모 모임이나 개인인터뷰, 일기장에서 이명박 이렇게 하면 안된다는 얘기를 많이 해온 것으로 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 시장경제, 남북관계 위기를 말했는데, 압축하면 행동하는 양심이 되어달라는 것이다. 이 말은 옳은데, 이건 김대중 식 표현이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을 이야기 했다. 두 사람이 세대도 다르고 사회문제를 보는 수준이 다르다. 사실 같은 이야기이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

나쁜 정당 찍지말고, 인터넷에 글쓰고, 선거때 투표하라는고 했는데. 그것도 행동이지만, 그걸로 세상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 그 원칙만 가지고 세상을 바꿀 수는 없다. 물론 그것조차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서민층이 주로 한나라당 지지, 조중동 악홍보와 맞아떨어져

 

-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는 어떻게 봐야 하는가.
지난번 대선에서 이명박이 받은 득표가 투표권자 전체 30.5%, 노무현은 35%를 차지했다. 작년 총선에서 한나라당 득표는 18% 정도 밖에 안된다. 4년 전 열린우리당이 여당이 되었을 때 20%정도. 노무현이 더 많이 받았다. 그런데 선전을 통해 잘못 알려져 있는 게 있다. 한나라당이 많은 지지를 받았다는 건 옳은 이야기가 아니다. 국민전체의 1/5이 안되는 거다. 노무현은 1/3을 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지 행태가 달랐다.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실제로 찍었고, 노무현 지지자들은 찍을 수도 있었는데 산으로 갔다. 그 차이가 있다. 결국은 한나라당이 강했다. 찍은 결과로는 한나라당이 다수지만 여기에도 그런데 여기에도 착각이 들어있다.

한나라당을 주로 찍는 집단에는 60대 이상 노년층이거나, 경상도이거나, 친일, 친미 집단 친 외세 굴종 세력집단, 그리고 여기에 더 중요한 것은 서민들이 있다. 가령 수입으로 따지면 가구당 수입이 월 2백만원 안팎인 집단에서 노무현을 찍은 집단보다 이명박을 찍은 집단이 더 많았다.  이건 매우 중요하다.

노년은 흘러갈 것이고, 경상도도 앞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친일친미집단도 사실상 얼마 되지 않는다. 문제는 서민집단이다. 이들이 한나라당을 찍는 건 착각이다. 노인과 서민이 합쳐지면 강력한 한나라당이 되는데. 확신에 차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허상이다. 진실에 바탕 한 것이, 객관적 사실에 바탕 한 게 아니니까 그렇다. 명백한 사실에 반하는 착각을, 믿음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착각 믿음에 일치하는 게 바로 조중동이다. 조중동의 악 홍보에 서민,노년 표가 합쳐져 한나라당 다수를 이루는 것으로 본다

-서민들이 착각하고 있다는 이 부분과 한나라당의 언론장악 의도가 맞닿아있는 것이 아닌가. 한나라당은 언론장악을 통해 영구집권을 노리는 것인가.
조중동과 한나라당은 어느 놈이 어느 놈을 이끈다고 말하기가 어렵다. 사실 조중동이 무대뽀로 나가기 때문에 한나라당이 끌려가는 꼴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거론할 가치가 없지만 졸개에 불과하지 지도자가 아니다. 사람들이 이것도 착각하고 있다. 이명박이 이끌어서 조중동이나 재벌이 따라오는 것이 아니고, 이명박이 졸개가 되기 위해서 아양 떨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졸개에 불과하다. 대장 될 자신도 없고 실제로도 능력이나 머리도 없고 졸개에 불과하다.

대한민국이 전반적으로 병들어있는데, 대표적으로. 이명박 대통령 , 재벌, 언론, 권력기관 (국회, 법원), 뉴라이트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이 다 병리 현상 정도가 다르다. 이명박 대통령, 뉴라이트, 언론의 병이 특히 더 심하다.

