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부르그 보봉지구의 파시브하우스 주택은 헬리오트랖으로 올라가는 길 어귀에
같은 모양으로 늘어서 있는 데, 아마도 한 회사에서 지어서 그런가 보았다.
독일도 파시브하우스를 시공할 수 있는 엔지니어는 많지않다고 한다.
그래서인 지, 하노버의크론스 베르그에서도 한 분의 엔지니어(에른스트 레이어)가
여러 동의 파시브하우스를 짓고 있었다.
내가 방문한 곳은 가운데, 노랑색 집이다.
사생활에 관해 대단히 민감한 이곳 사람들의 정서를 고려하여 첫 번째 방문에는 사진을 찍지않았다.
폴란드 태생의 젊은 부부가 두 살된 사내아이를 키우며 행복하게 사는 이 집의 시가는
우리 돈으로 9~10억 정도의 고가이지만, 안주인의 표현에 의하면,
" Liviing quality(생활의 질적 수준)"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다음날 찾아가면서 화원에서 자그맣게 꽃이 핀 풍란화분을 사들고 갔더니,
사방으로 전화하여 사우스 코리아에서 온 아자씨가 꽃선물을가져왔다고 자랑하였다.
그 틈에 촬영을 허락받았는 데, 일일이 문도 열어주고,
파시브하우스와 태양광의 장단점을 진솔하게 가르쳐주었다.
일반 견학시간에는 알 수 없는 여러가지를 적나라하게, 그리고
유익한 경험적인 지식을 들려주어서 정말 고마와하지않을 수 없었다.
계단의 구조가 콤팩트하면서도 굉장히 실용적이어서 인상깊었다.
이 집은 목조로, 사용된 내장재는 글루램이었다.
지붕 천정에는 단열재의 훼손을 고려하여 전등 배관을 하지않았고,
벽부등을 달아 간접조명을 택하였다.
목재나 합판(OSB)의 사용도 군더더기 없는 방법이어서 인상적이었다.
우리나라 일부에서는 태양광을 설치하면서 그 드러나는 모습이
보기 싫다고 별도의 구조물을 만들어 놓은 것을 볼수 있는 데,
이곳은 태양전지판 자체을 이용하여 처마와 지붕을 만들었다.
점심을 대접받으면서 우리나라를 궁금히 여기길래 주방에서 눈에 띄는
L ㅈ 제품이 우리나라 회사가 만든것이라고 하니 눈을 크게 뜬다.
참고로 유럽에서는 우리나라 보다 우리나라 회사를 먼저아는 경우가 많다.
비교적 젊은 맞벌이 부부인 그들은 파시브하우스의 구입에
대단히 만족하고 있었고, 그것은 독일 전역을 기차로 여행하면서 만난
많은 소시민들과의 대화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에너지 절약이나 이산하탄소 배출감소를 거론하기 전에
반드시 '생활의 질적 고양'을 먼저 들고 설명을 해주어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파시브하우스의 새로운 지평에 감동을 느낄 수 있게 해준 여러 현지인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특히 우리 아버지를 생각나게 하신,
먼 길을 몸소 안내해 주신 지역의 할아버지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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