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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이야기/농업정책

<기획>지역 농산물 유통의 해법을 찾다-부안 농산물유통회사 용역 중간보고

by 마리산인1324 2010. 3. 28.

<부안독립신문> 2008년12월06일 0:58:35

http://www.ibuan.com/webbs/view.php?board=news&id=5717

 

 

 

“농업회사법인 부안주식회사 설립, 쉽지 않다”
<기획취재> 지역 농산물 유통의 해법을 찾다
[군 농산물 유통회사 용역 중간보고회]
정봉연 기자 

이명박 정부는 출범하면서 규모화, 전문화된 유통회사의 설립과 운영을 지원하는 방침을 정하고「시군 유통회사 지원사업」을 발표했다. 지난 10월 22일까지 접수한 「2009년도 시군 유통회사 지원사업」에는 16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에서는 고창군과 무주군이 신청했다. 정부에서는 이중에 10개소를 선발할 예정이고, 대상자는 12월 중순에 선정 발표할 예정이다. 부안군에서는 2010년 지원사업에 응모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농산물 생산기반분석, 유통경로를 조사, 각 부문별 의견 수렴을 종합해 유통회사 설립의 적정성을 판단하기 위한 용역을 지난 9월 19일에 발주했다. 한국경제경영연구원에서 두 달여의 기간 동안 연구를 수행했고, 지난달 28일 부안예술회관 소회의실에서 군유통회사 설립을 위한 타당성 검토 용역 중간 보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농민, 농협, 유통조직, 군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부안군 유통회사 추진 실무위원 26명 중에 16명이 참석했다. 중간보고회에서 열린 연구기관의 보고와 참석자들의 의견을 정리해 싣는다. <편집자 주>

1. 부안군 농산물, 어떻게 유통되나
2. 국내의 농산물 유통 실험들 ①
3. 국내의 농산물 유통 실험들 ②
4. 일본 농산물 유통, 무엇을 참고할 것인가
- 미라이농협 농산물직판장 쇼이가고
- 와고엔 농사조합법인
5. 부안이 직접 말하는 농산물 유통과 대안
-농업회사법인 부안주식회사 설립, 타당성 검토

6. 새로운 농산물 유통 모델을 그려보다


참석자 : 김병식(변산면), 김상곤(농민회 대표), 김선곤(전 도의원), 김수성(부안산림조합 상무), 노은우(주산농협 전무), 백귀종(부안수협 상무), 송용희(농협중앙회 부안군지부 차장), 신안근(부안유통 대표), 신택수(변산농협 전무), 신희식(친환경농업과장), 이영식(농업인단체연합회장), 이종민(새만금유통 대표), 이종충(군 개발지원과장), 임장섭(부안유통새영농조합법인), 전창재(부안농업경영인연합회장), 황희철(부안중앙농협 상무) 이상 부안군 유통회사 추진 실무협의회 위원 가나다순

군유통회사 설립을 위한 타당성 용역 중간보고회에는 농민, 농협, 유통업체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참석했다. 연구를 수행한 황창연 원장은 “새로운 유통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군유통회사의 설립이 필요하다”고 용역의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참가자들은 연구기관에서 군유통회사 설립의 당위성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현재 부안관내의 농산물 생산과 유통 현황에 대한 정확한 자료를 최종 보고서에 담아낼 것을 요구했다. 참가자 중 다수는 기존 조직과의 갈등, 준비 미흡 등을 이유로 군유통회사에 설립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군유통회사 설립에 원론적으로 찬성하는 참가자들도 정확한 현실 파악과 철저한 사전 계획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간보고회의 지적사항들을 보완한 최종보고회는 12월 17일에 열릴 계획이다.

이영식 (농업인단체연합회장)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한 검토 필요”


부안군은 다른 지역에 비해서 생산자단체 뿐만 아니라 농협, RPC, APC, 조직화된 영농법인이 꽤 발전되어 있다. 성공한 사례를 갖고 있는 농협도 있고, 고유 브랜드를 갖고 있는 영농법인도 있다. 황 원장님은 기존의 유통조직과 신설될 유통회사가 윈-윈할 수 있다고 강조했는데 그 방향은 제시하지 않았다.


또한 고창 뿐만 아니라 다른 시군유통회사의 성공사례, 실패사례를 다양하게 들려주기를 바란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설립된 거점산지유통센터 ‘장수 S-APC’도 상당한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막연하게 군유통회사가 필요하다는 당위성만을 언급할 것이 아니라 타 지역의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한 판단과 예시가 필요하다.

임장섭 (부안유통새영농조합법인)
“생산 여건과 유통경로의 파악이 우선”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여러 국회의원들이 시군유통회사 설립 지원을 중복사업이라고 지적했다. 황 원장님께서는 부안군이 시군 유통회사 지원사업에 신청을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하는데 현재 부안군의 농산물 생산액이 2천1백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그 중에 1천6백억원 이상이 미곡류로 나머지 농산물은 미미한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안군이 사업을 신청한다면 농식품부나 유통공사가 타당성을 인정할지 의문이다. 고창군의 사례가 언급되고 있는데 고창에서는 이미 몇 해 전에 백억원 규모의 유통회사를 설립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농협중앙회에서도 사업단장을 파견하기도 했지만 현재의 운영상태가 그리 좋지 않다고 들었다.