미디어법 강행처리되었는데 확정됐다고 말할 수 없다. 명백한 위법이다. 통과된 게 아니다. 그런데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밀어붙이고 있다. 이게 바로 이명박식이다. 용산참사나, 미디어법은 이명박이 직접 지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국민 이야기 듣지 않는 이명박 대통령은 명백한 독재자"

 

 - 이명박 대통령은 독재자인가?
명백한 독재자이다. 두 가지 이유에서 그렇다. 첫째 국민 다수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 정밀한 분석, 과학적 자료도 듣지 않는다. 둘째, 헌법과 법률을 일상적으로 위배한다. 대통령이 법을 안 지키면 누가 법 지키겠는가. 여론에 대해서 세심하게 알아보고, 반영하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그런 노력이 없다. 이점에서 명백히 독재자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5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게 될 수도 있는데. 촛불에 의한 정권 퇴진이 아니라 범여권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퇴진시킬 가능성도 있다.

- 이명박 정부에 도대체 우리는 뭘 기대해야 하는 것일까? 용산 참사에 대해서 사과도 안하고 있다?
사과를 하라는 건 의미가 있지만, 만일 사과하면 어떡할거냐 . 잘못을 의미하니까 책임자 처벌을 해라? 용산참사를 지시한 책임자의 맨 위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있다. 운동권에서는 경찰청장, 행안부 장관의 처벌을 원하는데 , 만일 그렇게 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진상을 밝혀라 하는 것도 옳은 게 아니다. 진상은 밝혀져 있다. 불타죽은 건 확실한 진상이다. 책임자를 문책하라 다 잘못된 것이다.

 

   
  ▲ 유교수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도덕적 불감증이라는 정신적 병리와 함께 잘못된 생각을 신념으로 굳게 믿고 있어 문제라고 비판했다.  
 

"실제론 나라를 거덜나게 하면서도 잘살게 하고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는 이 대통령"

 

- 그렇다면 뭘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사과하라, 국정기조 변화해라 그러는데. 이명박 대통령은 인격이 고장 난 사람이다. 정신적인 불감증, 사실상 사이코 패스다. 남의 불행에 대해서 느낌을 가질 수 없는 정서적 불감증을 갖고 있다. 심리적 병리를 앓고 있는 사람인데, 대통령으로 뽑아 놨으니 어쩔 것인가.

이명박 대통령은 도덕적 불감증이라는 작은 흠을 갖고 있는데 대한민국 1% 부를 가진 사람들을 위해서 모든 기술적인 머리를 아주 잘 쓰고 있는 사람인 셈이다. 그래서 빈자리가 생기기만 하면 측근들로 계속 자리를 채우고 있다. 한국의 돈과 권력, 지위는 빈자리만 생기면 자기 측근으로 채워 넣어 다 말아먹고 있는 셈이다. 모든 이권은 다 차지한다. 너무 이기적이다.

그걸 행하는 본인의 의식은 ‘이것이 한국을 잘살게 하는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있다. 실제론 나라를 거덜 내고 있는데, 국가를 위해서 잘하고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알고 그러면 사기꾼인데, 이명박 대통령은 신념을 갖고 있다. 옳다고 믿는다. 사실 이건 어쩔 수 없다. 3년 반을 기다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려면, 미친 짓을 막아야 하는데 국정기조변화 이런 식의 주장을 해서는 안된다. 


 

" 이명박을 뽑은 국민대중이 잘못한 것" " 그러나 대중은 건강하고, 옳다"
 

-  우리는 어떻게 남은 3년 반을 견뎌내야 하는 걸까.
사실 이명박 대통령이 잘 못한 게 아니라 원천적으로는 국민대중이 잘못한 것이다.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뽑은 30.5%의 투표자들에 일차적 책임이 있다. 여전히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지지율보다 높다. 착각이 유효한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 4대강이 경제 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착각을 내용을 신념으로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나머지 70%가 진짜 대중. 반이명박일 것이다. 그런데 이들은 치밀하지도, 부지런하지도, 성실하지도 않다. 신세대들이 이명박 대통령이 싫다고 촛불에 나섰다고 해서 이명박 대통령 퇴출에 주인공이 되지는 않는다. 이들은 대안을 따로 가지지 않은 사람들이다. 참여의지도 없다. 그냥 흩어져 있는 거다.

