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부안독립신문> 2008년10월24일 14:27:01

http://www.ibuan.com/webbs/view.php?board=news&id=5513

 

 

 

부안군 농산물, 어떻게 유통되나
<기획취재> 지역 농산물 유통의 해법을 찾다 1
정봉연, 황형준 기자 

이번 호부터 지역신문 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아 부안의 농산물 유통에 관한 기획취재 기사를 연재합니다. 농협, 도매시장, 직거래, 밭떼기 등 기존의 유통 구조가 촘촘히 얽혀 자리잡고 있는 상황에서 부안농산물의 합리적인 유통 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부안군 농산물 생산과 유통 현황, 타 지자체의 유통 실험 사례들, 그리고 외국 선전지의 사례를 살펴보고 부안군의 농산물 유통 당자사들의 중지도 모아볼 계획입니다. <편집자 주>

1. 부안군 농산물, 어떻게 유통되나
2. 국내의 농산물 유통 실험들 ①
3. 국내의 농산물 유통 실험들 ②
4. 일본 농산물 유통, 무엇을 참고할 것인가
-일본 치바현: 토미사토 농협 등
-일본 이바라키현: 이나시키 농협 등
5. 부안이 직접 말하는 농산물 유통과 대안
-좌담회: 생산자(농민), 유통인, 행정가, 전문가
6. 새로운 농산물 유통 모델을 그려보다


지난 6월 17일 저온창고로 들어가기 위해 양파가 대기 중인 새만금유통영농조합법인.

지난 9월 9일 부안읍 서부터미널 앞에 장날을 맞아 농민들이 내놓은 고추.

벼 유통량에 있어 전국 최대 규모로 알려진 동진협동RPC.

그간 정부는 끊임없이 다양한 농산물유통개혁 대책을 수립해 왔다. 하지만 아직 생산자와 소비자를 모두 만족시키는 해답을 내놓지는 못한 상황이다. 농수산물유통공사가 발표한 ‘2007년도 주요 농산물 유통실태 조사 결과 분석’에 의하면 소비자는 1천3백원에 대파를 구입한 반면 생산농가에게 돌아간 돈은 225원에 불과했다. 대표적인 42개 농축산물의 다양한 유통경로를 추적해 가격 형성 과정을 분석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이윤을 포함한 유통비용이 소비자가격의 55.9%나 차지했다. 그만큼 ‘유통 거품’이 크다는 의미다.

정부는 2000년 이후 산지유통전문조직(APC) 유통활성화, 공동마케팅조직 육성, 원예브랜드 사업, 거점APC 지원 등을 통해 산지유통정책과 더불어 소비지 유통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 거점APC 중 일부는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엄청한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농협, 영농조합법인 등을 산지유통조직으로 육성하는 정책 또한 규모가 영세해 실질적인 산지유통조직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후에는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구상인 ‘시군 유통회사’ 설립사업을 추진해 유통 합리화의 대안을 마련하고자 시도하고 있다. 민관의 종합적인 지원체계를 구축해 지역 생산 농수산물의 30% 이상을 취급할 수 있도록 규모화한다는 취지다.


전국의 많은 지자체에서 농림수산식품부의 시군 유통회사 설립 운영 지원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부안군에서도 사업절차에 따라 현재 군 유통회사 설립타당성 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유통구조 개선에 대한 대규모의 실험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현재 관내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어떻게 유통되고 있는지 정확한 점검이 우선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바탕으로 농가소득을 보장하는 유통체계의 확립이 절실하다. 하지만 군은 아직 농산물 생산 및 유통 전체에 대해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쌀, 보리, 밀, 얼마나 생산돼 어떻게 유통되나

부안군에서 2007년도에 발표한 통계연보에 따르면 2006년에 부안관내의 농가수는 7,637호, 농가인구는 19,663명이고, 총경지면적은 49,335헥타르에 이른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2006년도 부안 인구 63,243명의 30% 정도가 농업과 관련되어 있는 셈이다. 부안의 가장 대표적인 농산물인 벼는 2007년도 기준으로 7천여 농가에서 10만910톤을 생산했다. 이중에 9%가 공공비축미로 매입되었으며, RPC(35%), 농협(25%), 정미소(15%), 자가소비 및 판매(13%)의 경로로 유통되었다. RPC중에선 동진RPC가 전국 수위를 달리며 상당한 물량을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산 보리는 1,693농가에서 1만1천톤을 생산했다. 이 중에 52%가 정부계약재배 물량이고, 나머지는 자율재배와 시범포재배 물량이다. 자율재배물량 5천여톤 중에 66%는 가공업자를 통해 유통됐는데 제일농산, 전주미곡상회, 계화실업이 각각 40킬로 단위로 8만 가마, 3만 가마, 2만 가마를 사들였고, 15%는 부안중앙농협 등에서 수매했다. 나머지는 종자용 및 자가소비로 농가에서 흡수했다. 가공업자나 농협의 보리수매가는 정부수매가에 비해서 5~6천원 정도가 낮다. 밀은 올해 79헥타르에 360톤이 생산됐다. 이 중 하서미래영농조합법인에서 생산하는 130톤의 유기농 우리밀은 직거래로 생협과 초록마을로, 상서, 보안 등지에서 생산되는 나머지 230톤은 (주)우리밀과 한국우리밀농협으로 나갔다.