부안군의 상황을 보기 위해서는 현재의 생산여건과 유통경로를 파악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그 부분이 누락되어 있다. 정확한 사전조사도 없이 군유통회사를 세우고, 그것이 애물단지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좀더 전문적이고 구체적인 타당성 조사가 필요하다.


이종민 (새만금유통)
“기존 유통조직과의 갈등은 어떻게?”

구체적으로 두 가지를 묻고 싶다. 미곡, 양파, 맥류, 고추, 오디 등 부안군의 주요농산물이 있는데 이들 중에서 어떤 품목을 규모화시키는 것이 좋은가. 그 품목에서 군유통회사는 어떤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가. 둘째, 보고서에 적어놓은 민관의 자본금 투자적정비율(농어업인 45%, 군 40%, 농협 5%, 그 외 10%)이 너무 막연해 보인다. 군유통회사가 만들어지면 각 농협의 경제사업팀과 많은 갈등이 표출될 것으로 생각된다. 어떤 방식으로 적정하게 규모화하면서 부안군의 대표브랜드를 만들 수 있을 것인가. 갈등 요소와 해결책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김선곤 (전 도의원)
“우리 스스로 해법 찾아내야”


면접조사를 하신 것을 보면 62%가 반대를 하고 있다. 농협에서 반대를 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대안제시가 부족한 것 같다. 왜 반대를 하는지에 대한 분석이 없다.

농협을 통한 계통출하를 하려면 농협은 반드시 참여를 해야 한다. 농협이 불참하거나 배제된다면 이 사업의 실익성은 매우 낮다. 왜 농협이 반대를 하고 참여를 꺼리는지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 농협과 지자체의 협력은 필수적이다. 농협이 참여하지 않으면 성공률은 극히 낮다.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는 유통회사 설립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반대하는 의견을 설득할 해결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군수님께 제안을 드리고 싶다. 타당성 용역을 발주했더라도 최종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할 사람들은 결국 이 자리에 참석하신 분들이다. 용역은 그 나름대로 진행하고, 여기에 모인 분들이 원탁회의를 구성해서 합리적인 모델을 만들어 가는 것이 가장 좋을 듯 싶다.

김상곤 (농민회 대표)
“정확한 기초자료 파악이 우선”

보고서에서 언급한 부안의 상황이 유통회사설립의 타당성을 판단하기 위한 자료로는 부족하다. 언급됐다시피 부안에서는 쌀과 보리 등이 주요 농산물이다. 그런데 보고서를 보면 주요 농산물의 유통현황에 대한 자료는 없고 군에서 제공한 총괄적인 자료만 언급되고 있다.


군유통회사는 지역활성화와 농민을 위해 설립되는 것인데, 현재 농민의 입장에서는 기대보다 걱정의 마음이 크다. 농민들이 출자를 해도 그것은 지역사회에서 인맥에 의한 출자이지 소득보전에 대한 믿음과 확신을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군에서 일정 금액을 출자해도 군유통회사의 경영안정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전문교육과정을 수료한 CEO가 유통회사의 대표로 와도 농민이나 농협으로부터 쉽게 신뢰를 받지는 못할 것이다. 부안군 농업의 활력을 모색하려면 이런 지점들이 중요하다.

또한 농협에서 수십년 간의 경험을 통해 구축해온 유통체계들을 잘 살려나가는 방안도 필요하다. 유통회사 설립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의 부안 상태를 실질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군유통회사 설립의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한 용역이라면 그런 자료들이 제시돼야 한다.


노은우 (주산농협 전무)
“유통회사 운영방안도 포함돼야”

크게 두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다. 부안군은 유통회사를 운영하는 다른 시군에 비해 전략품목이 없다. 보고서에 열 다섯 개 정도의 품목이 나열되어 있는데, 쌀을 제외하면 품목별로 생산액 면에서 별로 큰 차이가 없다. 벼를 제외하면 특별한 농특산물이 없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 다들 우려하시는 것 같다.

둘째 유통회사는 당연히 성공을 전제로 설립하는 것이다. 하지만 유통회사를 설립했다고 해서 당연히 성공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오히려 현재까지의 성공률은 매우 낮은 것으로 알고 있다. 유통회사를 설립의 당위성을 주장하기 보다는 설립 뒤의 운영방안에 대한 연구가 이뤄진다면 좀더 심도있는 논의가 가능할 것이다.


김호수 (부안군수)
“모두 힘을 합쳐 대책을 모색하자 ”

기존의 유통회사나 거대한 유통업체를 시군 단위에서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대부분의 농산물이 RPC, APC, 농협 등의 조직을 통해 유통되지만 그 외의 경로로 유통되는 농산물도 상당하다. 그 틈새 농산물을 어떻게 유통되는지가 중요한 부분이다.

이익을 창출하는 곳이 회사이겠지만 군에서 하는 투자한 유통회사는 수익을 내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 유통회사는 지속적인 운영이 가능한 정도의 이익만 남기고, 그 외의 이익은 농민들에게 돌아가는 것이 마땅하다.

관심있는 분들과 자주 모임을 갖고 현재 수행중인 용역과 박자를 맞추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 조합이나 유통경영자, 농민들이 모두 힘을 합쳐 백지에 그림을 그리는 마음으로 부안농민들이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앞으로 그런 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정리·사진 = 정봉연 기자

부안독립신문 2008년 12월 5일자(206호).
2008년12월06일 0:58:35