 - 시민운동권에서는 촛불을 다시 모아야 한다고 말하는데.
모을 수는 있지만, 모아지는, 모여지는 힘은 아니다.
크게 보면, 원천적으로 보면 대중은 건강하다. 촛불로 보면, 자발적으로 모여들고 대규모로 커질 수도 있다. 누가 시켜서 것도 아니고, 가령, 미국산 쇠고기 반대한다는 식으로. 또렷한 이슈가 나오면 행동도 이어진다. 그러나 이들은 직접 이슈를 만들거나 대안을 갖고 있지 않고, 스스로 권력이 될 의지도 없다.

큰 이슈에 대해서는 건강한 방향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역사의 주체, 주도세력이라고 말한다. 대중은 기본적으로 건강하고 옳다. 필요하다면 행동도 한다. 제대로 행동하려면, 또렷하게 문제 설정, 방향설정이 이루어져야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지성집단이 필요하다. 운동권이 끌어서 동력으로 만들지는 못한다. 일부 운동권에서 촛불이 평화롭다고, 경찰을 두드려 잡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더 잘못된 것이다. 촛불은 그 자체로 촛불이지 횃불이나 몽둥이가 되지는 않는다.

운동권이 대중과 함께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목표를 크고 단순하게 잡아야 한다. 지금은 이명박 퇴진으로 갈 수는 없다. 가령 서민경제를 살려라 라든지 하는 또렷한 키워드로 힘을 모아야 한다.

역사가 바뀌려면, 작은 움직임과 거대한 흐름의 분출이 단순하게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그 움직임을 운동권이 해야 하는 것이다. 다수 국민이 볼 때 분열하는 양상을 보여서는 안된다. 투쟁의 목표치를 공통성이 큰 것으로, 최상위 것이 아니라 적절한 것을 정해야한다.


 

" 한나라당 재집권을 막는게 최선"  " 사람은 누구나 나눌 수 있는 것이 있다"


 

 -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
우선 한나라당이 재집권하지 않도록 하는 게 최대한이고, 최소한이다. 이걸 제대로 하지 못하면 운동권 존재가치 없다. 여기에 대해서 합의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가령 반한나라 연합전선이라는 이름으로 스스로 작게 만들 필요 없다. 이런 식으로는 안된다. 고민 결단이 필요하다. 그리고 공통적으로 결의해야 할 것은 “ 내가 해야 한다”를 벗어나야 한다. 활동을 전업적으로 하는 활동가에게는 후원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많이 필요한 게 아니다. 내가 이런 사람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면 안된다. 스스로가 전업적 투쟁가로 나서면 안된다. 운동의 한 주체로 참여할 때 수십 명이 되면 헤드쿼터 형성하려고 한다, 그건 안된다. 힘을 이루려는 작은 토막이 되어야 하지 거창하게 자리하려 해서는 안된다.

사람은 최소한 밥벌어먹을 기본적인 조건은 갖추어야 한다. 자신의 삶에서 책임을 지지 않는 사람은 사람이 아니다. 생각해야 할 첫 번째가 내 밥은 뭘로 먹고 살까이다. 꼭 취직하라는 이야기가 아니고, 내식구가 먹을 밥은 내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 원조가 아니라 내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 의식주를 책임지지 않는 사람은 사람이 아니다. 사람으로 사는 것, 성인으로 사는 것, 다시 말하면 사회적 생산의 한 주체로 참여하는 것이 가장 일차적인 책임이다. 그걸 하지 않고 이명박을 때려잡자는 건 헛소리에 불과하다. 전업적 운동가를 자처하지 말라, 그리고 헉헉거리다 피곤하다고 자버리는 것보다 긴장이 필요하다.