과일은 줄포 수박이 가장 많아
밭떼기 상당수, 나머진 농협으로


수박 재배엔 2008년 기준으로 총 188헥타르에 122농가가 참여하고 있는데 이 중 156헥타르 정도가 여름에 출하하는 노지 수박이고 나머지는 한달여 일찍 출하하는 하우스 수박이다. 보안, 주산을 제하면 줄포가 압도적으로 많다. 농협 등의 자료로 계산해봤을 때, 그 해 생산량이 총 4천5백톤 가량되는데 상당수는 포전매매로 수집상들에게 넘기고 8백톤 정도는 남부안농협이 유통을 책임지고 있다. 대표 작물인 수박 외 사과, 배 등 기타 과실은 그 생산량이 미미한 편이다. 2007년 기준, 전체 307헥타르에서 596농가가 감(94농가로 가장 많다), 복숭아, 배, 사과, 포도 등을 재배한다. 군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그해 총 생산량은 5,255톤이다. 이들 중 절반은 부안에서 소비되고 나머지는 전주, 군산 등지로 가 경매에 부쳐진다.


무, 배추, 양파, 대파 생산량 많아
양파는 ‘새만금유통’이 절반 이상 소화


올해 제주도산 가을감자 파동으로 상당한 소득을 올렸던 감자의 경우 동진, 계화, 백산에 몰려있는데 올해 총 138농가가 1,282동의 하우스에서 재배해 농협으로 계약 출하하거나 가락시장, 광주도매시장 등으로 나갔다. 그 외 노지 채소로는 2007년 기준으로 무가 가장 많고(366헥타르, 1,800여농가), 그 다음이 배추(172헥타르, 2,150여농가), 고추, 대파, 양파, 마늘 순이다. 고추는 면적(532헥타르)과 농가수(4,184)에서 최대 규모지만 생산량으로는 양파가 압도적으로 많고 그 다음이 대파다.

양파와 대파는 다른 품종이 다가구 소량생산하는 것과 달리 소가구 대규모 영농을 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두 작물 모두 농협을 통해 계약재배를 하거나 수집상, 도매상 등과 직거래를 한다. 작년에 양파는 997농가가 170헥타르의 면적에서 8천8백톤을 생산했다. 중앙농협, 남부안농협 등을 통해 계약재배되는 것과 중간 수집상 등을 통해 나가는 것을 제하면 대부분은 APC(산지유통센터)인 새만금유통영농조합법인을 통해 출하된 것으로 보인다. 새만금유통영농조합법인에서는 3백 농가와의 계약재배를 통해 5천톤을 수매했다고 밝혀 부안 전체 물량 중 56%를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만금유통에서 수매한 양파의 50%정도는 가락농수산물시장으로 출하했으며, 나머지는 식자재납품업체, 식품공장 등으로 판매됐다. 한편 새만금유통에서는 양배추도 농가와의 계약재배로 5만평에 5천톤정도를 수매하기도 했다.


서부터미널 앞, 또 하나의 유통 거점

들깨, 팥, 콩, 고추 등 다수의 농가에서 소량 생산되는 품목은 대부분이 부안읍 서부터미널 근처의 전주미곡상회, 제일농산을 통해 유통된다. 장날에 한 되, 두 되가 모이지만 전체적인 규모는 만만치 않다. 한창 철에는 전주미곡상회에서만 하루에 약 2천근 정도의 건고추가 수집되기도 한다. 이곳을 통해 모인 농산물은 또 다른 도매상을 통해 전국으로 팔려나간다.


유통회사 설립 검토는 현황파악부터 시작해야

현재 부안관내에서는 새만금유통영농조합, 남부안농협, 부안중앙농협이 APC로 지원을 받고 있다. 취재 중에 만난 한 농민은 행정이 주도하는 유통회사 설립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안정적인 농산물 유통이 가능하려면 먼저 “고른 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이 우선이며, 이는 생산자의 자발성에 기초해야 하는”데 행정이 주도하는 유통회사에서는 이런 효과를 만들어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관내 농협을 통해 출하되는 농산물의 비율이 낮은 것도 부안농민을 어렵게 하는 요인 중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유통회사 설립을 준비하는 군에서는 계획의 가장 근본이 되어야 할 기초자료조차 취합하지 못한 상태이다. 위의 결과도 농민, 유통업자, 완전하게 드러내지 않는 농협 자료, 그리고 제각각 흩어진 채 관리가 되지 않는 군 자료 등을 취합한 결과다. 따라서 일부의 오차도 예상된다. 군 유통회사 설립 여부를 떠나서 현재 부안에서 어떤 작물이 얼마나 생산되고 어떻게 유통되고 있는지를 꼼꼼하게 조사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다.


정봉연, 황형준 기자

부안독립신문 2008년 10월 24일자(200호).
2008년10월24일 14:27:01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