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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선녀 이야기/마리선녀 사색

옥수수 판매에 대하여

by 마리산인1324 2010. 3. 15.

2009. 7. 17

 

옥수수 판매에 대하여

 

- 마리선녀

 

벌써 옥수수를 팔 때가 됐다.
장맛비가 계속 되긴 해도 옥수수는 잘도 익어간다.
며칠 전부터 시식을 해 보니 여전히 맛은 있다.
비가 많이 온 터라 작년보다 당도가 약간 떨어지는 듯 하지만,
대학찰옥수수의 깔끔하고 담백한 맛은 여전하다.
밥을 대신하여 이삼일을 먹으면서 한 쪽 켠으로 걱정이 앞선다.
 
어떻게 팔까.
 
작년에는 산본으로 가져가 시장에서 팔았는데,
올 해도 그렇게 하겠다고 맘을 먹었지만 조금 쉬운 방법을 생각하려 하나보다.
맘은 다른 생각으로 달려가고 있다.
친구들에게 전화기를 들다가도 괜실히 부담을 주는 것 같아 다시 놓는다.
아이들이 산본에 있을 때에는 이런저런 이유도 있었는데,
또 이유가 의도적이나마 핑계를 만들어 힘이 되었는데,
막상 모두 떠나고 없으니 그저 옥수수를 팔러가는 상인의 마음만 있다.
 
산사모에 회원가입을 하고, 판매글을 올릴 자격을 따기 위해 열심히 댓글도 썼다.
다행이 자격은 주어졌고, 작년처럼 산사모 회원들께 옥수수를 소개하리라 생각도 했다.
그런데 막상 모든 것이 갖춰졌는데, 마음이 무겁다.
옥수수를 팔기위한 수단으로 의도적 접근을 하는 것 같은,
얄팍한 상술은 아닌지 자꾸만 마음이 캥긴다.
 
다시 마음을 다 잡아 본다.
우리 옥수수에 대한 정직한 확신을 가져야겠다고.
무농약으로 생산하고, 아침에 따서 오후에 직접 소비자께 전달하고,
값도 산지 가격보다 저렴하게 팔고,
직접 2시간 이상 차를 타고 소비자를 찾아가는.....
이 정도면 생산자로서 최소한의 성의있는 자세가 아닐까.
 
자, 이제 다시 정리해보자.
좋은 먹거리를, 저렴하게, 소비자께 직접,
생산자도 좋고 소비자도 좋은,
그래, 우리의 판매는 정직한 노동의 대가이다.
 
장맛비가 여전한 주말에
먼저 스스로에게 격려하며 자신감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