사람에게는 누구나가 나눠줄 것이 있다. 그걸 자신에게서 찾아라, 시간을 내고, 안을 내고, 몸을 내서 현장에 가고, 그렇게 해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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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유초하 교수를 만났는가
인터뷰 후기
2009년 08월 28일 (금) 17:14:11 이수희 cbmedia@hanmail.net

용산참사, 쌍용차 사태, 언론악법 추진 등 참으로 끔찍한 ‘일’들이 계속해서 물밀듯이 밀려오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부터 지금까지 많은 시민운동단체들이 반 이명박 운동, MB악법 철폐 운동에 그야말로 매진하고 있다. 그러나 상황은 쉽질 않다. 여전히 MB악법과 정부가 추진하려는 일들은 착착 진행되고 있으며,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도 최근 40%를 회복하는 등 서민행보가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분석도 쏟아지고 있다.

최근에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김대중 대통령 서거까지 국민들을 충격에 빠지게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위기가 심각하다고 했다. 그리고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고도 했다. 많은 국민들은 눈물을 흘리며 두 전직 대통령의 죽음을 슬퍼했고, 김 전 대통령 서거 이후에는 민주세력 대연합에 대한 논의도 시작되고 있다. 사실 이런 거창한 논의들이 정확하게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히 확인할 수 있는 건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뭔가 상식에 맞지 않는 일들이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답답했다. 대체 사람들은 혼란스럽기까지 한 지금 이 시대를 어떻게 살아내고 있는 것일까 궁금해졌다. 신자유주의 위기와 민주주의 위기에 대한 거대한 담론들을 언론에서도 미미하게나마 다루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연속해서 벌어지고 있는 민주주의가 후퇴되고 있는 현실에 저항하고 있다.

잠시 우리 지역으로 눈을 돌린다. 용산 참사나 언론악법 문제 등이 우리 지역사회 일이 아니라고 치부하고 살기에는 너무나 무감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 아니 우리가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보다 공적인 자리를 통해서 우리 사회 문제에 대해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도 생겨났다. 그래서 고민했다.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고민들을 풀어나갈까. 우리 사회 문제를 지역에서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또 우리 지역 주민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지에 대한 수많은 궁금증을 풀어보고자 하는 욕심이 생겼다. 용산참사, 4대강 살리기, 언론악법, 비정규직 노동자, 교육정책이나 세금정책 등에 대해서 우리 지역에서 어떤 구상들을 갖고 있는지, 시민들이 갖는 관심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고 싶다.

소통을 위한 첫 인터뷰를 위해 지난 21일 유초하 충북대 철학과 교수를 만났다. 유초하 교수를 첫 번째로 인터뷰 한 이유는 철학과 교수인 그에게, 범 좌파에 속하는 운동권에 있는 유초하 교수에게 민주주의가 정말 위기라고 생각하는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묻고 싶었기 때문이다.

인터뷰를 준비하던 중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들었다. 그래서 인터뷰는 자연스럽게 두 전직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했다. 유초하 교수는 노무현 서거 이후 '지못미' 현상과 서민들이 왜 한나라당을 지지하는지에 대해서, 그리고 시민운동 세력들이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지 등에 대해 폭넓게 이야기를 했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유초하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이 남은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할 수도 있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 시민들에 의한 정권 퇴진이 아니라 범여권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퇴진시키게 할 수도 있다고 했다. 흥미진진한 이야기였지만 자세히 묻지 못했다.

유초하 교수는 언론에 하는 인터뷰가 아니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인터뷰 인만큼 발언의 수위를 조정하는 듯 했지만, 거침없이 자유롭게 이야기 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유 교수는 차라리 강연을 조직해서 좀 더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이로부터 더 많은 이야기를 끌어내지 못한 것은 전적으로 인터뷰어의 책임이 될 것이다. 앞으로 인터뷰가 잘 진행될 수 있을지 자신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안하는 것보다는 백배 낫다는 생각에 용기를 낸다. 우리 지역사회에서 많은 이야기와 논의들이 진전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